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조성만 열사 20주년, 천주교열사 합동추모미사>가 26일 저녁 7시, 명동 가톨릭회관 3층에서 열렸다.
 <조성만 열사 20주년, 천주교열사 합동추모미사>가 26일 저녁 7시, 명동 가톨릭회관 3층에서 열렸다.
ⓒ 이철우

관련사진보기


"열심히 일하는 사람들이 왜 끼니 걱정을 해야 하는가? 왜 원하지 않는 전쟁을 해야 하는가? 국민소득은 높아 가는데 왜 사회 양극화는 심해지는가? 왜 하나님이 안 계신 것처럼 느껴지는가? 우리의 기도가 말과 행동이 되지 못해서는 아닌가!" - 최종수 신부

1988년 5월 15일, 명동성당 교육관 옥상에서 "양심수 석방", "조국통일 가로막는 미국 놈들 몰아내자"는 구호를 외치면 할복·투신한 조성만 열사(서울대 자연대 화학과, 가톨릭민속연구회 회장) 20주기를 맞아 '조성만 열사 20주년 및 천주교열사 합동추모미사'가 열렸다.

서울 명동 가톨릭회관 3층 강당에서 연 이날 합동추모미사는 오 기백 신부(골롬반되방 선교회)가 주례를 맡았으며, 최종수 신부(전주교구)가 강론을 했다. 미사에는 유족 등 100여명이 참여했다.

이들은 이날 <녹슬은 해방구>를 쓴 권운상 요셉, 농민 사회운동가 권종대 이시도르, '전방입소 결사반대' '반전반핵 양키고홈'을 외치며 분신한 이재호 스테파노, 녹화사업 중 의문사한 한희철 귀리노, 87년 6월 항쟁 시위도중 숨진 이태춘 도밍고 등 19명의 넋을 기렸다.

열사들이 간 십자가의 길을 가자 

오기백 신부는 "일상 속에서 예수님처럼 헌신하며 살 수 있도록 도움 주시고, 또한 우리가 기억하는 모든 열사들에게 축복을 내려 영원한 안식을 주소서"라 기도했다.

최종수 신부는 "미친 소 수입 고시 철회하라", "보수친미 이명박 정권 타도하자"는 구호를 외치며 25일 전주 코아백화점 앞에서 분신한 이병렬씨에게 다녀온 소식을 전했다.

최 신부는 "촛불이 되고 횃불이 되어 정권의 어둠을 밝힌 영혼, 그 외침이 저를 움직이게 했다"며 "이명박 정부의 반민주 반생명 광우병 위험 쇠고기 수입개방과 국민탄압이 그를 분신으로 내몰았다"고 밝혔다.

최 신부는 "고 허세욱 동지가 3도 화상을 전신 60%에 입었다고 하는데, 이 동지는 전신 80%에 화상을 입었다"며 "새로운 세상을 위해 단호히 맞서야한다고 외친 그의 분신을 아파하며, 하루빨리 회복되길 기도"했다.

그는 본회퍼의 '미친 운전수를 운전석에서 끌어내리는 것은 목사 자신이 해야 할 일'이라는 말을 인용, "열사들의 삶을 살지 않는다면 20년 전 독재시절로 돌아가게 될 것"이라 말했다.

그는 또 "이명박 정부는 광우병쇠고기수입·한반도대운하·한미FTA 등을 중단하여 '만 명과 2%를 위한 정부'가 아니라 '만인을 위한 정부'가 되라"며 "그렇지 않다면 제2의 6월 항쟁에 직면할 수 있다. 국민의 힘으로 하야하는 불행한 대통령이 안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천주교열사들의 영정. 왼쪽부터 조성만 요셉, 이정순 카타리나, 이재호 스테파노, 이승삼 다윗, 이경심 세실리아...
 천주교열사들의 영정. 왼쪽부터 조성만 요셉, 이정순 카타리나, 이재호 스테파노, 이승삼 다윗, 이경심 세실리아...
ⓒ 이철우

관련사진보기


박순희(박 아네스)천주교정의구현전국연합 상임대표는 "열사들이 가신 십자가의 길이 우리 앞에 놓여있는 것 같다"며 "분신한 동지가 위급하다는 소식을 받고 미사를 하고 있다. 대통령은 죽음의 정국으로 가지 않도록 올바르게 판단하여 문제를 풀어가길 바란다"고 말했다.

박 대표는 이어 "조성만 열사가 명동성당 옥상에서 투신한 그 자리에 표지석 하나 세우지 못했다"며 "천주교 원로들과 수녀님, 신부님들과 논의를 거쳐 준비위를 구성해 실천에 옮기려 한다"고 밝혔다.

미사는 서울대교구가톨릭대학생연합회, 성만사랑회, 예수살이공동체, 천주교정의구현전국사제단, 천주교정의구현전국연합, 평화를여는가톨릭청년, 한국여자수도회장상연합회사회사목분과, 한국남자수도회사도생활단장상협의회정의평화환경위가 준비위를 구성하여 연 것이다.

미사 참가자들이 함께 기도하고 있다. 미사에는 유족과 천주교 신자 등 100여명이 함께했다.
 미사 참가자들이 함께 기도하고 있다. 미사에는 유족과 천주교 신자 등 100여명이 함께했다.
ⓒ 이철우

관련사진보기


천주교 열사 19위 명단

권운상 요셉(당시 41세) - 유신헌법 철폐운동, 미스유니버스대회장 폭파음모사건으로 구속, <녹슬은 해방구>, <붉은산 검은강>, <월악산> 등 집필
1955년 12월 16일 충북 제천 출생.
1996년 12월 26일 고문후유증, 간암으로 사망.

