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거환경 측면에서 송파구의 보물을 꼽는다면 아마도 올림픽공원과 석촌호수를 들 수 있을 것이다. 올림픽공원은 88서울 올림픽을 준비하면서 인공으로 조성된 대형공원이나 석촌호수는 굽어진 한강줄기를 토지구획정리 사업을 하면서 강의 일부를 호수로 조성한 반 자연적인 호수라 할 것이다.
이런 석촌호수 남측 석촌호수길에 아주 고무적인 조용한 변화가 일어나고 있어 살펴보았다. 도심에 경관이 아름다운 대형 호수가 자리 잡다 보니 주거 공간으로서의 가치가 상승하고 덩달아 석촌호수 길에 대형 주상복합 건물이 들어서면서 1층 상가들이 외벽을 유럽풍의 고풍스러운 스타일로 디자인해 눈길을 끈다. 더불어 분위기 좋은 카페가 들어서기 시작하고 있다.
시초는 송파구(구청장 김영순)에서 약 십여년 전 석촌호수 공원에 있는 공중 화장실 건물 3개 동을 개조하여 전망 좋은 카페와 수준 높은 화장실로 개선하면서 부터다. 이 영향을 받았는지는 모르겠으나 호수 남단 측에 새로 건설하는 주상복합건물 일층 점포들이 너도 나도 운치 있는 카페와 유럽풍의 고급 레스토랑을 열어 고풍스런 분위기로 변신하고 있다.
현재 성업 중인 카페는 총19개 업소이고, 유럽풍의 양식당도 2~3개소가 성업 중이다. 이곳 대분의 업소는 자진해서 규모가 작으면서도 예쁜 간판을 디자인하여 부착하고 조용한 분위기를 연출하고 있는 것이 특색이다.
커피와 차 그리고 약간의 주류를 판매하는 카페들은 비교적 넓은 보도와 접하고 있고, 길건너 석촌호수공원의 울창한 나무 사이사이로 펼쳐진 푸른 호수를 바라 볼 수 있는 운치 때문에 수준 높은 카페가 늘어나는 것 같다.
다만 서울의 어느 카페 거리처럼 술에 취해 비틀거리고 휘황찬란한 환락의 거리로 변모하지 않기를 바랄 뿐이다. 중절모를 쓴 점잖은 노신사 부부가 한가로이 석촌호수변을 산보하다 분위기 좋은 카페에서 차를 마시며 담소하는 거리로의 변신을 상상해 보는 것도 기우가 아니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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