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2일 저녁 7시, 인천교구 가톨릭회관 504호에서 대운하 반대 서명운동이 시작되었다.
인천교구 사제단, 인천 가톨릭환경연대, 천주교 인천교구 정의평화위원회가 발표한 이번 대운하 반대 성명서는 지난 3월30일 인천교구 각 본당주일미사 주보에 게제 되었고, 생명의 강을 지키기 위한 미사는 2일 인천교구 이준희(마르코) 총대리신부와 환경사목위원회 김일회(빈첸시오) 신부, 성직자 20명과 수도자, 신자들이 모인 가운데 집전되었다.
인천교구 30만 가톨릭 신자들의 동참을 시작으로 전국 300만 신자들이 동참 할 것을 기대하며 서명운동이 시작된 것이다. 첫 번째 서명운동에 동참하기 위해 파주 교하에서 이곳까지 오신 86세 된 황두완씨는 "국민 모두가 마음을 모아 대운하를 막아야 한다"고 했다.
미사가 시작되기 전 환경 사목을 맡고 있는 김일회 신부를 만나 대운하반대 서명운동을 하게 된 동기와 앞으로의 방향에 대해 들어본다.
- 이런 공식적 서명운동은 종교계에서 처음 아닌가? 이를 시작하게 된 계기는 뭔가?"한강, 낙동강, 금강 ,영산강, 영원히 볼 수 없게 될지도 모르며 강가에서 물놀이를 하던 단란했던 가족도, 은빛 찬란한 물이 흐르는 강물에서 다슬기를 잡던 아낙네의 모습도, 5천년 민족의 희로애락을 안고 유유히 흘러온 젖줄이자 생명수인 우리 강도 운하의 건설로 인하여 사라질지 모르는데 그냥 수수방관하고 있을 수만은 없기에 나설 수밖에 없었다."
- 이명박 정부는 대운하가 경제를 살린다고 하는데."운하가 있는 나라에서도 엄두를 내지 못한 26km의 수로 터널을 뚫어 사계절 내내 600만 톤의 물을 채워놓는다고 한다. 국민의 2/3가 식수로 사용하고 있는 강을 포기하고 강변에 우물을 파서 식수원으로 공급 하겠다고 한다. 이 땅의 주인은 모든 생명체이다.
생명의 존엄성을 무시한 대운하 건설은 화경 파괴는 물론이거니와 대재앙까지 불러일으킬 것이다. 자연은 우리가 후세에게 물려주어야할 소중한 자산이기 때문에 잘 보존하고 가꾸어야 하는데 모든 생태계를 파괴해 가면서 경제를 살리겠다는 일념으로 이익만을 추구한다면 생명의 존엄성은 사라지고 말 것이다."
- 2일 아침뉴스에서 운하 찬성론자인 이화여대 박석순 교수가 오는 18일 대운하 찬성하는 교수들과 반대하는 교수들과의 토론회를 연다는데 종교계도 동참할 것인가? "전문지식을 갖춘 학자들이 모여서 토론을 하는 자리이기 때문에 동참하지는 않지만 종교 단체에서는 행동으로 보여줄 수 있는 모든 것을 동원하여 운하반대에 나설 것이다. 4대 종교 단체(불교, 원불교, 기독교, 가톨릭)가 한자리에 모여 성명서와 함께 서명에 동참할 것을 호소하며 오는 3일 오전 11시 인천불교회관에서 기자회견을 열 예정이다."
- 대운하 반대를 위한 구체적인 실천방향은?"4월4일 금요일 주교회의의 찬반을 거쳐 천주교 인천교구 정의평화위원회와 인천 가톨릭환경연대가 합심하여 구체적인 방법을 제시할 것이다. 천만인 서명운동도 전국적으로 펼칠 것이다. 개인적인 이익을 추구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모든 국민이 동참해야하는 큰 과제이다.
한번 파괴된 자연은 다시 회생시키기 위해서는 더 크나큰 희생을 요구하는 것은 당연지사이기 때문에 이제는 경제적인 논리보다 생명 존엄성이 우선시 되어야 하는 사회가 되었으면 한다. 미사를 집전하신 총대리 신부님께서 이번 총선에서 젊은이들은 놀러 가기 전에 꼭 투표를 하여 운하건설을 막아야 한다고 하셨다."
여론의 반대에 부딪힌 한나라당 총선 후보자들이 대운하 이야기에서는 슬슬 뒷걸음질을 하는걸 보면 분명 대운하건설은 우리나라에 맞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총선 이후가 주목된다. 미사를 마치고 모두가 하나가 되는 묵상시간을 가졌다. 목이메인 목소리로 시를 낭독하는 신자의 모습을 보면서 모인 모든 사람들 모두 숙연해졌다. 시를 옮겨본다.
나도 江이 되어조약돌 환히 비치고발목 잠기는 물 얕은 江남정네 몇 큰 돌로 바위를 때린다.꽝 소리 나고 기절한 물고기 물위로 떠오른다.신나는 고기잡이물 얕은 江 여기저기 봄이 오고 있다.이 잔잔한 낙동강에 운하를 만든다 한다.江 가운데 운하를 세우면江은 江이요 운하는 운하인줄 알았는데江이 사라진다 한다.흘러 살아있던 江이갇혀 죽은 물이 된다 한다.물이 죽어 송사리가 죽고 꺾지가 죽고물이 죽어 갈대숲이 죽고눈 환하게 밝히며 손 내밀어 줍던 다슬기가 죽고폴짝 건너뛰던 징검다리가 죽고새까맣게 반짝이는 몸 뒹굴던 얕은 물 모래밭이 죽고나의 추억이 죽고 동화가 죽고아이들의 놀이와 웃음이 죽고그리하여 허공중에 부서지던푸른 별 밭도 사라진다 한다.흐르지 않으니 맑을 수 없고맑지 않으니 나를 비출 수 없어江이 사라지면 나도 사라진다.봄빛 부서지는 강가를 걸으며금빛 江 허리 스치며 불어오는 바람을 맞으니江은 나의 온몸으로 스며든다. 江은 흘러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