권종대 이시도르(당시 68세)
- 전국농민회총연맹 초대의장, 5.18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법 제정활동
1936년 5월 경북 영덕 출생
2004년 1월4일 운명김태훈 다두(당시 22세)
1959년 4월 13일 광주 출생.
1981년 5월 27일 서울대 경제학과 4학년 재학 중 “전두환 물러가라”며 도서관에서 투신

박복실 요안나(당시 35세)
- 태창 메리야스 노조위원장, 전북노련 지도위원1958년 2월 인천출생.
1991년 6월 위암수술을 받고 8개월간 투병생활.
1992년 3월 1일 운명.

박승희 아가다(당시 20세)
1972년 4월 12일 전주출생.
1991년 4월 29일 전남대 5.18 광장에서 <강경대 열사 추모 노태우정권 퇴진 결의대회> 중 “노태우정권 타도하고 미국 놈들 몰아내자! 2만 학우 단결하라!”를 외치며 분신
1991년 5월 19일 21일간의 병상투쟁 후 운명.

서 로베르토 (당시 65세, 본명 Robert Peter Sweeney)
- 미국 성골롬반 신학교 졸업·사제서품, 64년 한국입국, 전남 소록도 성당·함평성당 등에서 사목, 광주 대건 대신학교 교수, 매향리 폭격장 폐쇄 투쟁.
1935년 1월 31일 미국 Niagara Falls, N.Y. 출생.
2000년 7월 29일 운명.

신건수 분도(당시 24세)
1970년 7월 7일 서울 출생.
1994년 5월 2일 부산 노동절 집회 참가 뒤 상경 도중 의문사.

유재관 루가(당시 29세)
1962년 음력 10월 2일 서울 출생.
1991년 6월 27일 운명.

이경심 세실리아(당시 31세)
- 노조지원활동으로 중앙정보부 연행, 해고자 생계 지원활동, 부평노동사목.
1949년 10월 9일 출생.
1979년 4월 만성복막염으로 입원. 합볍증으로 암까지 겹침.
1979년 6월 14일 운명.

이승삼 다윗(당시 21세)
1966년 부산 출생.
1987년 2월 2일 36사단 공병대 배속.
1987년 3월 3일 의문사

이재호 스테파노(당시 21세)
- 서울대 정치학과, 반전반핵 평화옹호투쟁위원회 위원장.
1965년 광주에서 출생.
1986년 4월 28일 신림 사거리에서 김세호 동지와 함께 “양키의 용병교육 전방입소 결사반대”, “반전반핵 양키고홈”을 외치며 분신.
1986년 5월 26일 한강 성심 병원에서 운명.

이정순 카타리나(당시 39세)
1952년 3월 19일 전남 순천 출생.
1991년 5월 18일 오전 11시 30분경 5월 강경대 열사의 장례행렬이 지나는 연세대 정문 앞 철교 위에서 “공안통치 종식, 노태우 퇴진”을 외치며 분신.

이태춘 도밍고(당시 27세)
1960년 2월 7일 부산 출생.
1987년 6월 18일 6월 민중항쟁의 시위 도중 부산시 좌천동 오버브릿지 밑에서 쓰러진 채 발견.
1987년 6월 24일 부산시 봉생병원에서 뇌수술, 운명.

조성만 요셉(당시 24세)
- 서울대 자연대 화학과, 가톨릭 민속연구회 회장 
1964년 12월 13일 출생.
1988년 5월 15일 오후 3시 40분경. ‘양심수 전원석방 및 수배자 해제 촉구 결의대회’ 도중 명동성당 교육관 옥상에서 “조국통일 가로막는 미국놈들 몰아내자”, “분단상황 고착화하는 미제 놈들 몰아내자”, “올림픽 공동개최하여 조국통일 앞당기자”, “광주학살 진상규명 노태우를 처단하자”, “양심수 전원 석방하라”는 구호를 외친 뒤 할복, 투신.

최명아 마리아(당시 35세)
- 인천지역노동조합협의회 교육부장·조직부장, 민주노총 조직국 조직1부장.
1963년 11월 10일 충북 음성 출생.
1998년 2월 11일 과로로 쓰러져 뇌사상태.
1998년 2월 24일 운명.

최옥란 세실리아(당시 36세)
- 장애문제연구소 ‘울림터’ 창립회원, 장애인 이동권 쟁취를 위한 연대회의 활동
1966년 출생
2002년 양육권과 수급권 사이에서 괴로워하다 음독자살

최태욱 다테오(당시 22세) - 경북 주신기업 노동조합 결성, 노조위원장.
1968년 9월 16일 청도 출생.
1990년 7월 8일 청도 천주교 성당에서 해고자 복직 요구하며 분신.
1990년 7월 14일 운명.

최종만 도밍고(당시 36세)
- 부산대 가톨릭학생회 회장, 부산지하철노조 노보편집위 의장, 차량지부 호포지회장 1967년 강원도 원주 출생.
2003년 9월 위암으로 운명

한희철 귀리노(당시 22세)
- 서울공대 기계설계학과, 서울대 가톨릭학생회 활동
1961년 2월 11일 경남 마산 출생.
1983년 12월 11일 녹화사업을 받던 중 의문사

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www.ecumenian.com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태그:#조성만, #천주교열사, #추모미사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독자의견

이전댓글보기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