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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산대학교 단과대학 학생회장들과 총·부총학생회장은 24일 생활협동조합의 민주적인 운영과 '넉넉한 터' 축소반대를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부산대학교 단과대학 학생회장들과 총·부총학생회장은 24일 생활협동조합의 민주적인 운영과 '넉넉한 터' 축소반대를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 부산대학교 총학생회


24일 낮 부산대학교 정문 앞은 눈물바다였다. 부산대학교 총학생회장과 부총학생회장이 부산대학교 생활협동조합의 민주적인 운영과 '넉넉한 터'(이하 넉터)라고 불리는 대운동장의 축소반대 요구를 하며 삭발식을 진행한 것.

삭발식에 앞서 진행된 기자회견에서는 부산대학교 단과대학 학생회장들과 총·부총학생회장의 기자회견문 낭독이 있었다. 기자회견문에서 이들은 매점의 정상화, 생협의 원만한 운영 보장, 학우들을 위한 넉터 공사 진행, 학생들 무시하는 학교본부에 대한 규탄을 이야기하였다.

 삭발식을 시작하는 모습 총학생회장(왼쪽)/ 부총학생회장(오른쪽).
삭발식을 시작하는 모습 총학생회장(왼쪽)/ 부총학생회장(오른쪽). ⓒ 부산대학교 총학생회


 삭발식이 끝나가는 모습.
삭발식이 끝나가는 모습. ⓒ 부산대학교 총학생회


부산대학교 정문에서 열린 기자회견에는 200여명의 부산대학교 학생들이 모여들었고, 이후 이어진 삭발식에서 대표자들의 머리가 조금씩 잘려나가자 학생들은 눈시울을 붉히거나, 울음을 터뜨리기 시작했다.

"생협과 넉터 때문에 삭발합니다"

 부총학생회장(왼쪽) 총학생회장(오른쪽). 부총학생회장이 발언하고 있다.
부총학생회장(왼쪽) 총학생회장(오른쪽). 부총학생회장이 발언하고 있다. ⓒ 부산대학교 총학생회


삭발식이 끝나고 대표자들의 발언이 이어졌다.

"작년에는 등록금 문제 때문에 단식을 하였고, 올해에는 생협과 넉터 때문에 삭발을 합니다. 작년에 어머니가 차려주시는 아침도 먹지 못하고 학교를 갔는데, 올해는 어머니는 TV와 신문에서 아들이 삭발을 하는 것을 보게 될 것입니다. 얼마나 가슴이 아프시겠습니까. 그러나 학우들을 위해 일하는 자랑스러운 아들로 봐주실 거라고 믿습니다."

김민철 부총학생회장(경제학과 4학년)이 떨리는 목소리로 발언을 마치자, 기자회견장은 다시 눈물바다가 되었다.

김진성 총학생회장(신문방송학과 4학년)은 "계속해서 생협과 넉터문제에 협상을 해왔지만 겉으로는 논의를 해보겠다는 이야기만 반복하고 있고, 실제로 반영이 되지 않은 채 추진이 되어왔었다"면서 "더 이상 총학생회의 협상으로만은 해결할 수 없어 이렇게 머리를 자르게 되었다"고 삭발한 이유를 밝혔다.

기자회견에 참석한 다른 학생들도 "생협 부이사장이 생협 항의방문을 갔을 때, 여학우를 때리려고 손을 올리기도 했으며, 코리아세븐의 차가 들어오는 것을 막겠다고 이야기하는 학우에게 '차에 깔려 죽으라'라는 등의 폭언을 일삼았다"고 폭로하였다. 또 학생들은 "심지어 생협 이사들 한사람 한사람에게 서명을 받아 계약을 통과시키려고 했다"며 학교본부의 일방적인 태도를 비판하였다.

