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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산의 소나무 황산의 바위봉우리에 서있는 소나무
황산의 소나무황산의 바위봉우리에 서있는 소나무 ⓒ 임재만

새벽에 눈을 떠보니 비가 내리고 있다. 아! 이럴수가! 꿈이여 다시 한 번… 황산의 일출을 얼마나 기다렸는데…. 아쉽게도 비로 인해 아침 일출을 보기 위한 산행은 결국 취소 되고 말았다. 아침식사를 여유롭게 먹고 바깥 날씨를 살폈다. 비가 금세 그칠 것 같지가 않다. 비옷을 단단히 챙겨 입고  광명정을 향해 호텔을 나섰다. 우중에 비옷입고 걷는 산행, 생각만큼 나쁘지는 않았다. 처음에 길을 나설 때는 춥지 않을까 걱정 했는데, 막상 산길을 걸어 올라가다 보니 온기가 비옷에 갇혀 열기가 느껴진다.

계속 오르막길이다 보니 숨은 더 차오르고 사방이 분간할 수 없을 정도로 비가 내리고 있어 마음은 답답하기 그지없다. 너무 숨이 막혀 모자를 벗는 순간 커다란 바위가 절벽위에 버티고 서 있다. 앞을 내려다보니 끝이 보이지 않는 낭떠러지다. 그 위에 집채만한 바위가 비 비람을 버티고 서있다. 12m, 600톤 무게의 거석으로 돌 밑바닥과 산 봉우리가 확 트여서 마치 거석이 하늘을 나는 듯한 형태라 하여 비래석이라 이름이 붙여졌다 한다.

황산의 기이한 바위들 황산능선에서 쉽게 볼 수 있는 바위들
황산의 기이한 바위들황산능선에서 쉽게 볼 수 있는 바위들 ⓒ 임재만

황산 서해협곡 황산의 서해협곡 모습
황산 서해협곡황산의 서해협곡 모습 ⓒ 임재만

이곳에서 소원을 빌면 그 소원이 이루어진다는 이야기가 있어 모두들 비래석 앞에서 고개를 떨구고 저마다의 소망들을 빌어본다. 빗방울이 주춤해지는 듯하여 다시 산길을 천천히 걸어올라 갔다. 수백 개의 돌계단을 밟고 올라가자 황산의 제2봉인 광명정(1860)이  희미하게 자태를 드러낸다. 이곳에는 다른 코스로 올라온 많은 사람들이 운집해 있었는데 모두 비옷을 입고 있어 야단스러운 분위기다.

광명정은 황산의 두 번째 고봉이기는 하나, 36개 봉우리에는 들지 못한다. 봉우리 정상은 평탄하고 높으며, 일조시간이 길고 양광이 찬란할 뿐만 아니라, 등정을 하고 나면 동해의 기이한 경관과 서해의 무리져 있는 봉우리등을 바라볼 수 있다고 한다.

이 모든 것을 볼 수 있으니 서해의 연화봉 보다도 이곳에서 바라보는 일출의 광경이 가장 아름답다고 한다. 여기까지 와서 일출을 볼 수  없다니 아쉬울 수밖에…. 또 광명정 정상에는 화동지구의 황산기상대가 설치되어 있다.

대부분 황산의 관광코스는 운곡의 케이블카를 타고 올라와 이곳을 거쳐 산장호텔에서 머문다. 그리고 서해대협곡을 멀리까지 바라본 후 다시 옥병케이블을 타고 내려가는 경우가 많다. 광명정에서 비를 맞으며 잠시 숨을 고르고 백아령케이블카쪽으로 하산하기 시작했다. 도보로 하산할 예정이었는데 비가 많이 내려 케이블카를 타고 내려가기로 하였다.

하산하는 도중 비옷을 입고 올라오는 많은 중국 사람을 볼 수 있었다. 산에서 만난 중국 사람들을 보면 한국 사람과 구별하기가 쉽지 않다. 말을 하지 않으면 전혀 구별할 수가 없다. 그러나 며칠 산행을 하면서 쉽게 구별할 수가 있었다. 한국 사람은 대부분 등산화를 신었지만, 중국 사람들은 모두가 운동화나 구두를 신고 있었다. 아직 중국에는 등산화의 개념이 없는 것 같다.

