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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는 '고구려역사기념관 건립 범국민추진위'와 함께 고구려역사기념관 건립을 위한 특별기획, '고구려를 다시 세우는 사람들'을 진행합니다. 고구려역사기념관은 국민운동으로 총 330억 원을 모금해 오는 2011년 10월 건립, 개관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국민 여러분들의 많은 동참과 성원을 부탁합니다. <편집자주>

"고구려 역사를 지켜내지 못할 경우, 중국의 주장대로 '고구려 역사=중국의 역사'가 국제사회에 통용될 것이고, 이렇게 되면 '고구려 옛땅 북한=중국 영토'가 되어버리는 엄청난 논리의 비약을 만들어내고 말 것이다. 남북통일을 준비하는 우리 민족의 입장에서 이런 상황을 앉아서 당하고만 있을 수는 없지 않은가?"

 

고구려 역사에 누구보다 많은 관심을 갖고 있는 박영순 경기도 구리시장이 "중국의 동북공정에 맞서 705년 고구려 역사를 지키자"고 국민들에게 직접 호소하고 나섰다. 지난달 7일 박 시장이 발간한 <고구려는 없다>라는 책을 통해서다.

 

705년 고구려 역사를 지키자

 

박 시장은 이 책에서 "중국의 역사 정략화엔 내부 결속과 국익을 도모하려는 내부적 동기를 갖고 있다"고 분석하며 "역사전쟁에서 이기려면 우선 우리끼리 치고 박고, 우리끼리 대립하고 논쟁하는 싸움은 그만두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정치적 이해관계를 떠나 고구려 역사 지키기에 국민 모두가 동참하길 바란다"며, 중국의 역사왜곡 작업을 이렇게 비판했다.

 

"왜 중국은 고구려를 중국의 지방정권이라고 주장하는 것일까? 그 근거는 고구려가 중국 중원왕조에 조공을 바치고, 책봉을 받았다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중국의 소수민족 지방정권이라는 것이다.

 

이 점에 대해 사단법인 고구려연구회 창립 10주년 기념자료집인 '한국사의 뿌리 고구려'에서는 당시 조공과 책봉은 각국 국력의 차이에 따라 주고받는 외교적 관례였다고 반박한다. 이러한 고대의 외교 관례를 가지고 만일 고구려사가 중국사라고 한다면 신라·백제·고려·조선·일본·베트남·터키 같은 모든 나라의 역사가 중국 역사가 될 것이 아니냐고 따진다."

 

박 시장의 고구려 역사 지키기는 고구려 사극 열풍과 동북공정 등이 불거지기도 한참 전에 시작됐다. 그는 마지막 관선시장으로 있던 지난 1994년 구리문화원에 아차산 자료조사를 승인하며 고구려 사업을 시작했다. 하지만 민선 1기에서 낙선한 뒤, 민선 2기를 거쳐 현재 4기 시장을 징검다리로 맡은 탓에 고구려 관련 사업들은 지속성에서 문제가 생겼다.

 

실제로, 박 시장은 지난 2002년 고구려테마공원을 만들기 위해 1300억원 유치를 확정해 놓고도 민선 3기 선거에서 낙마하며 계획이 무산되는 쓰라린 경험을 갖고 있다. 왜 작은 도시인 구리시가 앞장서서 힘들게 고구려테마공원을 세우려는 것일까.

 

"아차산에 고구려테마공원을 구상하게 된 동기는 고구려 역사 문화유산의 대부분이 중국과 북한에 위치하고 있는 현실을 감안할 때, 우리 국민들이 고구려사를 체험하기 위해 외국에까지 가야하는 불편을 해소하는 한편, 신라의 천년 고도인 경주나 백제의 도읍지였던 부여와 공주에 견줄 수 있는 고구려 도시를 구리시에 조성하려는 취지였다."

 

 

그는 지난 2006년 지방선거에서 서울·경기·인천의 자치단체장들 중 유일하게 열린우리당 출신으로 당선돼 시정에 복귀했다. 박 시장은 기적과도 같은 역전극을 펼친 뒤, "민선 4기의 선거 승리를 우리 역사상 가장 강건했던 고구려의 영혼에 바치겠다"고 결심하기도 했다.

 

그는 시장을 맡자마자 그 결심을 발 빠르게 행동으로 옮겼다. 하늘이 그에게 고구려 역사를 지킬 수 있는 마지막 기회를 준 것이라는 믿음 때문이었다. 박 시장은 지난해 '고구려 삼족오 대축제'를 연 데 이어 올해는, 지난 2002년 역시 그가 세웠던 광개토태왕 동상 옆에 실물크기의 광개토태왕비 건립을 추진하고 있다.

