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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nature라고 하는 영어에 ‘자연’이라고 하는 역어를 맞췄기 때문에 많은 혼란이 생기게 되었다는 사실은 柳父章의 주도한 분석에 의해서 주지의 사실이 되고 있다 ..  <종교와 과학의 접점>(가와이 하야오/김동원 옮김, 솔밭, 1991) 115쪽

 

‘역어(譯語)’는 ‘번역말’로 고쳐 봅니다. 앞말과 이어서 “영어를 ‘자연’으로 옮겨적었기 때문에”로 고쳐도 됩니다. “혼란(混亂)이 생기게”는 “뒤죽박죽이”나 “어지럽게”로 손봅니다. “柳父章의 주도(周到)한 분석(分析)에 의(依)해서”는 “柳父章이 꼼꼼하게 살핀 보람으로”나 “柳父章이 차근차근 캐낸 덕분에”로 다듬어 줍니다.

 

 ┌ 주지의 사실이 되고 있다

 │

 │→ 널리 알려지게 되었다

 │→ 두루 알게 되었다

 │→ 우리들이 알게 되었다

 │→ 모두가 깨닫게 되었다

 └ …

 

엊저녁 농어라는 물고기를 먹었습니다. ‘농어’라, 이 물고기이름은 어떻게 ‘농어’가 되었을까 한참 생각해 보지만, 마땅히 알아낼 길이 없습니다. 함께 저녁을 먹던 사람들은 ‘농어는 농어지’ 할 뿐입니다.

 

집에 와서 국어사전을 뒤적여 봅니다. 농어는 한자로 적는 이름이 아닙니다. 토박이말로 ‘농어’입니다. 인터넷을 뒤적여 보니, 정약용님이 쓴 <아언각비>에 ‘農漁’로 나온다고 뜹니다. 그렇지만, 지금 우리들이 낚아서 먹는 농어는 ‘농어’일 뿐입니다.

 

어떤 분들은 농어를 ‘農漁’로 적기도 하리라 봅니다. 그러면, ‘農漁’는 무슨 뜻이기에 이렇게 적는가요. 농사와 얽힌 이야기가 있는 물고기일까요, 아니면 지난날 ‘농’이라는 소리값만 빌려서 ‘農’이라는 한자를 붙였을까요.

 

 ┌ 周知の事實

 ├ 周知의 事實

 └ 주지의 사실

 

일본사람은 “周知の事實”처럼 적습니다. 스무 해나 서른 해 앞서까지, 이 나라 지식인들은 “周知의 事實”처럼 적곤 했습니다. 요즈음은 “주지의 사실”로 적습니다. “周知의 事實”이든 “주지의 사실”이든, 얼마나 우리가 쓸 만한 말일까 헤아려 봅니다. 우리는 이렇게 아니면 글을 쓸 수 없을까 되뇌어 봅니다.

 

 ┌ 주지의 사실입니다 (x)

 │

 ├ 다들 알고 있습니다 (o)

 └ 모두 알고 있습니다 (o)

 

우리가 날마다 쓰는 말은 얼마나 한국말다운지 돌아보아야지 싶습니다. 껍데기만 한국말인지, 속살까지 한국말인지. 우리가 늘 쓰고 있는 글은 얼마나 한국글다운지 찬찬히 되씹어야지 싶습니다. 겉으로 보기에는 한국글인지, 속내까지 한국글인지.

덧붙이는 글 | 인터넷방 <함께살기 http://hbooks.cyworld.com> 나들이를 하시면 여러 가지 우리 말 이야기를 찾아보실 수 있습니다.


#토씨 ‘-의’#우리말#우리 말#-의#주지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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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말꽃(국어사전)을 새로 쓴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를 꾸린다. 《쉬운 말이 평화》《책숲마실》《이오덕 마음 읽기》《우리말 동시 사전》《겹말 꾸러미 사전》《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시골에서 도서관 하는 즐거움》《비슷한말 꾸러미 사전》《10대와 통하는 새롭게 살려낸 우리말》《숲에서 살려낸 우리말》《읽는 우리말 사전 1, 2, 3》을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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