"황산은 중국의 화동(華東)지역 안휘성(安徽省) 제일 남쪽 끝에 위치해 있으며 안휘성을 흘러지나가는 양자강(長江) 이남에 위치해 있다. 전설에 의하면 중국인의 선조 헌원 황제가 이산에서 도를 닦으면서 황산의 기를 받아 신선이 되였다는 전설이 있다. 그래서 당명황(唐明皇)이 이산을 황산이라 고쳤고 그때부터 오늘까지 황산이라 부르게 되었다 한다.

황산의 서해대협곡의 풍경 서해대협곡을 올라 오며 본 풍경
황산의 서해대협곡의 풍경서해대협곡을 올라 오며 본 풍경 ⓒ 임재만

중국의 10대 명승지 가운데 유일한 산으로서 1990년 12월에 유네스코에 의해 세계 자연유산으로 인정 되었다는 황산, 황산의 아름다움은 많은 화가들로 하여금 붓을 버리게 했고 많은 시인들의 글구가 막히게 할 만큼 중국 최고의 명산이다. 그래서 어떤 사람들은 황산을 인간선경(人間仙境) 즉 인간의 천국이라고도 부르고 또 꿈의 황산이라고도 불렀다.

그러나 황산은 천국도 아니고 꿈도 아닌 눈으로 직접 체험 할 수 있는 명산이다. 명(明)나라때 중국의 유명한 지리학자이고 여행가인 서하객(徐霞客)이 1616년, 1618년 두번 황산을 탐험하고 난 뒤 중국에서 5악 (泰山, 華山, 嵩山, 衡山, 恒山)을 보면 다른 산을 볼 필요가 없는데 황산을 보고 나면 5악도 볼 필요가 없다고 극찬 했다고 한다. 누구나 이산을 한번 오르고 나면 영원히 잊지 못하고 오래도록 기억하게 된다."
- http://purina.tistory.com/2514 블로그 참조

두견화의 모습 황산에서 볼 수 있는 두견화의 모습
두견화의 모습황산에서 볼 수 있는 두견화의 모습 ⓒ 임재만

백아령에서 케이블카를 타고 내려가기 시작했다. 구름속이라 한치 앞도 보이지 않는다. 창문을 닦으면서 밖을 보려 해도 전혀 볼 수가 없다. 갑자기 누군가 소리를 지른다. 산 아래는 비가 오지 않는 모양이다. 점점 안개가 걷히듯 밖의 풍경이 깨끗하게 눈에 들어온다. 비에 씻긴 황산의 오월의 신록은 너무나 싱그러워 산의 전경이 그림같이 펼쳐진다.

잠시후, 대나무 숲이 보이는가 싶더니 곧 케이블카는 운곡케이블카 승차장에 도착하였다. 케이블카에서 내려 멀리 산을 바라보았다. 산꼭대기는 구름에 휩싸여 보이지 않고 긴 폭포만이 푸른 숲 사이로 힘차게 떨어지고 있다.

배운정에서 바라본 황산의 모습  산호텔의 주변의 황산 풍경
배운정에서 바라본 황산의 모습 산호텔의 주변의 황산 풍경 ⓒ 임재만

하루는 구름 속에서 꿈속을 걷듯 종일 걸었고, 또 하루는 비를 맞으며 수도하듯 걸었다. 산행초입에 잠시 맑은 하늘을 보았을 뿐 그 후로는 황산은 자기의 모습을 온전히 드러내지 않았다. 아쉽다! 시간이 허락하면 흰 구름이 협곡을 훨훨 나는 아름다운 황산의 산경을 감상하고 그 진풍경을 마음속에 담았으면 좋으련만…. 다음을 기약할 수밖에.


#비#황산#광명정#비래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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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행을 다니며 만나고 느껴지는 숨결을 독자들과 함께 나누고 싶습니다. , 가족여행을 즐겨 하며 앞으로 독자들과 공감하는 기사를 작성하여 기고할 생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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