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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독자 여러분, 올해엔 유채꽃만큼 많은 복을 받으세요.
독자 여러분, 올해엔 유채꽃만큼 많은 복을 받으세요. ⓒ 서종규

끝없이 펼쳐진 유채꽃이 길 양옆에 펼쳐져 있었어요. 우리나라 제주도에서 보았던 노란 유채꽃이 인도 전역에 피어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거예요. 가도 가도 산이 하나도 없는 들판인데, 노랗게 핀 유채꽃 물결은 인도 여행 내내 가는 길마다 펼쳐져 있어서 우리들의 피로를 말끔히 씻어 내기에 충분했답니다.

여행을 즐기며 사진을 좋아하는 김종원 선생님은 노랗게 펼쳐진 유채꽃 물결을 보면서 새로운 단어를 하나 만들어 내었다고 자랑합니다. “바다에는 수평선이 있고, 땅에는 지평선이 있듯이 이곳에는 화평선이 있어요. 이 ‘화평선’이라는 말은 내가 만들어 낸 말이니 다른 사람들은 사용하지 말기 바랍니다. 사용하시려면 허가 맡고 사용하세요”라고 말입니다.

그렇습니다. 가는 길마다 글자 그대로 ‘화평선’을 이루고 있습니다. 노란 꽃들이 끝없이 뻗어 가서 하늘과 맞닿습니다. 간혹 집도 몇 채 보이기도 하고, 나무들이 서 있기도 하지만 노란 물결은 그대로 뻗어서 하늘을 간지럽게 합니다.

 봄의 화신, 유채꽃
봄의 화신, 유채꽃 ⓒ 서종규

 인도에는 끝없이 펼쳐진 유채꽃이 길 양옆에 펼쳐져 있었어요.
인도에는 끝없이 펼쳐진 유채꽃이 길 양옆에 펼쳐져 있었어요. ⓒ 서종규

1월 9일(수) 밤 인도에 도착하여 26일(토) 밤 인도 떠나는 기간 동안 많은 길을 달렸습니다. 대부분은 버스로 다녔지만 한 번은 비행기를 타고, 또 세 번은 기차를 타고 이동하였습니다. 그만큼 인도의 땅은 넓고 인구도 많습니다.

버스를 타고 이동하는 거리는 보통 300km에서 500km가 넘습니다. 그리고 더 먼 거리는 기차와 비행기를 이용했답니다. 그러니 한 곳의 유적지를 보려면 한 도시를 방문해야 하는데, 이동하는 시간이 보통 하루씩을 잡아먹습니다.

델리에서 라자스탄까지, 라자스탄에서 자이살메르까지, 자이살메르에서 조드푸르까지, 조드푸르에서 자이푸르까지, 자이푸르에서 아그라까지, 아그라에서 오르차, 오르차에서 카주라호, 카주라호에서 잔시로 가서 기차를 타고 바라나시에 도착, 바라나시에서 비행기를 타고 델리로, 델리에서 기차를 타고 암리차르, 암리차르에서 다시 기차를 타고 델리까지 수없는 길을 다녔습니다.

이동하는 거리가 길다 보니 보통 하루를 꼬박 버스로 달려가야 다음 목적지까지 도달하게 됩니다. 기차라면 침대칸이라도 있어서 누워 가기도 하겠지만 장시간 버스를 탄다는 것은 여간 고역이 아닙니다. 버스라고 해도 오래된 차여서 우리나라 관광버스와는 비교도 되지 않을 만큼 덜컥거림이 심합니다.

버스 기사 경보음에도 아랑곳하지 않는 낙타 달구지

또 길은 어떻구요. 인도의 길은 대부분 포장이 되어 있습니다. 하지만 2차선 포장이 되어 있는 곳은 훌륭하구요. 어떤 길은 1차선만 포장이 되어 있는 길도 있답니다. 그래서 비켜야 할 차를 만나면 서로 비포장도로로 내려가지 않으려고 눈치를 보거든요. 아찔한 순간까지 다가가서 어느 한 차가 비포장으로 내려서는 것입니다. 완전히 염소 외나무다리 싸움과 같은 경우지요.

길을 가다보면 포장도로 위에 낙타를 달구지에 달아서 끌고 가거나, 그냥 낙타를 타고 가는 모습, 말에 달구지를 달고 가는 모습을 흔히 볼 수 있었답니다. 낙타 달구지에는 어찌그리 많은 짐을 실던지, 불쌍해 보이기도 하였구요. 버스 기사는 연신 경보음을 울리지만 그들은 무사태평입니다.

인도니 소들이 도로에 어슬렁거리며 걸어다니는 모습이며, 차가 다가가도 비켜주지 않아서 소가 지나간 다음에 가는 것이며, 염소나 양떼가 길을 어슬렁어슬렁 걸어가고 있어서 한참 후에나 차가 지나가는 모습들은 거의 일상화 되어 있는 모습이었답니다.

길을 가다가 건널목이라도 만나면 재미있는 풍경을 볼 수 있습니다. 기차가 오기 약 10분 전에 차단기를 내려서 열쇠를 채워 놓습니다. 그러면 건널목을 기준으로 길 양옆에 수많은 차들이 늘어서는 것이지요. 한번은 그렇게 기다리고 기차가 지나갔는데 차단기를 올리지 않은 것입니다. 왜냐고 물어 봤더니 또 한 대의 기차가 온다는 것입니다. 약 10분 후에 또 한 대의 기차가 지나가고야 건널목 차단기가 올려 졌습니다. 길은 차들로 난장판이 되구요.

