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온난화와 그에 따른 기후 변화 징후가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다. 하지만 지구온난화 문제는 어느 한 지역만의 문제가 아니다. 전 세계가 발 벗고 나서야 하는 것이다. 지구온난화의 가장 큰 원인은 화석 연료를 과도하게 사용하는 데 있다. ‘착한 도시가 지구를 살린다’의 지은이는 지구온난화, 기후 변화의 주범이 도시임을 지적하고 도시가 어떻게 변화해야 하는지 그 방향을 제시한다. 이 책을 읽다 보면 저절로 따라가야 한다는 것을 절실히 깨달을 것이다. 왜냐하면 지구온난화와 그로 인한 기후 변화는 환경문제에만 국한하는 것이 아니라 인류 생존과 직결돼 있기 때문이다. 산업화 과정에서 나타난 지나친 ‘도시 집중화’는 높은 인구밀도, 교통문제, 도농 간 격차 등 여러 가지 폐해를 가져왔다. 그러나 가장 큰 문제는 도시가 대부분 자원을 소비한다는 데 있다. 전 지구에 도시는 불과 2%밖에 안 된다. 2%밖에 안 되는 도시 속의 인구가 2007년을 기점으로 농촌의 인구보다 많다. 그런데 2%의 도시에서 전 세계가 소비하는 자원의 75%를 소비한다. 고작 2%의 도시가 지구온난화를 주도하고 있는 것이다. 특히 미국의 경우 전세계인구의 4.6%가 전세계 에너지 소비량의 24.2%,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21.4%를 차지한다. 하지만 화석연료만을 줄인다고 해서 문제가 해결되는 것도 아니다. 이제는 식량문제까지 생겨났다. 미국의 경우 지난해 생산된 옥수수의 20%가 에탄올 생산에 투입됐다. 더구나 옥수수는 가축사료의 60% 이상을 차지한다. 옥수수값의 상승은 사료값에 반영되어 육류와 달걀, 우유 등의 가격이 올랐다. 더구나 옥수수의 공급이 줄면서 다른 작물의 가격이 올랐다. 농업생산물 가격이 전체 물가상승을 이끄는 ‘애그플레이션’(agflation) 현상까지 생겨났다. 즉 식량도 석유 못지 않게 자원이 된 것이다. 식량의 가격만이 오른 것이 아니다. 바이오 연료를 생산하기 위하여 단일 작물의 대규모 재배가 이루어지고, 숲을 줄이는 바람에 생태계의 불균형까지 생겨나고 있다. 지구온난화 문제와 함께 생태계 파괴까지 되는 것이다. 이른바 총체적 난국이다. 지은이는 ‘착한 도시의 시대’가 열려야 지구온난화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강조한다. 지은이가 말하는 착한 도시란 “온실가스 배출을 과감히 줄여나가는 도시”이며 재생가능 에너지의 보급을 확대해나가는 도시다. 착한 도시를 만들기 위해서는 자동차 운행을 줄여야 하고 모든 것에 에너지 효율을 따지면서 최대한 에너지를 아껴야 한다. 지붕에 태양광 발전소를 설치했다고 하여 “이제는 전기를 마음껏 써도 돼”라고 하는 식의 생각이 아니다. 삶의 방식, 사람들의 생각을 바꾸자는 것이다. ‘착한 도시’라는 말은 도시의 성품이 ‘착하다’는 것이다. 도시의 성품이 착하는 것은 자기 도시의 활동이 다른 도시에, 나아가 지구 전체에 미치는 영향을 생각하고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여가는 행동을 꾸준히 하는 것이다. 이는 지은이만의 생각은 아니다. 많은 사람이 강조하고 있지만 대부분 사람이 실천하지 않는 일이다. 그러나 이를 모두 도시인들의 탓으로 돌리는 것은 곤란하다. 정책적으로 개선해야 할 부분도 있기 때문이다. 무조건 도시인들에게만 그 책임을 묻고 실천을 강조해서는 안 된다. 도시인들이 실천할 수 있게끔 국가가, 아니 전 세계가 뒷받침해야 한다. 우리가 물려받은 자연환경을 후손에게 그대로 물려주어야 한다. 하지만 그게 아려운 일은 아니다. 모두가 조금만 더 불편하게 살고 조금만 더 관심을 가지며, 조금만 더 의식을 바꾸면 된다. 웬만한 거리는 걷고, 옷을 하나 더 입거나 덜 입고, 절약하는 생활이 몸에 배이도록 조금만 더 바꾸면 되는 것이다. 아무 생각없이 버리려던 종이를 정리해서 폐지로 활용하고, 쓰지 않는 컴퓨터의 전원을 뽑아 두는 일, 가전제품의 플러그를 뽑는 일 등을 실천해 보자. 사소한 것이지만 모이면 큰 힘이 되어 돌아올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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