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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봄 딸기로 만든 시원한 음료. 나른함을 이기는데 안성맞춤이다.
봄 딸기로 만든 시원한 음료. 나른함을 이기는데 안성맞춤이다. ⓒ 전갑남

해가 많이 길어졌다. 포근한 봄 날씨다. 창 너머 들어오는 따스한 햇살이 따사롭다. 정말 며칠 상간에 이렇게 달라질 수가! 세상이 온통 깊은 잠에서 깨어나는 듯 생기가 넘쳐난다.

 

나른한 봄, 뭐 상큼한 맛은 없을까?

 

그런데 웬일. 춘곤증인가? 간밤에 잠을 푹 잤는데도 오후 들어 눈꺼풀이 천근만근이다. 계절의 변화를 내 몸이 따라가지 못하는 걸까? 혹시 내 몸도 늙어가는 징후는 아닐까? 마음은 팔팔한데 몸은 예전만 못한 것 같다. 아직 세월타령을 할 나이는 아닌데….

 

컴퓨터 앞에서 원고를 정리하는데 졸음이 쏟아진다. 눈이 피로하고 무력감이 든다. 이럴 때 봄의 향기를 느낄만한 것은 없을까? 창을 열어 맑은 공기를 마셔본다. 뒷산에서 불어오는 공기가 신선하다.

 

아내가 현관문을 열고 빠금히 들어온다. 만날 일이 바쁘다며 늦게 퇴근을 하는 아내가 오늘은 해가 떨어지기 전에 들어왔다. 들어오자마자 요리저리 내 얼굴 표정을 살핀다.

 

"당신, 요즘 과음이 잦아요. 오늘은 안 마셨을까? 몸 생각을 하셔야죠. 만날 피곤하다말고 운동도 좀 하고. 무엇보다도 술을 덜 마셔야죠. 나이가 올해 몇인데…."

 

얼마나 잔소리를 하려나! 그런데 아내 손에 딸기가 들려있지 않은가? 토실토실한 빨간 딸기가 먹음직스럽다.

 

 제철이 아닌데 이른 봄에 이렇게 싱싱한 딸기를 먹을 수 있다니!
제철이 아닌데 이른 봄에 이렇게 싱싱한 딸기를 먹을 수 있다니! ⓒ 전갑남

아내의 잔소리에는 대꾸를 않는 게 상책이다. 엉뚱한 말을 꺼내 이야깃거리를 돌리는 수밖에. 늘 써먹는 방법이다.

 

"와! 어디서 이렇게 때깔 좋은 딸기를 사왔어?"

"또, 딴 소리네. 이걸로 셰이크를 만들까요?"

"좋지! 그런데 그거 복잡한 것 아냐?"

"잠깐이면 돼요."

 

아내의 말이 한결 부드러워졌다. 딸기셰이크를 만든다니 졸린 눈이 번쩍 떠진다. 아내는 여름철 집에서 거둔 과일로 가끔 과즙을 내려준다. 셰이크도 자주 만들지만 올 들어는 처음이다.

 

제철은 아니지만 색깔과 맛은 그만

 

요즘 과일은 제철이 따로 없는 듯싶다. 여름철이 제철인 수박, 참외, 토마토 등 각종 과일이 한 겨울에도 쏟아져 나온다. 그뿐만이 아니다. 수입 과일은 또 얼마인가? 연중 비닐하우스에서 재배한 과일과 수입한 열대과일로 시도 때도 없이 먹을 수 있으니 참 편한 세상이다.

 

아내가 흐르는 물에 딸기를 씻으며 묻는다.

 

"여보, 딸기는 언제가 제철이죠?"

"밭딸기 말하는 거지. 5월에 출하하지 않나?"

"작년 밭에서 1kg에 5000원에 사먹은 것 같은데…."

"이건 얼마 준 건데?"

"이것도 5000원밖에 안 한 걸요."

 

비닐 팩에 랩을 씌워 담긴 딸기가 정말 탐스럽다. 빨간 색깔만 보아도 봄의 향기가 물씬 풍기는 것 같다.

 

 딸기는 색깔로 눈을 즐겁게 하고, 맛과 향이 좋아 입을 행복하게 하는 채소과일이다.
딸기는 색깔로 눈을 즐겁게 하고, 맛과 향이 좋아 입을 행복하게 하는 채소과일이다. ⓒ 전갑남

예전엔 가끔 딸기 포장을 뜯을 때 겉에 보이는 것과 속에 숨겨진 것에서 씨알이 크게 차이 났다. 눈속임을 하는 상술이 좋아 보이지 않았는데 아내가 사온 딸기는 전혀 그렇지 않다. 거기다 가격도 그리 비싸다는 생각이 안 들어 기분이 좋다.

