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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월 나블루스 소재의 사타르 교수 집에서의 필자 지난 1월 나블루스 소재의 사타르 교수 집에서의 필자
지난 1월 나블루스 소재의 사타르 교수 집에서의 필자지난 1월 나블루스 소재의 사타르 교수 집에서의 필자 ⓒ 홍미정

 

며칠 전에 팔레스타인 알 나자 대학 정치학 교수인 사타르 카셈(Prof. Sattar Kassem)은 제자인, 모사브 까탈로우니(Mosa'b Qatalowni)의 석방을 위해 협조를 호소하는 다음과 같은 메일을 필자에게 보냈다.

 

“모사브 까탈로우니 어디 있니?”

 

 모사브 까탈로우니는 석사 과정에 재학 중인 나의 제자입니다. 모사브는 지난 두 주일 동안 결석했습니다. 나는 개인적으로 이 사건을 조사한 결과, 현재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보안대가 모사브를 하마스 대원이라는 혐의로 억류하고 있으며, 최근에 시오니스트 유대인들이 모사브의 형제를 체포했다는 사실도 알았습니다.

 

 모사브는 한 쪽 다리를 수술하고 치료중인 환자입니다. 그는 목발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나는 모사브가 고문을 받아서는 안 되며, 즉시 석방되어야한다고 요구하였습니다. 팔레스타인 자치 정부는 팔레스타인인들에게 존경을 받으면서 영예롭게 임무를 수행할 수도 있습니다. 팔레스타인인들 사이에서 불화와 충돌을 불러일으키는 자치 정부의 모든 조치들은 민족국가 건설이라는 팔레스타인인들의 대의에는 극단적으로 해롭습니다. 교실안의 모사브 의자는 여전히 비어있습니다. 그의 의자는 팔레스타인에 셀 수도 없이 많이 활동하는 인권 단체들이 석방을 위해 역할해 줄 것을 요구하고 있는 것처럼 보입니다.

 

 나는 사타르 교수의 메일을 몇 몇 팔레스타인 친구들에게 보냈다. 시민 단체에서 일하는 아이샤가 내 메일에 답신을 보냈다.

 

“지금 팔레스타인인들은 파타를 미워하기 시작했습니다. 파타는 하마스 지지자들에게 총구를 겨누고, 많은 하마스 지지자들을 감옥으로 보내고 있습니다. 상황이 매우 어려워지고 있습니다. 이제 팔레스타인인들은 예전처럼 자신들의 정치적인 견해를 밝힐 수가 없습니다. 지금 팔레스타인인들은 팔레스타인 보안대로부터 살해 위협에 시달립니다. 예전에 팔레스타인에는 민주주의가 있었고, 우리는 우리가 원하는 모든 말을 할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살해에 대한 두려움만이 존재합니다. 지금 날씨는 너무 좋습니다. 무력 충돌도 살해도 없는 여름을 맞고 싶습니다.”

 

나블루스의 어린이들 모습 나블루스의 어린이들 모습
나블루스의 어린이들 모습나블루스의 어린이들 모습 ⓒ 홍미정

 

2008년 1월 필자가 팔레스타인을 방문했을 때만 하더라도, 아이샤는 어려운 여건에도 불구하고, 팔레스타인은 중동 지역에서 가장 민주주의가 발달한 곳 중 하나이며, 팔레스타인인들은 어떤 정치적 견해라도 당당히 밝힐 수 있다고 주장했었다. 그러나 3월 말 현재 팔레스타인 상황은 1월과는 많이 달라져 있는 것처럼 보인다.

 

 팔레스타인 비르제이드 대학 교수인 가산 안도니(Prof. Ghassan ANDONI)는 답신에서 “하마스와 파타가 상대방 파벌의 지지자들을 체포하는 것이 매우 부끄럽습니다. 대부분의 팔레스타인인들은 이 어리석은 파벌 싸움에 휘말려들어 가지 않는다고 믿습니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이런 파벌 싸움에 대해서 우리 팔레스타인인들 모두가 매우 값비싼 대가를 치르게 될 것입니다”고 밝혔다.

 

 이처럼 팔레스타인인들의 대다수는 이 생 지옥 같은 내부 투쟁에서 하루빨리 벗어나야한다고 생각하고 있다. 그러나 파타가 이끄는 자치 정부가 하마스를 공격하고 하마스 지지자들을 체포하기 위해서 이스라엘과 협력하고 있는 지금으로서는, 팔레스타인의 정치적 안정과 민주주의를 기대하기는 매우 어려운 상황이다.

 

 뿐만 아니라, 지난 3월 26일 이스라엘 총리, 에후드 올메르트(Ehud Olmert)는 기자회견에서 “마흐무드 압바스(Mahmoud Abbas)가 이끄는 팔레스타인 자치 정부와 협상을 재개할 것이지만, 동시에 서안에 이스라엘 정착촌 건설도 재개할 것”이라고 밝혔다.

 

결국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 자치 정부와 협상을 재개한다할지라도, 팔레스타인인들이 얻을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는 듯이 보인다. 서안에 이스라엘 정착촌을 건설한다는 것은 서안 지역에 대한 팔레스타인인들의 권리를 정면으로 부정하는 조치이기 때문이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를 쓴 홍미정 교수님은 한국외대 중동연구소 연구교수로 재직 중에 있습니다. 이기사는 인권연대 웹진 주간 <사람소리>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이스라엘#팔레스타인#파타#하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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