총학생회와 학교본부 대립, 갈등 지속

한편 이날 기자회견에 앞서 학교본부의 학생 지원처는 '생협 및 넉터관련 사안에 대해 말씀드립니다'라는 제목의 성명을 발표하고, 대자보를 제작해 학내 곳곳에 부착하였다. 성명에서 학교본부는 코리아세븐으로부터 받은 발전기금 13억원 반환을 위한 절차를 밟고 있으며, 향후 생협의 운영에 관한 새로운 방안을 추진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총학생회와 생협의 학생조합원들은 독립단체인 생활협동조합의 매점입찰을 조건으로 학교본부가 코리아세븐으로부터 13억원을 받은 것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고 있었다. 또 물품공급업체인 코리아세븐이 이익금을 생협과 5대 5로 나누는 것 역시 문제라며 계약 파기를 주장하고 있었다. 사실상 학교본부가 학생들의 요구를 수용한 것.

그러나 넉터 문제에 대해 학교본부는 2006년에 약 5개월에 걸쳐 대학구성원들과의 합의를 끝낸 문제라고 주장하였다. 2006년 당시 38대 총학생회가 넉터 공원화 사업에 합의하였으며, 현재 사태는 모두 학생들의 억지스러운 주장에 있다는 것이다.

현재 부산대학교는 넉터 운동장을 반으로 줄이고 공원화하려는 본부와 축구조차 하지 못하는 운동장을 받아들일 수 없다는 학생 측이 대립하고 있다.

학교본부의 이러한 발표에 대해 학생들이 자주 이용하는 부산대학교 홈페이지에서는 '학교본부가 해도 해도 너무한다'는 반응의 글이 올라오고 있다. "매점 문 닫은 지가 언제인데, 이제 와서 이런 글을 올리냐?", "허 미치겠네"와 같은 제목의 글들이 올라오고 계속해서 올라오고 있다. 한편 "총학에 묻습니다, 어디까지가 진실인거지요?"와 같은 제목의 글들이 올라와 사태의 진실이 무엇인지 궁금해 하는 학우들도 있는 등 의견이 분분하다.

이에 대해 정혜원 총학생회 정책국장(유아교육학과 4학년)은 "38대 총학생회에서는 현재 진행되고 있는 효원굿플러스사업(학교 안에 대형 쇼핑몰을 건설하는 사업)을 알지 못한 채 합의한 것"이라며 "알고 보니 효원 굿플러스사업과 넉터문제가 연관되어 있고, 이에 39대 총학생회와 현재 40대 총학생회가 계속 문제를 제기하였고, 올해 등록금 협상 때 재논의하기로 합의하였다"고 말했다.

실제로 기자회견을 마친 후 학생들이 넉터공사의 책임을 맡고 있는 '캠퍼스기획관리본부'를 항의 방문하였다. 최형장 캠퍼스기획관리본부 주무는, '넉넉한 터 공원화사업의 비용을 효원굿플러스가 책임지기로 했냐?'는 학생들의 질문에 "그렇다"라고 답변하였다. 학생들과 본부 측의 입장이 판이하게 갈렸다.

이에 김진성 총학생회장이 "지금까지 수십 차례 본부와 협의했지만, 본부가 반영한 적은 없다"면서 "이 문제를 책임 있게 이야기할 수 있는 총장님을 만나러 가자"라고 외치자 학생들은 구호를 외치며 총장실로 향했다.

총장 만날 때까지 무기한 점거 돌입

 총장실을 점거한 학생들.
총장실을 점거한 학생들. ⓒ 부산대학교 총학생회


부산대학교 총장은 자리에 없었다. 학생들은 "수십 차례 총장님을 만나기 위해 시도했으나 한번도 이루어진 적이 없었다"며 자리에 앉아서 총장님이 올 때까지 기다리자고 이야기하며 사실상 총장실 점거에 들어갔다.

김 총학생회장은 다음과 같이 말하며 무기한 점거의 의지를 밝혔다.

"넉터와 생협문제를 책임 있게 해결할 수 있는 사람은 총장님이다. 그러나 총장님과의 면담은 계속 실패했다. 그래서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총장님과 만날 수 있을 때까지 여기서 총장님을 기다리겠다. 5월 1일 본관 앞 항의집회에 많은 학우들의 참여가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한편 학생들은 문제가 해결될 때까지 총장실을 무기한 점거하기로 했으며, 5월 1일 학교본부 앞에서 대규모 집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덧붙이는 글 | 박정훈 기자는 부산대학교 사회대 학생회장입니다.



#부산대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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