 유채꽃이 손을 내밀어 하늘을 간지럽게 하네요.
유채꽃이 손을 내밀어 하늘을 간지럽게 하네요. ⓒ 서종규

 그 넓은 유채꽃 물결 속에 가끔은 집들이 숨어 있습니다.
그 넓은 유채꽃 물결 속에 가끔은 집들이 숨어 있습니다. ⓒ 서종규

 유채꽃 너머 나무, 그 뒤 하늘
유채꽃 너머 나무, 그 뒤 하늘 ⓒ 서종규

그런데 그 지루하고 힘든 자동차 여행 중에 차창을 내다볼 때마다 노란 유채꽃 물결이 출렁거리니 얼마나 좋았겠습니까? 우리나라의 유채는 대부분 4월에 활짝 피는데 인도의 유채는 1월에 피는가 봐요. 그래서 전혀 생각하지도 못했던 유채꽃 물결을 한없이 볼 수 있었던 것이지요.

유채는 보통종과 서양종이 있답니다. 보통종은 지중해 연안에서 중앙아시아 고원 지대 원산으로서 꽃은 노란색이고 종자는 붉은 갈색이라서 적종이라고도 하구요, 서양종은 스칸디나비아반도에서 시베리아와 캅카스 지방에 걸친 지역이 원산지로서, 꽃은 녹색을 띤 붉은색이며 종자는 검은빛을 띤 갈색이랍니다.

줄기는 보통 80 - 130cm 정도 자라며 표면은 매끄러우며 녹색이구요, 꽃은 3 - 4월에 가지 끝에 피며, 배추꽃과 비슷하답니다. 씨앗에 38 - 45%의 기름이 들어 있어서 식용유로서 콩기름 다음으로 많이 소비하고 있답니다.

 유채꽃은 봄의 맑은 기운을 쏟아 냅니다.
유채꽃은 봄의 맑은 기운을 쏟아 냅니다. ⓒ 서종규

 김종원 선생님은 유채꽃이 끝없이 펼쳐진 모습을 보고 '화평선'이라는 말을 썼습니다.
김종원 선생님은 유채꽃이 끝없이 펼쳐진 모습을 보고 '화평선'이라는 말을 썼습니다. ⓒ 서종규

길을 가다가 가장 많이 보는 것이 유채꽃이지만, 사탕수수가 심어져 있는 모습도 신기했습니다. 넓은 사탕수수밭에서 사탕수수를 수확하는 모습이나, 낙타 달구지에 엄청나게 많은 사탕수수를 싣고 가는 모습도 보이구요.

인도의 주식은 쌀이라기보다 밀인 것 같습니다. 노란 유채꽃밭이 아니면 푸른 밀밭이 끝이 없이 펼쳐져 있으니까요. 물론 인도 북부지역으로 갈수록 사막이나 황무지가 많아서 뜸하긴 하여도, 암리차르를 중심으로 펀잡지역엔 푸른 밀밭이 끝없이 펼쳐져 있었답니다.

노란 유채꽃밭이 아니면 푸른 밀밭

유채꽃밭 사이에 가끔 야생 사슴 몇 마리가 돌아다니는 모습도 보입니다. 사슴이 보이면 운전기사는 차를 멈춥니다. 우리들에게 보라는 것이지요. 아울러 사진이라도 한 장 찍으라는 것입니다. 그렇지만 차가 멈추면 사슴은 어느 새 저만큼 달려가 있습니다.

사슴뿐이겠습니까? 야생 공작새들도 눈에 많이 띕니다. 우리들의 눈에는 사슴보다도 공작새가 더 신기해 보이는 것이지요. 가끔은 꼬리를 활짝 펴서 흔들어 대기도 합니다. 공작이 날아가는 모습을 보기도 하였답니다. 신기하죠? 길을 가다가 야생 공작새를 볼 수 있다는 것이 말예요.

공작새뿐만 아니라 우리나라에서는 새장에서 기르는 잉꼬도 야생에서 날아 다니구요. 마을 어귀에는 원숭이들도 떼 지어 놀고 있답니다. 원숭이들이 신기하여 다가가면 도망가는 녀석도 있지만 어떤 녀석은 코를 들추어서 우리들에게 위협을 가하기도 했답니다.

버스 여행에서 이런 동물들을 만나는 것은 지루함을 벗어 버릴 수 있는 절호의 찬스인 것이지요. 그래도 가끔은 차를 멈추고 끝없이 펼쳐져 있는 유채꽃 속으로 달려가기도 하였답니다. 어떤 사람은 그 기회를 보아서 생리적인 문제도 해결하구요.

 유채꽃은 많은 꽃들이 하나로 뭉쳐 피어납니다.
유채꽃은 많은 꽃들이 하나로 뭉쳐 피어납니다. ⓒ 서종규

 인도의 어느 마을이 보이는 유채꽃밭입니다.
인도의 어느 마을이 보이는 유채꽃밭입니다. ⓒ 서종규

봄의 화신이라는 유채꽃은 밝습니다. 밝음을 세상에 가득 드러냅니다. 봄의 맑은 기운도 가득 뿜어냅니다. 유채꽃은 우리의 자연이 살아 있음을 알려줍니다. 그래서 세상은 봄이 왔음을 알고 사람들은 희망을 노래합니다.

유채꽃은 많은 꽃들이 하나로 뭉쳐 피어납니다. 그래서 황홀한 아름다움을 자아냅니다. 그렇게 많은 꽃들이 한꺼번에 피어나는 모습은 장관입니다. 그 많은 유채꽃들만큼 여러분의 삶에도 많은 복이 찾아 들었으면 좋겠습니다. 새해를 맞는 모든 독자님들께 말입니다.


#유채꽃#인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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