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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을 훼손하면서까지 휴양지 짓는 냐짱

오늘은 어제 보았던 케이블카를 타보기로 했다. 지난번에 신세를 졌던 오토바이 아저씨를 앞장세워 ‘빈펄 Vin Peral‘이라는 유원지로 가는 케이블카 타는 곳으로 갔다. 근처 산에는 전망 좋은 주택단지를 짓고 있다. 냐짱에도 개발의 붐이 일어나고 있음을 피부로 느낄 수 있다.

섬과 육지를 잇는 케이블카에서 바라보는 냐짱은 아름답다. 그러나 멀리 우뚝우뚝 솟아 있는 호텔을 보며 이곳도 어디서나 볼 수 있는 또 다른 해안 도시로 머지않아 바뀔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부동산에 대해 아는 바가 없는 나로서도 왜 사람들이 베트남 부동산을 이야기하는지 짐작이 간다.

 케이블카에서 바라본 냐짱 부두 - 매일 아침 관광객을 태우고 섬을 둘러 보는 배가 있다. 냐짱을 찾으시는 분들에게 권하고 싶은 관광이다.
 케이블카에서 바라본 냐짱 부두 - 매일 아침 관광객을 태우고 섬을 둘러 보는 배가 있다. 냐짱을 찾으시는 분들에게 권하고 싶은 관광이다.
ⓒ 이강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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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에 있는 동산을 깎아 만든 휴양지는 놀이터와 함께 호텔이 들어서 있다. 아직도 공사를 하는 곳도 있다. 탈것들도 꽤 있으나 웬일인지 사람은 많지 않다. 십여 명 모여 구경하는 곳에서는 원숭이의 재롱이 한창이다. 그러나 즐겁기보다는 자연을 훼손하며, 산을 깎아 만든 휴양지에서 목을 끈에 매인 채 재롱을 강요당하고 있는 원숭이를 보니 안쓰럽다. 내가 감당할 수 없는 비싼 가격의 호텔이 있는 것에 대한 시기심 때문만은 아니다.

 케이블카에서 바라본 냐짱의 고급 휴양지 - 산 한가운데에 자연을 훼손해 가며 인공적인 냄새를 흠씬 풍기는 문자가 마음에 걸린다
 케이블카에서 바라본 냐짱의 고급 휴양지 - 산 한가운데에 자연을 훼손해 가며 인공적인 냄새를 흠씬 풍기는 문자가 마음에 걸린다
ⓒ 이강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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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양지에서 냐짱시내로 나올 때에는 배를 이용했다. 케이블카보다 싼 가격이다. 제법 큰 2층으로 되어 있는 배가 휴양지와 육지를 이어준다. 배 안에는 관광객이 얼마 되지 않는다. 퇴근시간이어서인지 휴양지에서 일하는 근로자들이 대부분이다. 근로자의 급여를 대충알고 있기에 그들에게 미안한 마음이 든다. 그들보다 부자(?)나라에 태어났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호식하고 있다고나 할까? 세상은 부조리하다고 이야기 하던 예전에 읽었던 어느 작가의 넋두리가 떠오른다.    

 재롱을 떠는 원숭이 - 원숭이는 얼마나 즐거움을 느끼고 있을까? 목에 걸려있는 끈이 맘에 걸린다.
 재롱을 떠는 원숭이 - 원숭이는 얼마나 즐거움을 느끼고 있을까? 목에 걸려있는 끈이 맘에 걸린다.
ⓒ 이강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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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급 열차를 타고 냐짱에서 호찌민시로 향한다 

내가 사는 호찌민시로 돌아가는 날이다. 올 때와는 달리 이번에는 얼마 전에 개통한 고급 열차를 타기로 했다. 냐짱역에는 고급열차를 이용하는 고객을 위해 새로 단장된 대기실이 마련되어 있다. 대기실에는 영어로 된 관광 책자도 준비하는 등 외국인을 위한 배려가 엿보인다.

기차 안은 깨끗하다. 앞좌석에는 갓 결혼을 했는지 아니면 연애중인지 모를 베트남 연인이 앉아 사랑을 조금 진하다 싶게 표현하며 즐거워한다. 열차의 가장 싼 가격의 등급 칸인데도 전자제품을 사용할 수 있도록 콘센트도 마련되어 있는 테이블이 있다. 식당 칸에는 베트남 음식은 물론 서양음식도 준비해 놓고 있다. 식당 칸에 앉아 맥주 한 잔과 함께 주문한 음식을 먹는다. 여행의 달콤한 피로가 다가온다.

호찌민시에 도착하려면 아직도 많은 시간을 가야 한다. 며칠 나와 있으니 집이 그리워진다. 그러나 집에 돌아가면 얼마 되지 않아 어디론가 떠나고 싶어 안달할 나 자신을 잘 알고 있다.

인간은 참 간사한 동물이다. 

덧붙이는 글 | 냐짱 여행의 마지막 글입니다. 다음 부터는 베트남의 생활에 대해 이야기를 나눌까 합니다.



#베트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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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드니에서 300km 정도 북쪽에 있는 바닷가 마을에서 은퇴 생활하고 있습니다. 호주 여행과 시골 삶을 독자와 함께 나누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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