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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1일 MBC <뉴스투데이>가 "태안피해복구 현장에 지급된 옷이 화학약품을 막아주는 방제복이 아닌 먼지막 막아주는 방진복('엉터리 방제복')"이라고 보도해 논란이 일고 있는 가운데, 이중 상당량이 삼성중공업에서 지원된 것으로 확인되고 있어 또 다른 논란이 제기되고 있다.

 

MBC 보도에 따르면 태안복구 현장에 지급된 20만벌의 방제복 가운데 7만여벌은 단순히 먼지만 제거되는 질이 낮은 '방진복'이었다는 것. MBC는 "7만여벌의 '방진복'이 '태안군청'에서 지급됐고 마스크 또한 문제가 있었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태안군이 "군청에서 지급한 방제복은 정상적인 제품인 것으로 확인됐다"고 반박하면서 질 낮은 방진복을 실제 지원한 기관·단체가 어디인지에 관심이 모아졌다. 이와 관련 <오마이뉴스> 확인 결과 삼성중공업에서도 질 낮은 방진복을 상당량 지원한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중공업이 방제본부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삼성중공업은 태안해경 등에 방제복 5만 7118 벌을 지원했다.

 

삼성중공업이 제출한 '허베이스피리트호 사고관련 삼성임직원 방제활동 및 지원현황'에 따르면 지난 2일 현재 총 50일간의 방제 작업에 4만 3223명이 참여했고 태안해경과 방제본부 등에 7억 8200만원 어치의 '방제복' 등을 지급했다고 밝혔다. 또 임직원들의 방제활동비(방제에 필요한 물품과 장비 포함)로 13억 2100만원을 소비한 것으로 돼 있다.

 

그러나 삼성중공업이 태안해경과 태안군, 군산시청 등에 제공한 방제복 중 상당량이 MBC가 보도했던 질이 낮은 '방진복'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 A회사 관계자는 "삼성에 직접 납품을 하지는 않았지만 사고직후 삼성중공업과 건설협회 등에서 각 대리점과 공장의 재고까지 전량 구매해 갔다"며 "삼성의 경우 우리회사 대리점을 통해 최소한 1만여벌의 방진복을 구매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사고 초기 삼성중공업측으로 부터 500벌의 지원받은 태안군 남면의 한 어촌계의 경우에도 "방제복이 아니라 방진복이 많았다"고 주장하고 있다.

 

남면의 한 어촌계 이모 계장은 "사고 초기 어민들이 면사무소를 통해 삼성중공업으로부터 500벌의 방제복을 지원받아 사용했다"며 "500벌 중에는 문제가 된 회색 계통의 방진복도 상당수 포함돼 있었다"고 말했다. 회색 계통은 MBC 보도에서 '방진복'으로 지목된 옷이다.

 

삼성중공업측은 MBC 보도 후 방제본부의 요청에 따라 제출한 '지원한 방제복의 제원'을 통해 전북 전주시 소재 T회사에서 생산하는 방수·방유·방제복인 '1-1NWP(후드)'라는 제품( 5만 5200벌)을 구입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이는 사고발생 직후인 지난 해 9일과 10일 지원 물품제원이 아닌 삼성중공업이 현재사용하고 있는 방제복 제원 내역으로 받아 들여지고 있다.

 

삼성중공업 홍보실 관계자는 "A회사에서는 장갑만 구입했고 옷의 경우 구입한 전량이 방제복"이라며 "현장에 가보면 방제복인 흰색과 청색 계통의 옷만 입고 작업을 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그러나 홍보실 관계자의 부인에도 불구하고  태안사고 현장에서 복구활동을 벌이고 있는 삼성중공업 사회봉사단 중 일부도 방진복을 입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오마이뉴스>가 지난 24일 태안군 소원면 모항리 현장 확인결과 삼성중공업 사회봉사단은 흰색과 청색, 검은색의 방제복 외에도 회색인 방진복을 입고 작업을 하는 모습이 확인됐다. 이날 회색 계통의 옷을 입은 삼성중공업 사회봉사자는 약 150명 중 70여명에 이른다.

 

남면의 어촌계 관계자는 "삼성중공업측이 문제의 방진복을 지원하지 않았다는 주장은 거짓"이라며 "자신의 집에 당시 삼성중공업으로 부터 받은 회색 방진복을 아직도 가지고 있어 언제든지 확인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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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자치시대를 선도하는 태안신문 편집국장을 맡고 있으며 모두가 더불어 사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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