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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정부 출범을 앞두고 서울시교육청(교육감 공정택)과 경기도교육청(교육감 김진춘)이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며 '영어몰입교육' 강행의사를 밝혀 파문이 일고 있다.

 

일부 교원단체와 학부모단체는 교육청의 이 같은 행보에 대해 4일, '새 정부에 줄 서기하려는 영어사대주의 발상'이라면서 반발하고 나섰다.

 

'정권사대주의인가, 영어사대주의인가'

 

앞서 대통령직 인수위원회는 지난 1월 28일 영어몰입교육에 대한 반대여론이 들끓자, "영어몰입교육을 정부정책으로 추진하지 않겠다'고 공식 포기 의사를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정작 초중등교육을 책임진 교육청이 잇달아 영어로 다른 과목 수업도 진행하는 몰입교육을 강행할 방침을 밝힘에 따라 학교 현장에서 혼란이 예상된다.

 

공정택 서울시교육감은 지난 1월 28일 <조선일보>와의 서면 인터뷰에서 '영어몰입교육 도입 계획'을 묻는 물음에 다음처럼 밝혔다.

 

"올해부터 초등학교 11개, 중학교 11개교 등 22개교에 우선 적용하고 이후 점차 확대한다."

 

이어 그는 "수학 과목부터 (영어몰입교육을) 시작하려고 한다"고 과목까지 지정하면서 "초등학교와 중학교 영어시간을 지금보다 2배 이상 늘리도록 하겠다"고 일부 인수위원의 초기 구상과 거의 같은 방안을 내놨다.

 

실제로 공 교육감이 회장을 맡고 있는 시·도교육감협의회도 지난 1월 25일 회의를 열고 '영어몰입교육의 전국 시행'을 결정한 바 있다. 현재 서울시교육청은 영어몰입교육 시범학교 사업을 올해부터 본격 진행하기로 함에 따라 학교 선정 등 준비 작업에 착수한 상태다.

 

<연합뉴스> 2월 1일 보도에 따르면 경기도교육청도 "외국어로 진행하는 수업을 중고등학교에서 초등학교로, 과목도 외국어에서 일반 교과목으로 점차 확대해 나가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최악 교육환경 속 영어몰입교육은 세금낭비"

 

이에 대해 전교조 경기지부는 4일 성명에서 "교육청이 폐지된 인수위의 영어몰입교육정책을 일방적으로 확대시키려고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김영후 전교조 경기지부 정책실장은 "학급당 학생수가 42명에 달하는 등 전국 최악의 교육환경을 갖고 있는 경기도교육청이 오히려 교육의 질을 떨어뜨리는 영어몰입교육을 하겠다는 것은 영어 사대주의 발상"이라면서 "정치 선전만 요란하고 국민의 세금을 낭비한 채 실패할 것이 뻔한 영어정책추진을 당장 그만두라"고 요구했다.

 

박범이 참교육학부모회 서울지부장도 "영어몰입교육을 정권이 바뀌자마자 타당성 검토도 없이 서울시교육감이 시행하겠다고 밝히고 나선 것은 졸속 행정의 표본"이라면서 "교육정책을 교육감 개인의 줄서기로 이용하는 부끄럽기 한없는 일이라고 본다"고 비판했다.

 

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인터넷<교육희망>(news.eduhope.net)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공정택#영어몰입교육#서울시교육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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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에서 교육기사를 쓰고 있습니다. '살아움직이며실천하는진짜기자'가 꿈입니다. 제보는 bulgom@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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