 

요즘 물가가 천정부지로 올랐다. 국제유가가 100달러를 훌쩍 넘어서고 연일 사상 최고치를 갈아 치우고 있다. 국제 원자재값도 오르고, 거기다 식료품 가격도 많이 올랐다. 아내도 장바구니 물가가 치솟아 시장 나가기가 망설여진다고 한다.

 

그런데 딸기 값이 제철에 나온 것과 크게 차이가 나지 않다니! 애쓴 농부들의 수고가 너무 싼값에 치러지지 않나 걱정이 된다.

 

딸기는 춘곤증에 좋다

 

 비타민C의 보고인 딸기. 다양하게 해서 먹을 수 있다.
비타민C의 보고인 딸기. 다양하게 해서 먹을 수 있다. ⓒ 전갑남

아내가 만들어줄 딸기셰이크에 기대가 된다. 시원하게 한잔 들이키면 졸음이 달아날까?

 

봄철에 찾아오는 춘곤증으로 많은 사람들은 별 이유도 없이 피곤함과 졸음에 시달린다. 춘곤증은 반갑지 않은 불청객 중의 불청객이다.

 

우리 몸은 날이 풀리면 활동량이 늘어나면서 근육과 혈관 등의 활동이 왕성해진다. 늘어난 활동량에 부족한 에너지는 각종 영양소로 충분히 보충해 줘야한다. 섭취되는 영양소가 부실하면 피로를 느끼고, 졸음과 함께 무기력하게 된다. 경우에 따라서는 식욕이 없고, 심하면 현기증이 나기도 한다. 춘곤증 증세이다.

 

춘곤증을 이기려면 규칙적인 생활이 제일이란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가벼운 운동으로 근육을 풀어주고, 영양섭취가 우선이다. 특히 적당량의 비타민과 무기질 섭취는 춘곤증을 이기는 데 필수이다.

 

춘곤증에 알맞은 음식으로는 뭐가 좋을까? 봄에 나는 냉이, 달래, 쑥, 씀바귀에 같은 나물을 섭취하는 것이 좋다. 봄에 나는 채소에는 비타민C가 많이 들어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싱싱한 딸기는 춘곤증을 이기는 데 최고로 친다. 딸기는 비타민C의 보고다. 상긋한 향과 함께 적당한 신맛과 달큰한 맛이 나는 딸기는 누구나 좋아하는 채소과일이다.

 

딸기음료, 그거 참 맛있네!

 

 간단하게 우유, 얼음, 벌꿀과 함께 갈아 만든 딸기음료. 갈 때 굵은 소금을 두세 알 넣으면 좋다.
간단하게 우유, 얼음, 벌꿀과 함께 갈아 만든 딸기음료. 갈 때 굵은 소금을 두세 알 넣으면 좋다. ⓒ 전갑남

아내가 흐르는 물에 딸기를 씻는다. 씻어놓자 더 상큼해 보인다. 큼지막한 딸기를 한입 쏙 넣어준다. 혀에서 느끼는 맛이 너무 좋다.

 

아내가 딸기셰이크를 만든다고 부산을 떨지만 참 간단하다. 우유에 깨끗이 씻은 딸기를 넣고 믹서에 갈면 그만이다. 갈 때 얼음 두세 개를 넣으면 시원함을 더해준다.

 

"당신은 단 것을 좋아하니까 꿀을 좀 넣을 게요."

 

아내가 쥬서기에 딸기, 우유, 꿀과 얼음을 넣고 전원을 꼽는다. 쥬서기 돌아가는 소리에 주방이 요란하다. 금세 딸기셰이크가 만들어졌다. 

 

유리컵에 담긴 딸기셰이크. 색깔부터가 예쁘다. 단숨에 들이키는데 정신이 맑아지는 것 같다. 시원하고, 향긋하고, 달콤하다. 거기다 영양도 만점일 것 같다. 눈은 즐겁고, 입은 행복한 딸기라고 한 말이 딱 들어맞는다.

 

춘곤증 퇴치 그거 별거인가? 상큼한 딸기음료 한잔으로 기분 좋게 날려 보낼 수도 있지 않을까?


#딸기#딸기셰이크#춘곤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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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화 마니산 밑동네 작은 농부로 살고 있습니다. 소박한 우리네 삶의 이야기를 담아내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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