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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적 두루미 전문가인 조지 아치볼드(Dr. George W. Archibald) 박사가 환경부장관과 경남도지사, 창원시장 앞으로 편지를 보내 창원 주남저수지의 재두루미 서식환경보전에 우려를 나타냈다.

 

마산창원진해환경운동연합(공동대표 신석규․임영대․최재은)은 25일 아치볼드 박사가 보낸 편지를 공개했다. 아치볼드 박사는 지난 4월 9~10일 사이 한국을 방문했다.

 

당시 아치볼드 박사는 환경운동연합이 주최한 초청간담회에 참석해 주남저수지 탐방시설 설치와 기타 주남저수지 주변에서 일어나고 있는 각종 개발사업이 두루미 서식에 미치는 악영향에 대해 들었다.

 

경남도와 창원시는 오는 10월 말 창원에서 개최는 람사르 총회를 앞두고 주남저수지에 각종 탐방시설을 짓고 있다. 마창진환경운동연합은 지난 3월 24일부터 주남저수지 공사 중단을 요구하며 천막농성을 벌이고 있다.

      

아치볼드 박사는 국제두루미재단(미국 소재) 공동 설립자로 현재 세계자연보전연맹(IUCN) 두루미전문가그룹 의장을 맡고 있다. IUCN은 람사르총회의 국제파트너로서 람사르협약을 제안하고 협약에 참여한 국제기구다.

 

그는 1968년 캐나다 노바스코샤주 핼리팩스에 있는 달하우지대학교에서 학사 학위를 받았으며, 1977년 코넬대학교에서 조류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그는 시민 교육 프로그램, 서식지 보호, 두루미류 인공 번식과 복원 프로그램을 활발하게 진행하고 있다.

 

현재 국제두루미재단에는 50명의 활동가가 일을 하고 있으며, 전 세계 45개 국가에서 진행되고 있는 두루미 보호 프로젝트를 지원하고 있다. 현재 그는 아프가니스탄, 아제르바이잔, 부탄, 쿠바, 중국, 인도, 이란, 남북한, 파키스탄, 그리고 러시아에서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아치볼드 박사는 1974년부터 30여 차례나 한국을 방문하였다. 특히 한강 하구에서 겨울철새인 재두루미가 대량으로 월동하고 있는 것을 처음 발견하였으며 이 발견을 토대로 한강 하구가 재두루미 도래지로서 천연기념물 202호로 지정되어 보호받는데 결정적인 기여를 했다.

 

그는 전 세계 두루미보호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아 수 개의 명예박사학위와 WWF(세계자연보호기금)의 황금메달(Gold Medal), 인디애나폴리스동물원의 백합메달(Lily Medal)과 맥아더재단의 펠로우상(Fellow Award)을 받았다.

 

 

다음은 아치볼드 박사가 박완수 창원시장한테 보낸 편지다(번역은 마창진환경운동연합에서 했다).

 

박완수 창원시장한테 보낸 편지

 

전 세계의 수천 여 동료들과 함께 저는 창원시가 다가오는 람사르협약 당사국 총회를 개최하는 것에 대해 창원 시민들께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또한 저희는 고요한 아침의 나라에서 있을 이 역사적인 회의에 대해 매우 기대하고 있습니다. 

 

지난해에 저는 영광스럽게도 주남저수지를 방문할 기회가 있었으며, 멸종위기에 처한 재두루미와 가창오리 등 습지에서 서식하는 새들을 많이 볼 수 있었습니다. 이처럼 많은 새들이 주남저수지에서 번성할 수 있는 것은 저수지와 주변 논에 풍부한 먹이 공급지가 있으며, 저수지 안에 있는 안전한 잠자리가 있기 때문입니다.

 

주남저수지는 한국 한강이남에서 유일한 재두루미 월동지이며, 지난 몇 년 동안 이곳에서 월동하는 재두루미 개체수가 계속 늘어나고 있습니다. 일본 이즈미에 재두루미가 집중되고 있어 이에 대한 분산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는 상황에서 재두루미 보전을 위해 대안 월동지가 될 수 있는 주남저수지의 보전은 매우 중요합니다.

 

최근 저의 동료들은 철새들이 의존하고 있는 주남저수지의 환경을 심각하게 훼손할 수 있는 세 가지 개발계획에 대해 우려를 표명하고 있습니다. 대형 산업단지가 인근 논에 들어서고, 보다 많은 탐방객들이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습지를 관통하는 목도와 기존의 자연스런 탐방로를 확장하고 포장하는 계획들이 바로 그것입니다. 그러나 이러한 사업들은 야생동식물 서식을 위한 주남저수지의 가치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가능성이 매우 큽니다.

 

재두루미는 낮에, 가창오리는 밤에 주남저수지에 접하고 있는 논들에서 낙곡과 식물성 먹이, 곤충류, 기타 작은 소형동물들을 먹습니다. 지금 계획되어 있는 산업단지는 이들이 먹이를 먹는 지역의 상당 부분을 파괴할 것입니다. 낮에는 가창오리가 큰 무리를 지어 주남저수지에서 잠을 잡니다. 지금 계획되어 있는 목도를 통해 탐방객들이 찾아오면 쉬고 있는 가창오리를 하루 종일 교란시킬 것입니다.

 

지금 있는 자연스런 탐방로는 좁고 포장되지 않아 탐방객들에게 자연 속에 와있다는 느낌을 줍니다. 이 탐방로의 크기를 확장하고 포장하게 되면 사람들은 더 이상 이러한 느낌을 가지지 못하게 될 것이며, 새들에게 더 큰 교란을 초래할 것입니다.

 

주남저수지는 창원시민들이 자연의 안녕을 위해 애쓰신 노력에 대한 기념비입니다. 따라서 저는 야생동물 서식에 부정적인 활동을 방지함으로써 이토록 세계적인 귀중한 자산이 계속 지켜질 수 있도록 시장님께서 애써주시기를 기원합니다. 감사합니다.

 

조지 아치볼드(국제두루미재단 공동 설립자)


#주남저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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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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