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박성효 대전시장이 꺼져가는 금강운하살리기에 나섰다. 하지만 그가 말하는 금강운하 찬성론은 밑도 끝도 없는 괴담수준이다. 

 

박 시장은 22일 기자간담회를 통해 "지역경제에 도움이 된다면 금강운하 건설에 찬성한다"며 "금강운하가 신탄진까지 연결되면 주변 자원을 활용한 지역경기 활성화에 도움이 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박 시장은 지난 19일 <중앙일보>와의 인터뷰를 통해서는 "대운하 문제에 대해 국민이 공부할 기회가 없었다"라며 "치수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금강 주변 공주·부여·논산은 매년 물난리를 겪는다, 운하를 건설하면 한꺼번에 해결할 수 있다"고 운하의 장점을 강조했다.

 

박 시장은 "전문가가 분야별로 토론을 통해 필요한 논리를 개발해야 한다"라면서 "치수정책을 앞세우고 지방에서 (대운하 건설을) 먼저 치고 나가면 된다"고까지 했다.

 

박 시장은 '국민이 공부할 기회가 없었다'라고 말하고 있지만 박 시장이야말로 운하에 대해 집중 학습을 했는지가 의심스럽다.

 

'젖소가 한우를 낳는다면'식의 비논리적 접근

 

우선 금강운하에 대해 수많은 전문가들이 '경제성이 없다'고 반박하고 있다. 게다가 정부 스스로 금강운하는 운송 거리가 짧아 화물 물동량이 거의 없다고 말하고 있다. 그렇다고 금강변을 중심으로 산업기지가 배치돼 있는 것도 아니다.

 

이 때문인지 정부와 한나라당은 시민단체와 전문가들이 '금강운하 경제성 여부에 대한 판단자료를 달라'라고 하는 요구에 몇달째 묵묵부답이다. 

 

운하를 둘러싼 여러 논의 등 앞뒤 흐름으로 보면 대전시장의 금강운하에 대한 언급은 '지역경제에 도움이 안된다면 운하건설에 반대한다'고 말하는 게 상식적이다. 그런데도 '지역경제에 도움이 된다면 찬성한다'는 언급은 '젖소가 한우를 낳는다면..'식의 허무개그와 다를 바 없다.

 

금강에 운하를 파면 "치수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는 언급도 적절하지 않다. 최근 관련 전문가들의 연구결과는 "운하용 수로는 홍수조절기능을 담당할 능력이 없어 오히려 홍수에 의한 범람 피해를 입을 가능성이 매우 크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운하 바라보며, 에게해 만끽'하면서 운하운영사례 배운다?

 

박 시장은 환경훼손 우려에 대해서는 "환경은 파괴되는 부분이 있으면 보완하면 되는 것 아니냐"고 일축했다. 훼손된 환경을 되돌리는 일을 고장난 시계 고치기 쯤으로 인식하고 있는 듯 하다. 그렇게 간단한 문제라면 정부와 지방자치단체가 수 십 년간 금강수질 개선 사업을 벌이는데도 수질악화가 지속되고 있는 이유는 무엇인지 궁금하다.

 

때 맞춰 대전시 출연기관인 대전발전연구원 육동일 원장 등 전국 발전(개발)연구원 원장들이 '해외운하 운영사례'를 공동 조사한다며 혈세를 들여 외유중이다.

 

이들은 내륙주운과는 거리가 먼 수에즈 운하를 방문해 운하건설과정과 운용실태 등을 듣는다는 계획이다. 또 세계 3대 운하중 하나인 고린도 운하를 방문한다면서도 일정표에는 '운하를 바라보면서 잠수교와 함께 에게해를 만끽할 수 있는 식당에서 점심식사' 후 '배를 타고 운하를 둘러보는 것'으로 돼 있다.

 

게다가 중동의 한 건설회사 방문 이외에는 '나일강 위에서 하얀 돛단배 타고' '스핑크스와 피라미드 관람' '낙타 탑승체험' '아테네 문화유산 탐방' 등 대부분 관광을 벌이는 것으로 돼 있다.  

 

운하외유의 경제적 효율성을 의심하지 않을 수 없는 대목이다.   

 

운하의 경제성을 중시한 대전시장이 출연기관 원장들의 운하 관광에 대해서는 경제성을 어떻게 평가하고 있는지 궁금하기만 하다.


태그:#대전시장, #박성효, #수에즈운하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우보천리 (牛步千里). 소걸음으로 천리를 가듯 천천히, 우직하게 가려고 합니다. 말은 느리지만 취재는 빠른 충청도가 생활권입니다.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