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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락 오바마 상원의원이 연속 11승을 거두면서 민주당 대선 후보가 될 가능성이 높아지자 벌써부터 그의 암살을 걱정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25일에는 미국 최고의 유력 언론인 <뉴욕타임스>가 이 문제를 정면으로 다뤘다. 이 신문은 텍사스의 달라스 발 기사에서 "오바마의 지지가 가운데 많은 사람들이 과연 그가 안전할까 수근거리며 걱정하고 있다"며 "콜로라도주의 2명의 자매들은 매일 오바마의 안전을 위해 기도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잘 알려져있다시피 달라스는 지난 1963년 11월 존 F. 케네디 대통령이 리 하비 오스왈드에게 저격당해 사망했던 곳이다. 오바마는 지난 주 달라스에서 1만7000명이 참석하는 대규모 집회를 열었다.

 

이 신문은 "뉴멕시코주의 한 여성은 어머니를 설득해 오바마를 지지하게 만들었으나 그 어머니는 되레 이것이 오바마를 위험에 처하게 만들 것으로 걱정하고 있다"며 "1968년의 고통스러운 기억이 특히 당시 상황을 직접 겪은 노년층 유권자들에게 다시 상기되고 있다"고 전했다.

 

심지어 사우스캐롤라이나와 같은 곳에서는 몇몇 흑인 유권자들이 오바마를 보호하기 위해 그를 지지하지 않겠다는 말을 하는 바람에 오바마의 참모들이 골머리를 앓기도 했다는 것.

 

1968년의 고통스러운 기억이란 흑인 인권운동가 마틴 루터 킹 목사가 그 해 4월 4일, 존 F 케네디 대통령의 민주당 유력 대선 후보였던 로버트 케네디가 같은 해 6월 6일 암살당할 것을 말한다. 1968년 당시 오바마는 6살이었다.

 

노벨 문학상 수상자, 오바마 암살 예언하기도

 

 

지난해 노벨 문학상을 받았던 영국의 도리스 레싱은 지난달 8일 스웨덴의 한 일간지와의 인터뷰에서 미국 역사상 최초의 흑인 대통령을 꿈꾸는 오바마가 대통령이 되면 "그들(백인들)이 오바마를 살해할 것"이라고 예언하기도 했었다.

 

미국 역사에서 정치인의 암살하면 특히 케네디 가문 사람들이 떠올려진다. 존 F. 케네디 대통령과 로버트 케네디가 암살됐기 때문이다. 그런데 에드워드 케네디 등 이 집안 사람들이 이전 빌 클린턴 대통령과의 친분에도불구하고 올해 대선에서는 거의 모두 오바마를 지지하고 있다.

 

전 상원의원인 게리 하트는 "한 단계에서 다른 단계로 이행 또는 변화를 강조하는 후보들은 다른 후보들보다 암살 대상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오바마는 미국 역사상 최초의 흑인 대통령이 될 가능성이 주목 대상이다.

 

더구나 그의 대선 슬로건은 힐러리의 '경험'과 대조적으로 '변화'를 강조하고 있다. 케네디 대통령과 킹 목사의 암살과 관련한 몇권의 책을 냈던 제럴드 포즈는 "버락 오바마는 엄청난 희망과 변화를 상징한다"며 "이것이 바로 1960년대 우리들이 박탈당했던 것"이라고 지적했다.

 

영국의 일간 <더타임스>는 "킹 목사, 케네디 전 대통령, 에이브러햄 링컨 전 대통령, 인도의 마하트마 간디 등은 모두 국가를 새롭고 이상주의적으로 이끌겠다고 주장한 인물로 암살됐다는 공통점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 신문은 "부시 행정부 1기 때 국무부 장관을 지낸 걸프 전쟁의 영웅 콜린 파월 장군이 지난 1996년 공화당 대선 후보 출마를 제의받았을 때 그의 부인은 암살 위협을 내세워 남편을 주저 앉혔다"고 전했다.

 

 

힐러리, 3월 4일 경선에 마지막 희망

 

그러나 오바마는 별로 걱정을 하지 않는 눈치다. 그는 지난해 5월부터 주요 대선후보들 가운데 가장 먼저 미 재무부 비밀검찰국의 경호를 받고있다. 오바마의 인기가 상승하고 참석하는 집회 규모가 거대화되면서 이제 그에 대한 경호 수준은 현직인 부시 대통령에 육박하는 정도가 됐다는 게 <뉴욕타임스>의 전언이다.

 

그는 "과거 역사를 잘 알고 있다"며 "그러나 로버트 케네디와 킹 목사는 비밀 경호를 받지 않았다"고 말했다.

 

한편 오는 3월4일 텍사스·오하이오·로드 아일랜드·버몬트 등 4개 주에서의 경선을 앞두고 힐러리 클린턴 상원 의원은 부쩍 힘을 내고 있는 모습이다.

 

미 일부 언론들이 11연패 이후 힐러리 캠프가 사실상 와해 분위기로 가고 있으며 자포자기하는 모습도 보이고 있다고 보도한 것과는 사뭇 다른 모습이다.

 

AP통신에 따르면 힐러리는 25일 보스톤에서 열린 500달러 이상 선거자금 기부자들 모임에서 "오하이오와 텍사스 등의 결과에 대해 나는 아주 긍정적이고 낙관적인 생각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22일 라스무센리포트의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텍사스에서 힐러리는 47%의 지지를 얻어 43%의 오바마를 3% 포인트 차이로 앞섰다.  또 오하이오에서 힐러리는 48%의 지지를 얻어 40%에 그친 오바마를 비교적 크게 앞섰다.

 

이전에 두자리 이상의 지지율로 앞서던 것에 비하면 힐러리와 오바마의 격차는 많이 줄었지만 11연패를 당한 뒤에도 여전히 이 곳에서 이기고 있다는 것은 힐러리에게 마지막 희망이다.

 

현재 대의원 확보 숫자에서 50여명 정도 뒤처지고 있는 힐러리지만 3월 4일 승리하면 다시 한번 승기를 잡고 재 역전극을 펼칠 수 있다.


#오바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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