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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시민으로서 살아가는 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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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시민주의 - 이방인들의 세계를 위한 윤리학 | 콰메 앤터니 애피아 지음 | 실천철학연구회 옮김 | 331쪽 | 바이북스

지난해 8월로 국내 체류 외국인이 100만 명을 넘어섰다. 이제 지하철이나 버스에서 피부색이 다른 사람 한두 명쯤 보는 것은 일상적 풍경이 됐다. 세계 역시 세계화 촉진과 인터넷 보급 등으로 '지구촌' 시대로 들어섰다. 그동안 이방인으로 여겨왔던 '낯선' 사람들의 생활권이 손 내밀면 닿을 곳까지 다가와 있다. 저자는 묻는다. 그럼 어느 쪽으로 가야 하는가?

저자는 세계화(globalization)도 다문화주의(multiculturalism)도 아니라고 말한다. 그가 제시하는 방향은 세계시민주의(cosmopolitanism), 좀 더 정확히 하면 '자유주의적 세계시민주의'다. 자유주의적 세계시민주의는 인간의 사회적·문화적 다양성과 차이를 존중하는 데서 시작된다.

저자는 그러나 자신의 주장을 일방적으로 설교하려 하지 않는다. 고대 그리스와 로마, 아프리카 가나와 나이지리아 등 동서고금을 종횡무진하는 비교문화적 예시와 저자 자신의 생생한 경험이 담긴 일화 등을 통해 독자와의 대화를 시도하고 있다. 저자 자신이 가나에서 가나 아버지와 영국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나, 영국에서 박사학위를 받고, 현재 미국에서 대학교수로 살고 있는 '세계시민'이기도 하다.

68혁명을 온몸으로 통과한 좌파지식인의 자서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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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0년대 자서전 - 열정의 시대 희망을 쏘다 | 타리크 알리 지음 | 안효상 옮김 | 책과함께 | 624쪽 | 2만5000원

40년 전 프랑스 대학생 8명이 아메리칸 익스프레스 파리 사무실을 습격했다. 미국의 베트남 침공에 항의하기 위해서였다. 그렇게 68혁명의 불꽃은 타올랐고, 이후 유럽의 현대사는 68년 이전과 이후로 나뉘게 됐다.

주홍색의 강렬한 표지 위에 동그랗게 '68혁명 40주년'이라고 박혀 있는 이 책은 68년을 전후해 혁명의 물결을 타고 베트남, 볼리비아, 중국, 북한 등을 넘나들며 새로운 미래를 위해 거리에서 싸웠던(책의 원제는 '거리에서 싸우던 나날(Street-Fighting Years)'이다) 파키스탄 출신 한 좌파지식인의 자서전이다.

40년이 흐른 지금, 68혁명은 무엇을 남겼는가? 당시 혁명의 불꽃이 타올랐던 파리, 그곳 엘리제궁의 주인인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은 오히려 '68년의 청산'을 외치고 있다. 마침 이 글을 쓰고 있는 오늘은 4월 19일, 4월혁명 기념일이다. 4월도 68년도 '미완의 혁명'에 머물렀다. 저자는 묻는다. 1968년의 꿈과 희망, 그 모든 것이 게으른 환상이었을까? 그럼 우리에게 4월은?

'당신이 없으면 내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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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아리·연인·모닥불 | 정호승 지음 | 박항률 그림 | 열림원 | 각권 170-190쪽 | 각권 8500원

'외로우니까 사람이다'고 노래한 정호승 시인이 고요한 온기로 풀어낸, 어른을 위한 동화집 세 권. 1988년(<항아리> <연인>)과 2003년(<모닥불>·당시 제목 <기차이야기>)에 펴낸 책들에 새 작품을 더해 새롭게 단장했다.

항아리, 밀물과 썰물, 섬진강, 왕벚나무, 돌멩이, 손거울, 몽당빗자루 등 말 못하는 동식물과 사물을 빌려 상처받고 모난 것들을 다독이며 관계와 소통, 사랑과 행복에 대한 깨달음을 준다. 예컨대, 오줌독으로 쓰이던 보잘것없는 '항아리'는 아름답고 소중한 그 무엇이 되기를 간절히 바란 끝에 범종 소리를 받아내는 음관 역할을 하게 된다.

작가의 말처럼 남한테 준 상처가 바로 나의 상처가 되고, 당신이 없으면 내가 없다. 자신의 삶이 보잘것없게 느껴진다면, 그래서 위로받고 또 사랑하고 싶다면, 조용히 책장을 펼칠 일이다.

슬픈 대륙의 정복당하지 않는 소녀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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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의 비밀 - 아프리카에서 보낸 편지 | 헤닝 만켈 지음 | 이미선 옮김 | 아침이슬 | 216쪽 | 9000원

'슬픈 대륙' 아프리카 모잠비크에선 내전을 겪으며 많은 사람이 죽었고, 많은 사람이 살던 곳을 떠나 어디론가 도망쳐야 했다. 그 틈에 끼인 아이들의 삶은 더욱더 비참했다. 모잠비크의 소녀 소피아의 삶도 그러했다.

소피아의 아버지는 폭도에게 살해됐고 함께 뛰어놀던 언니는 지뢰에 목숨을 잃었다. 그녀도 두 다리를 잃었다. 한 다리만 잃은 친구가 부럽기조차 하다. 그녀는 고민한다. 의족을 하고는 춤을 출 수 없는데 그래도 결혼할 수 있을까? 그럼에도 그녀는 자신에게 닥친 불행에 절망하지 않는다.

