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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 <똑소리 나게 잡아주는 우리 아이 처음 버릇>
 책 <똑소리 나게 잡아주는 우리 아이 처음 버릇>
ⓒ 강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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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적으로 방영된 '내니 911'과 '슈퍼 내니'의 영향으로 우리나라 부모들에게도 '내니(Nanny)'라는 단어가 낯설지 않다.

원래 영국 황실 및 상류 계층의 아이들 훈육을 담당하는 보모 역할을 하던 그들이 현대에 이르러서는 맞벌이 가정이나 할리우드 스타들의 아이를 돌보면서 육아 전문가로 자리매김했기 때문이다.

남의 손에 아이를 맡기는 게 미심쩍고 불편하다는 엄마들도 많지만, 엄마가 일을 해야 하는 경우나 육체적으로 힘이 부족해 다른 사람의 손이 필요할 때 육아 도우미는 큰 역할을 해 준다.

주변에 맞벌이를 하는 사람들을 보면 대부분 아이를 믿고 맡길 만한 누군가를 찾아 육아를 전담토록 도움을 청한다.

이들은 때로는 부모보다 더 전문적인 육아 지식을 갖고 능숙하게 아이를 돌보기도 한다. 그래서 몇 년째 같은 육아 도우미를 고용해 아이 육아를 전적으로 책임지게 한다던가, 육아 도우미가 이사하면 같은 동네로 따라가 아이에게 혼란이 없는 일관적인 교육을 펼치도록 하는 엄마들까지 있다.

책 <똑소리 나게 잡아주는 우리 아이 처음 버릇>은 12년 경력의 내니가 쓴 자녀 교육서다. 떼쓰는 아이, 양보하지 않는 아이, 고집스러운 아이, 너무 소극적인 아이 등 다양한 성격의 아이들을 만나다 보니 아이들의 태도는 부모의 잘못된 양육에서 비롯되었다는 판단을 하게 된 저자는 앞으로 부모와 아이가 싸우는 일이 없도록 돕기 위해 이 책을 쓰게 되었다.

엄마들이 흔히 범하는 여러 잘못을 꼬집으면서 어떻게 하면 아이와 엄마가 서로 편안할 수 있을지를 사례를 들어가며 설명하는 점이 아이들을 키우는 데에 참 도움이 된다. '아이를 비교하는 것은 시간 낭비다, 현명한 부모는 함께 생각하고 결정한다, 아이는 부모가 가장 잘 안다' 등 목차만 보더라도 부모가 어떤 자세로 아이를 대해야 하는지 깨달을 수 있게 매우 구체적인 편이다.

저자는 아이에게 별명이나 꼬리표를 붙이지 말라고 말한다. 별명이나 꼬리표를 붙이면 한계를 미리 긋는 것이 되어 아이 행동에 영향을 미친다는 것. 게다가 이 별명은 쉽게 뗄 수 없고 평생 어느 곳이든 따라다니게 되어 아이 인생을 망칠 수도 있다. 예를 들어 부모가 아이에게 '장난이 심하다'는 꼬리표를 붙였다면 유치원에서도 장난이 심한 아이라고 인식된다. 전문적이고 객관적인 평가를 받지도 않은 채 말이다.

저자는 아이를 거짓말로 위로하지 말라고도 조언한다. 가끔 슬픔에 빠지거나 힘들어하는 아이를 위해 거짓말을 하는 엄마도 있는데 그건 일시적인 효과가 있을 뿐이며 시간이 지나 그게 거짓이었다는 사실을 알면 아이는 더 큰 혼돈에 빠진다는 것.

언젠가 고모 집에 놀러 가고 싶어하는 우리 아이에게 시어머니께서 "차 타고 조금 가면 고모 집에 도착할 거야"라고 거짓말을 하신 적이 있다. 아이는 차에서 금세 잠이 들고 우리는 집으로 돌아왔는데, 아이가 집에 도착하여 잠에서 깨어나자 아주 크게 울면서 "고모 집에 간다고 했는데!! 고모 집에 가고 싶어요!"라고 하여 곤욕을 겪은 적이 있다. 순간을 모면하기 위해 한 거짓말이 아이에게는 큰 상처가 된 것이다.

어느 육아서든 공통으로 나오는 말이지만, 아이에게는 칭찬만큼 좋은 약도 없다. 저자는 베풀 줄 아는 너그러운 아이로 키우려면 친구들과 싸우지 않고 잘 놀았을 때 잘한 행동에 대해 충분히 칭찬해 주라고 말한다. "네가 민서와 함께 인형을 같이 가지고 놀아서 엄마는 참 기쁘네. 정말 멋져!"라고 말해준다면 아이는 나누는 기쁨에 대해 더 크게 느낄 수 있다.

앞으로 두 아이의 엄마가 될 예정인 나에게 가장 도움이 된 대목은 아이들의 싸움을 공정하게 해결하는 방법이다.

1. 아이들이 아니라, 아이들의 행동을 나무란다.
2. 누가 먼저 시작했는지 묻지 않는다.
3. 아이들 사이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 추측해서는 안 된다.
4. 아이들 스스로 문제를 해결하게 한다. - 둘 중 누가 먼저 인형을 가지고 놀지, 너희들이 결정해.
5. 공정한 해결책을 제시한다. - 아이들 스스로 해결하지 못하면 둘 모두에게 공평하도록 인형을 압수한다.
6. 칭찬한다. - 아이들이 화해하고 문제를 해결하면 너희들이 알아서 하니까 얼마나 좋니? 참 잘했다'라고 칭찬한다.

최근 많은 엄마가 고민하고 있는 아이의 식습관에 대해서도 저자는 매우 명료하고 구체적인 해결 방안을 제시한다. 아이들과 먹는 것 때문에 벌이는 전쟁에서 벗어날 수 있는 가장 쉬운 방법은, 아이가 먹지 않았으면 하는 음식을 아예 사지 않는 것이다. 식습관에서도 일관성이 중요한 것이다. 아이가 단 음식, 인스턴트 식품을 먹길 바라지 않는다면 절대로 그런 것을 주어서는 안 된다.

엄마의 단호하고 일관된 행동은 아이의 올바른 태도 형성에 큰 영향을 미친다. 저자는 한번 한 말은 반드시 실행에 옮기라는 충고를 한다. 식당에서 심하게 장난을 치는 아이에게 '한 번만 더 그러면 여기에서 나갈 거야'라고 말했다면, 다시 장난을 칠 경우 일어서서 나가야 한다. 말한 대로 실행에 옮기지 않는 바로 그 순간, 아이에게는 부모의 권위에 대한 의심의 문을 열어주는 격이 되기 때문.

아이가 자랄수록 엄마가 해야 할 일들은 참 많다. 갓난아이일 때에는 그저 잘 먹이고 보살펴 주기만 하면 되지만 세상에 대한 인지가 시작되는 6개월 이후부터는 엄마의 세심한 노력이 필요하다. 부모의 올바른 양육 태도만큼 아이에게 중요한 것도 없다. 만약 내 아이가 다른 사람을 배려하고 예의 바르며 올곧은 마음을 지닌 아이로 자라길 바란다면, 부모인 나의 행동이 어떤지 한 번 살펴 보자. 내 모습은 곧 아이에게 그대로 반영되는 거울과 같기 때문이다.


똑소리 나게 잡아주는 우리 아이 처음 버릇

미쉘 라로위 지음, 김선희 옮김, 프리미엄북스(2008)


#육아서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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