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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창규 기자] 여성이 남성보다 2배 이상 물 부족, 식량 부족 체감도가 높고 직업군 중에서는 주부가 이에 대한 걱정이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여성신문>이 지난 12일 조사기관 리얼미터에 의뢰해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세계적으로 물 부족, 식량 부족 문제가 부각되고 있고, 한국도 예외가 아니라고 보도되고 있는데, 이에 대해 어느 정도 실감하고 계십니까’라는 질문에 응답자의 84.8%가 ‘걱정된다’고 답변했다.

 

성별로 보면 여성의 52.8%가 ‘매우 걱정’, 32.4%가 ‘조금 걱정’이라고 답변한 데 비해 남성은 ‘매우 걱정’이 29.2%, ‘조금 걱정’이 55.1%로 조사돼 자원 부족에 대한 인식도가 여성이 훨씬 높음을 보여줬다. 특히 ‘매우 걱정’이라고 답한 비율이 가장 높은 직업군이 주부(55.1%)로 나타나 여성들이 환경친화적 사고를 지니고 있음을 보여줬다.

 

김형준 명지대 교수는 “이번 결과는 여성들이 생활밀착형 이슈에 민감하다는 사실을 입증하고 있다”면서 “생활 기반 정치를 추구하는 지방의회에 여성들이 많이 배출돼야 함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한 “특히 21세기의 주요 이슈인 환경정책 추진에 여성들이 적합함을 방증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연령별 결과에서도 20대의 높은 인식도가 눈에 띄었다. 45.2%가 ‘매우 걱정된다’고 답변한 40대의 뒤를 이어, 20대가 43.5%로 2위를 차지한 것. 반면에 30대는 ‘매우 걱정된다’가 33.0%로 자원 부족에 대한 인식도가 가장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김형준 교수는 “20대의 자원 부족 인식도가 30대나 50대를 추월했다는 것은 최근에 청년세대가 물질적 가치관에서 벗어나 탈물질적 가치관, 즉 삶의 질 문제에 관심을 갖는 방향으로 가치 기준이 변화했음을 보여주는 결과”라고 평했다.

 

지지정당별로는 민노당 지지층의 51.3%, 한나라당 지지층의 44.1%, 자유선진당 지지층의 40.9%가 ‘매우 걱정’이라고 답변, 대체적으로 높은 우려감을 보였으나, 진보세력층이 좀 더 높은 관심을 갖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번 설문조사는 성·연령·동별 비례할당에 의한 무작위 추출로 전국 19세 이상의 성인남녀 724명(여성 370명, 남성 354명)에게 전화조사를 통해 실시됐다.

 

물 부족 위기 ‘눈앞의 일’

더 이상 ‘물을 물 쓰듯’ 할 수 없는 시대가 왔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세계 11억명의 인구가 깨끗하고 풍족한 물을 이용할 수 없는 상태에 있고, 이로 인해 매년 170만명이 각종 질병으로 희생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또 유엔환경계획(UNEP)은 물 부족으로 고통받는 인구가 2050년에는 40억명에 이를 것이라고 경고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예외가 아니다. 우리나라의 연평균 강수량은 1283㎜로 세계 평균의 1.3배이지만, 높은 인구밀도로 인해 1인당 강수량은 연간 2705㎥로 세계 평균의 약 12%에 불과하다. 그마저 강우의 2/3정도가 하절기에 집중돼 하천의 하상계수가 커서 계절적으로 고른 수자원 확보에 불리한 환경이므로, 양질의 수자원 확보와 함께 물 절약 생활화가 절실히 필요한 실정이다.

 

2006년에 수정된 수자원장기종합계획을 보면 한국은 2011년 기준수요(매년 3.5% 경제성장 전제) 기준으로 전국에서 3억4000만㎥의 물이 부족한 것으로 예상된다. 한강, 낙동강 등 전국 5대 권역간 물 수급 불균형 및 물 이동의 한계로 발생하는 지역별 물 부족 총량은 7억9700만㎥에 이른다. 2021년에는 전국의 물 부족량이 4억3900만㎥, 지역별 물 부족 총량은 9억2500만㎥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대형 다목적댐의 건설을 통해 수자원을 확보해 왔으나, 이러한 대규모 댐 건설은 환경파괴를 통한 사회갈등 등 부정적 인식으로 인해 어려움을 겪고 있다. 게다가 수자원의 부족은 국가간의 갈등뿐만 아니라, 지역간의 물 이용권에 대한 지역갈등 형태로까지 나타나고 있다.

 

국토해양부와 환경부는 2006년에 발표한 수자원장기종합계획을 통해 2011년까지 부족할 것으로 추정되는 수자원를 확보하기 위해 노후관 개량, 절수기기 사용, 농업용수 절감 등 기존 시설의 효율성 향상으로 수자원을 절감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여전히 지하댐, 여과수, 해수 담수화, 해양심층수, 빗물 이용 등 다양한 보조 수자원 개발을 통해 물 확보가 시급한 과제로 남아있다.

 

국토해양부 수자원정책과 이경재 사무관은 “2006년도 수자원장기종합계획 보완을 통해 2020년까지 지역별 수요 대비 물 부족 비율을 10% 이하로 저감하고 생명이 살아있는 하천환경 복원, 수자원연구 조사기술의 OECD 선진국 대비 90% 수준 달성을 목표로 장기종합계획을 지속적으로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태그:#물 부족, #식량 부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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