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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안양시 초등생 유괴·살해사건과 일산 어린이 납치미수 사건에 이어 전국적으로 납치미수 사건이 터지며 온 국민이 충격속에 빠져 있다. 이런 가운데 도시환경 설계를 통해 범죄를 줄일 수 있다는 방안이 제시돼 관심을 모은다.

 

이는 경기개발연구원(원장 좌승희)이 지난 2일 경찰대학 교수를 역임하고 현재 용인대학교 경찰행정학과 교수로 재직중인 박현호 교수 초청특강에서 발표됐다.

 

경기개발연구원에 따르면 이날 특강에서는 범죄 발생 기회를 줄이는 종합적 범죄예방 전략으로 도시계획과 설계 단계에서부터 범죄예방 전략이 적용토록 하는 '환경설계를 통한 범죄예방의 계획기법'을 소개하고 경기도 정책에 이를 적용하는 가능성을 모색했다.

 

박현호 교수는 "검거 위주의 전통적 경찰활동은 더이상 우리 사회를 범죄로부터 안전하게 지켜주지 못한다"며 "방어적 설계로 범죄를 부추기는 환경을 제거함으로써 범죄와 공포심을 감소시키고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범죄예방 기술과 이론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박 교수는 범죄행위의 위험도와 곤란도를 높이고 주민들의 적극적 주의와 개입을 유도하기 위한 사회통제 기능을 크게 5가지로 분류하고 그 대책으로 이미 많은 선진국에서 30년 전부터 연구해오던 영역중의 하나인 '범죄예방환경설계'의 도입을 제시했다.

 

이는 방어적 도시 설계를 통해 범죄를 부추기는 환경적 요인을 제거함으로써 범죄와 공포심을 줄여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범죄예방 기술로 ▲자연적 감시 ▲접근 통제 ▲영역성 강화 ▲공적공간에서의 활동 활성화 ▲도시의 교통패턴·구조 변경 등이다.

 

 

첫째, 자연적 감시는 외부인의 침입을 보다 쉽게 관찰할 수 있도록 가시권을 최대한 확보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주거지의 복도나 엘리베이터, 조경을 설계해야 한다는 것이다. CCTV의 시야 확보를 위해 거리 조명을 백색광으로 설치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둘째, 접근 통제이다. 이는 접근을 거부하여 출입을 통제시키는 방법으로 차단기나 잠금장치를 설치하는 것이다. 박 교수는 최근 발생한 인천 동부 연쇄살인과 여고생 강간살인을 예로 들며 범죄를 사전에 방지하기 위해 범행 기회를 제공하지 않아야 한다고 했다.

 

셋째, 영역성 강화는 지역에 대한 소유감과 영역성을 강화하여 장소를 보다 안전하게 만드는 것이다. 영역의 공사를 구분하여 도로와 건물 사이에 전이공간을 배치하거나 울타리를 설치하는 것이 이에 해당한다.

 

넷째, 공적공간에서의 활동 활성화는 길거리 사람들의 '눈'과 '귀'를 최대한 확보해 주는 것이다. 이는 공간 내에서 움직이는 방향에 대한 예측 가능성이 높고 대피할 루트가 없을 경우 범죄 타깃이 되기 쉬워 구성원들간의 원활한 상호작용과 공적공간의 사용을 증진시켜 함정지역을 제거하고 동선을 예측할 수 없도록 해야 하는 것이다.

 

다섯째, 도시의 교통패턴과 구조 변경은 보행자를 중심으로 도로구조를 구성하여 통제·통합의 기능을 강화하는 것이다. 영국 하트포드시에서는 범죄방지 차원의 교통흐름통제 프로젝트를 실시한 바 시범 1년 만에 가로의 강도사건이 183건에서 120건으로 감소한 사례가 있다.

 

마지막으로 박 교수는 안전한 도시 건설을 위한 발전방안으로 ▲범죄발생 장소에 대한 실질적 파악과 과학적 툴을 활용한 체계적 범죄 분석 ▲관련 학계, 경찰, 지방자치단체, 시민단체, 기업, 시민간의 파트너십 ▲부단한 시범운영과 평가 분석 ▲CPTED 조례 제정 등 제도화를 언급했다.

 

경기개발연구원 좌승희 원장은 "경찰서를 비롯한 경찰력 확충과 함께 범죄 예방을 위한 도시환경설계가 연구에 반영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며 "최근 잇따른 범죄로부터 시민들이 안전하게 다닐 수 있는 도시환경계획의 도입이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태그:#범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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