저자가 '정복당하지 않는 사람에 관한 기록'이라고 밝힌 이 이야기는 상상력의 산물이 아니다. 모잠비크에 살고 있는 스웨덴 작가인 저자가 실제 소피아란 소녀에게 일어난 이야기를 바탕으로 이 소설을 썼다. 그래서 더 생생하고, 섬세하고, 절절하다. 독일 아동 및 청소년 문학상을 받았다.

그저 장난이었을 뿐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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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라얀푸르 아이들 | 샤시 데슈판데 지음 | 이시영 옮김 | 원혜영 그림 | 272쪽 | 9500원

인도가 영국의 식민지배를 받던 시절, 보통사람들이 겪은 어려움과 그들의 독립운동을 어린이의 눈으로 바라본 역사동화. 1942년 인도에서 실제로 일어난 비극, 어린이들의 천진난만한 장난에 흥분한 경찰이 마을 전체에 총탄을 발포한 '나라얀푸르 사건'을 배경으로 하고 있다.

주인공 바부와 만주 남매의 아빠는 간디를 지지하며 평화시위에 연설자로 나섰다가 경찰에 체포된다. 이어 비폭력보다는 무력을 더 믿었던 집안의 장남 모한이 기차역 방화사건에 연루돼 경찰의 추격을 받게 되자 엄마는 어린 남매를 데리고 작은 마을 '나라얀푸르'로 숨어 드는데….

저자가 이 사건에 주목한 것은 이 일의 주인공이 간디나 네루와 같은 유명인사가 아니라 한 시골마을의 어린이와 그 아이들을 지키는 평범한 어른들이기 때문이다. 다소 무겁게 느껴질 수 있는 소재와 주제를 어린이 독자들도 쉽게 받아들일 수 있도록 풀어썼다.

현대 광고인들의 바이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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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광고로 세상을 움직였다 - 데이비드 오길비의 비즈니스 철학과 경영 이야기 | 데이비드 오길비 지음 | 강두필 옮김 | 다산북스 | 348쪽 | 1만2000원

'38세의 실업자입니다. 대학을 중퇴했습니다. 요리사, 세일즈맨, 외교관을 거쳐 농사도 지어봤습니다. 마케팅에 대해선 아무것도 모르고 카피는 써보지도 않았습니다. 광고가 재미있어서 업(業)으로 삼겠다고 결심했으며 연봉 5천 달러를 희망합니다.'

이 사람을 채용할 대행사가 있을까? 결국 런던의 한 광고대행사가 모험을 했고, 그는 3년 뒤 세상에서 가장 유명한 카피라이터가 됐으며 이후 세계적인 광고대행사 '오길비 앤 매더(Ogilvy & Mather)'를 설립했다. 그의 이름은 데이비드 오길비(1911-1999). 1920년대 이후 광고계의 번영을 이끈 '현대 광고의 아버지'다.

이 책은 오길비가 "나의 죄를 고백하고 나의 모험에 관해 이야기"하며, 그 가운데 자신의 비즈니스 철학을 풀어놓은 책이다. 90년대 원제 그대로 <어느 광고인의 고백>으로 출간됐을 때 빠진 내용들을 집어넣어 완역본으로 재출간했다. 저자는 처음 이 책이 4천 권 정도 팔릴 것으로 예상했다고 한다. 그러나 실제로는 전 세계 14개 언어로 번역돼 200만 부가 넘게 팔린 '현대 광고인들의 바이블'이 됐다.

'이다'는 왜 언제나 알몸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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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삭제판 이다 플레이 | 이다 글·그림 | 랜덤하우스 | 296쪽 | 1만2000원

지금은 스물일곱 살이 된, 소녀도 아닌 그렇다고 어른도 아닌 '어른 여자애'인 이다(2da)가 인터넷 공간에 올린 그림일기를 책으로 묶었다. <이다 플레이>의 '무삭제판'이 아니라 원래 제목이 '무삭제판 이다 플레이'다. 그만큼 저자는 자신의 감정에 충실하며, '쿨'하기보다는 구질구질하게 느껴지는 소소한 일상조차 감추지도 숨기지도 않는다. 심지어 그림 속의 이다는 언제나 실오라기 하나 안 걸친 알몸뚱이 그대로 등장한다.

저자는 자신의 홈페이지에 올린 글에서 '어떻게 그렇게 솔직한가?'라는 질문에 이렇게 답하고 있다. "난 내 자신이 그다지 솔직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단지 기준이 다른 것 같다. 그냥 남들이 쪽팔려하는 게 난 안 쪽팔릴 뿐이다."

이다가 분노하고 아파하고 기뻐하고 희망하고 사랑하는 모습에서 같은 세대라면 공감 앞에서 무너질 수도 있을 것이고, 다른 세대라면 '88만원 세대'의 흔들리는 청춘을 엿볼 수 있을 것이다. 인터넷에서 스크롤을 해가며 보는 그림을 규격화된 종이에 담다 보니 약간 혼란스런 느낌도 든다. 최근 이다의 생활을 엿보려면 www.2daplay.com을 클릭할 것.


세계시민주의 - 이방인들의 세계를 위한 윤리학

콰메 앤터니 애피아 지음, 실천철학연구회 옮김, 바이북스(2008)


#이주의 새책#세계시민주의#68혁명#데이비드 오길비#신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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