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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시절,
군산 째보선창 가
단골로 다니던 선술집에
욕쟁이 한 분 계셨다
안주도 좋았지만
그에 못지않게
입도 아주 걸었다
아예 입에다 욕을 달고 살았다
그 집에 가면
막걸리 사발을 들이키기도 전에
안주를 채 집어 먹기도 전에
욕으로 먼저 배가 불렀다
길을 걷다가 문득
수도 없이 많은 가시를 단
탱자나무 가지 끝에 핀
작고 앙증맞은 꽃송이를 본다
탱자나무에도 저런 꽃이 있었던가?
어쩌면 저 꽃은
탱자나무가 감춘 사랑인지도 모른다
그립다
거친 욕 속에
사알짝 피어났던
욕쟁이 할머니의
인정의 꽃,
그 숨은 꽃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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