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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산 쇠고기 수입 위생조건 장관 고시일이 임박하면서 '뿔난 엄마'들의 걱정이 크다.

 

지난 27일 저녁 날이 어두워지면서 경기도 안양시 평촌 범계 거리에는 마치 야간소풍을 나온듯 자그마한 짐 보따리를 든 엄마들이 아이들의 손을 잡고 나타났다. 이들은 군포·안양·과천에 거주하는 엄마들로 '광우병 위험 미 쇠고기 수입 반대'를 외치기 위해 나왔다.

 

경기 안양지역 시민사회단체들이 참여하고 있는 '광우병위험 미국산 쇠고기 수입반대를 위한 안양시민대책회의'가 이날 마련한 촛불문화제에는 250여 명의 시민들이 촛불을 들었다. 이번 행사는 범계역에서 열린 두번째 행사이자 군포·안양·의왕권 촛불집회로는 4번째 행사다.

 

저녁 7시부터 3시간 가까이 진행된 이날 문화제에서 참석한 시민들은 촛불을 들고 함께 노래를 부르며 자유발언을 통해 분노를 표출했다. 이뿐만 아니라 삼행시 낭독에서는 어린이들도 미국 쇠고기를 먹지않겠다며 정부 정책을 신랄하게 비난했다.

 

 

"온가족이 함께 집에서 도란도란 즐거운 시간을 가져야 할 지금 거리로 나오게 만든 정부는 그 책임을 져야 합니다."

"TV에서 광우병 쇠고기 이야기만 나오면 아이들이 욕을 해대 걱정입니다."

"남편이 수술을 했는데 제가 나오지 않으면 안될 것 같아 여기 나왔습니다."

"이명박 대통령이 국민을 생각한다면 국민의 뜻을 겸허히 받아들여 재협상에 나서야 합니다. 아직 늦지 않았다고 생각합니다."

"우리들의 입이 쓰레기통입니까. 광우병 쇠고기를 먹으라니 말입니다."

 

자유발언에 나선 '뿔난 엄마'들의 외침은 거침이 없었다.

 

엄마들은 준비해 온 돗자리를 펼치고 앉아 아이들에게 간식을 먹이면서 서울 촛불집회 소식을 주고 받으며 이야기 꽃을 피웠다. 마치 가족들이 밤 나들이를 나온 듯한 화기애애한 분위기였으며 가족들의 참여가 늘어났다.

 

지난 주에 직접 만든 입체 피켓을 선보여 참석자들의 눈길을 사로잡은 한 주부는 이번에도 멋진 솜씨로 새롭게 제작한 피켓을 들고 나와 카메라 세례를 받기도 했다.

 

특히 행사장 한쪽에 설치된 '미국산 쇠고기 수입 전면 재협상'을 촉구하는 서명에는 데이트를 즐기는 남녀 커플 등이 함께 서명을 하며 "문화제에 함께 하지 못해 죄송하다"라는 말을 남기기도 했다. 이들은 성금을 내며 마음으로나마 동참했다.

 

이번 '미국 쇠고기 수입 반대' 집회 참가자는 점차 청소년에서 20-30대 그리고 가정을 지키는 엄마들로 확산되고 있다.

 

 

이날 사회자는 행사를 종료하면서 "안양 시민의 뜻을 모으는 촛불 문화제는 화요일에도 계속된다. 재협상을 촉구하는 우리들의 외침에도 불구하고 정부는 고시를 강행할 것 같다"면서 "정부가 고시를 할 경우 주저없이 서울 청계 광장으로 모두 함께 나가자"라고 말했다.

덧붙이는 글 | 최병렬 기자는 안양지역시민연대 대표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안양#촛불문화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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