 

남북한의 역사 인식 차이, 교류가 불가능할 정도로 심각

 

박 시장이 일찍이 추진했던 아차산 일대의 지표조사는 큰 성과를 거뒀다. 그 조사를 통해 실제로 15개의 고구려 보루(堡壘, 행정기능은 없고 군사기능만 있는 산성)들을 발견했고, 무려 1500여 점의 고구려 관련 유물들을 발굴했다. 국내 학계는 남한은 물론 북한까지 포함한 한반도에서 가장 많이 출토된 고구려 유물로 인정했다.

 

박 시장은 고구려 역사를 논하면서 남과 북의 역사 인식에도 주목했다. 그는 "고구려사는 남북이 함께 지키고 가꾸어 나가야 될 민족의 역사"라면서 "하지만 남북한의 역사 인식은 기본적으로 큰 차이가 있다"며 다음과 같은 문제점을 짚었다.

 

"북한은 철저한 자력갱생주의를 주장하는 주체사상을 국시로 내걸고 '고조선-고구려-발해-고려-북한'으로 이어지는 강한 역사를 한국사의 정통으로 인정한다. 이에 반해 남한에서는 한국사의 정통성을 '고조선-삼국-통일신라-고려-조선-남한'으로 이어지는 체계로 설정하고 있다. 이는 건전한 역사학의 교류가 거의 불가능할 정도로 심각한 문제다."

 

이에 대해 박 시장은 "'고조선에서 고려'에 이르는 한국사의 체계를 맞춰가는 작업만이라도 남북한이 함께 하면 좋겠다"고 바라면서도 "평화통일의 기틀인 한국사를 바로 세우는 일이 그렇게 만만하고 순탄해 보이지 않는다"며 이렇게 묻고 있다.

 

"고구려·백제·신라가 한반도를 넘어 멀리 만주벌판까지 호령하며 각축을 벌이던 역사를 오늘 우리는 삼국시대라 부르고 있다. 그렇다면 벌써 60년이 지난 분단의 역사를 우리 후손들은 어떻게 부를까? 남북시대로 부를까, 아니면 이국시대로 부를까?"

 

'고구려역사기념관 건립' 위한 '범국민모금운동' 벌이자!

 

박 시장의 명함을 보면 '고구려의 기상, 대한민국 구리시'라는 문구가 눈길을 끈다. 이 문구는 시청 건물은 물론이고 구리시를 알리는 곳곳의 표지판들에 새겨져 있다.

 

뿐만 아니라 관내 아파트들의 외벽에는 '고구려 고분 벽화'가 그려져 있고, 드라마 <태왕사신기>의 촬영장으로 '대장간 마을'을 조성하는 등 구리시는 온통 고구려 일색이다.

 

박 시장이 기울인 이러한 노력들은 머지않아 구체적인 성과물로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사단법인 고구려역사문화보전회(이사장 이이화)가 오는 2011년까지 아차산 자락에 고구려역사기념관 건립을 추진하고 있는 것.

 

총 330억원에 달하는 건립비용은 이미 지난해 말 구리시 추진위원회가 발족하며 17억여원을 모금한 것을 비롯해 범국민모금운동으로 모아낼 계획이다.

 

박 시장이 바쁜 시정을 챙기는 가운데 <고구려는 없다>를 펴낸 이유도 고구려역사기념관 건립에 있다. 책의 수익금 전액을 건립기금으로 쓰겠다고 약속한 것.

 

박 시장은 "숭례문을 잃은 것은 한 시대의 문화를 잃는 것이지만, 고구려를 잃는 것은 민족의 뿌리와 미래까지도 잃는 것"이라며 국민들에게 이렇게 호소했다.

 

"중국은 한민족의 고대사를, 일본은 민족의 근대사를 각각 날조해 한민족의 정체성과 한국사 체계를 파괴하고 한민족의 자긍심을 무참히 짓밟고 있다. 한국과 일본, 한국과 중국의 역사전쟁은 단순한 갈등과 분쟁이 아니다. 정체성이 없는 민족은 번영과 발전을 이룰 수 없다. 그 위업이 제 아무리 성대하고 화려하더라도 사상누각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고구려역사기념관은 대제국 고구려의 역사와 문화를 지키고 계승하려는 국가적인 차원의 대역사다. 온 국민이 힘을 모아 고구려역사기념관을 세워서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 한국인에게 부여된 역사적 소명과 사명을 완수했으면 한다."

덧붙이는 글 | 고구려역사기념관 건립 범국민추진위원회
(사)고구려역사문화보전회 http://www.koguryeomemorial.kr

모금운동 동참 (예금주-고구려역사문화보전회)
*기부영수증 발급을 통해 연말소득공제 혜택을 받을 수 있다.
ARS 060-700-1777
농협중앙회 105-21-283318
국민은행 222201-047-064281
우리은행 1005-701-113735


고구려는 없다

박영순 지음, 두레미디어(2008)


#고구려#고구려역사기념관#광개토태왕#구리시#박영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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