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ㄱ. 실은 1

 

.. 생산자는 병이 무서워서 항생제를 쓴다 하지만 실은 수입의 감소를 두려워하고 있다 ..  《고와카 준이치/생협전국연합회 옮김-항생제 중독》(시금치,2005) 58쪽

 

 “수입(收入)의 감소(減少)를 두려워하고”는 “벌이가 줄어들까 두려워하고”로 다듬어 줍니다.

 

 ┌ 실은(實-) : 실제로는. 또는 사실대로 말하자면

 │   - 실은 네 말이 옳다 / 서울에 있는 줄 알고 있지만 실은 그는 한국에 없다

 │

 ├ 실은

 │→ 실제로는 / 사실은

 │→ 알고 보면

 └ …

 

 ‘실제로는’이나 ‘사실은’을 뜻한다고 하는 외마디 한자말 ‘實은’입니다. 생각해 보면, ‘실제로는’을 쓰든 ‘사실은’을 쓰든 ‘실은’을 쓰든 크게 다르지 않으리라 봅니다.

 

 말을 풀어내어 ‘알고 보면’을 쓸 수 있고 ‘가만히 보면’이나 ‘찬찬히 보면’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어느 쪽이 더 낫거나 못한 말이라고는 할 수 없겠지요. 저마다 자기한테 익숙한 말을 쓰면서 삽니다. 자기 마음에 들고, 좀더 알맞다고 보이며, 한결 잘 어울린다고 느끼는 말을 고르기 마련입니다.

 

 

ㄴ. 실은 2

 

.. 누에넨은 실은 이 지역의 행정 중심지인 아인트호벤에서 나오는 길 양쪽에 집들이 작은 무더기를 이뤄 늘어선 데 불과했다 ..  《어빙 스톤/오효진 옮김-빈센트 반 고호의 감자 (하)》(태멘,1983) 13쪽

 

 “이 지역(地域)의 행정 중심지인”은 “이곳에서 행정 중심지인”으로 손질합니다. “나오는 길 양(兩)쪽에”는 “나오는 길에 나란히”나 “나오는 길목으로”로 손보고, “늘어선 데 불과(不過)했다”는 “늘어서 있을 뿐이었다”로 손봅니다.

 

 ┌ 실은

 │

 │→ 알고 보면

 │→ 몰라서 그렇지

 └ …

 

 이 보기글은 통째로 다듬어서 “누에넨이라는 곳은 사람들이 제대로 몰라서 그렇지, 이곳에서 행정 중심지인 아인트호벤에서 나오는 길에 나란히 집들이 작은 무더기를 이루고 있을 뿐이었다”로 다시 쓸 수 있습니다. 그러니까, ‘사람들이 제대로 몰라서 그렇지’ 또는 ‘사람들이 가만히 살펴보면’ 또는 ‘사람들이 얼핏설핏 스치기만 해서 그렇지’쯤으로 쓰인 ‘實은’인 셈입니다.

 

 

ㄷ. 실은 3

 

.. “나, 오빠가 왜 울었는지 실은 잘 모르지만, 이건 분명 누구에게도 얘기해선 안 될 것 같아” ..  《요시다 모토이-연풍 (1)》(세주문화,2002) 59쪽

 

 ‘분명(分明)’은 ‘틀림없이’나 ‘꼭’으로 고쳐 줍니다.

 

 ┌ 왜 울었는지 실은 잘 모르지만

 │

 │→ 왜 울었는지 잘 모르지만

 │→ 왜 울었는지 잘은 모르지만

 └ …

 

 “숨기지 않고 말하면”이나 “있는 그대로 말하면”처럼 적어 줄 때가 ‘실은’이라고 할 때보다 한결 나으리라 봅니다만, 글쎄, 사람들 말씀씀이가 어느 쪽으로 흐를지는 모르겠습니다. “털어놓고 말하면”도 괜찮고, 그냥 “말하자면”이라고 해 주어도 어울립니다.

 

 이 자리 “실은 잘 모르지만”에서는 ‘실은’을 덜 수 있습니다. “잘 모르겠지만”이라고 적어 보거나 “잘은 모르겠지만”으로 적어 줍니다. ‘도무지’를 넣어도 되고, “오빠가 왜 울었는지, 음, 잘 모르지만”처럼 적어도 돼요.

덧붙이는 글 | 인터넷방 <함께살기 http://hbooks.cyworld.com> 나들이를 하시면 여러 가지 우리 말 이야기를 찾아보실 수 있습니다.


#외마디 한자말#우리말#우리 말#실은#實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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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말꽃(국어사전)을 새로 쓴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를 꾸린다. 《쉬운 말이 평화》《책숲마실》《이오덕 마음 읽기》《우리말 동시 사전》《겹말 꾸러미 사전》《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시골에서 도서관 하는 즐거움》《비슷한말 꾸러미 사전》《10대와 통하는 새롭게 살려낸 우리말》《숲에서 살려낸 우리말》《읽는 우리말 사전 1, 2, 3》을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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