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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금강발원지인 뜬봉샘 전경
 금강발원지인 뜬봉샘 전경
ⓒ 김정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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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 장수군 장수읍 수분리의 신무산(897m) 8부능선에 자리한 뜬봉샘은 금강의 발원지다. 뜬봉샘은 용담호와 용담댐, 금강하구둑 등을 지나며 약 400km를 흐르다 서해바다 하구로 빠져나간다.

뜬봉샘은 이성계의 건국 신화에 얽힌 이야기가 전해져 오는 곳이다. 이곳은 이성계가 왕이 되기 전 기도하던 곳으로 조선 건국의 계시를 받아 큰 봉황이 날아 올랐다 하여 '뜬봉샘'이라 부르게 되었다. 이후 이성계는 단 옆에다 상이암을 짓고, 옹달샘물로 제수를 만들어서 천제를 모셨다고 한다.

 장수 뜬봉샘의 맑은 물
 장수 뜬봉샘의 맑은 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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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가 하면 신무산에서 봉화를 올리며 이 고장의 재앙을 막고 풍년을 기원하기 위하여 산 군데군데에 뜸을 떳다고 해서 뜬봉샘이라 부른다고도 한다. 샘주변은 돌로 원을 그리며 쌓아 놓았으며, 그 아래에 흐르는 샘물을 받아 마실 수 있게 해놓았다. 돌로 만들어진 긴 수로를 따라 아래로 흘러간다. 뜬봉샘에서 신무산 정상까지는 2km로 등산로를 따라 40분이면 정상에 오를 수 있다.

 강태등골 바위의 이끼
 강태등골 바위의 이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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뜬봉샘이 흘러내려가 금강의 첫 실개천을 이루는 곳이 강태등골이다. 뜬봉샘 물줄기가 강태등을 지나며 강태등골이란 실개천이 형성되었다. 원수분천은 강태등골을 시작으로 1.5km를 흘러 수분천으로 이어지며 5.5km를 더 흘러서 주변의 실개천과 만나 금강이 되어 서해로 흐른다.

강태등골은 우리가 들판에서 보아오던 하천보다도 훨씬 규모가 작다. 개천의 폭이 대부분 50cm 미만이며, 어떤 곳은 한뼘도 채 되지 않는다. 돌주변에 이끼가 뒤덮혀 있어 원시적인 모습을 하고 있다.

뜬봉샘으로 가는 길목의 오른쪽에 자리하고 있지만 이곳의 존재는 세상에 거의 알려지지 않은 탓에 훼손이 전혀 안 된 자연 그대로의 모습을 간직하고 있다. 물을 손으로 떠서 그대로 마셔도 너무나 시원하고 향기롭다.

강태등골 아래에는 금강의 첫동네인 물뿌랭이마을이 자리하고 있다. 물뿌랭이는 물뿌리의 전라도 사투리로 금강의 뿌리가 되는 마을이란 의미이다. 대부분이 슬레이트집인 이곳은 우리 나라 1970~1980년대 농촌 풍경이 그대로 남아 있어 향수를 자아낸다.

 맑은 물이 흐르는 강태등골
 맑은 물이 흐르는 강태등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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뜬봉샘으로 가는 길목에 자리한 고개가 수분령(539m)이다. 수분령은 장수에서 남원으로 이어지는 19번 국도의 고개로 장수읍 수분리에 위치해 있다. 이곳은 고개 꼭대기에서 물이 솟아나서 물줄기가 갈라진다.

이곳에서 물줄기가 북쪽으로 흐르면 금강, 남쪽으로 흐르면 섬진강이 되는 분수령을 이루는 곳이라 해서 수분령이라 부른다. 진안에서는 이곳을 섬진강의 발원지로 주장하고 있다. 수분령은 신무산의 오름목이며 금남호남정맥의 줄기이기도 하다.

수분령에는 수분령휴게소가 자리하고 있는데 식당, 매점, 주유소 등의 편의시설을 갖추고 있다. 기사식당 위쪽의 산 중턱에 수분송이라는 소나무가 자라고 있어 눈길을 끈다. 옛날에는 돌무더기를 쌓거나 나무를 심어 지역이나 강 유역 등을 구분했던 것으로 보아 이 소나무 역시 그런 표식으로 심어진 나무로 본다.

휴게소 맞은편의 약수터가든 앞에는 수분약수가 쏟아나 나그네의 지친 목을 축이는데 좋다. 혀끝을 적시는 차갑고 시원한 느낌에 피로가 가신다. 고개 정상에 약수터가 있다는 게 참으로 신기한데, 물맛도 너무나 좋다.

 금강과 섬진강의 분수령을 이루는 장수 수분령
 금강과 섬진강의 분수령을 이루는 장수 수분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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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 맛집
수분령휴게소 맞은편의 수분약수터 앞에 자리한 약수터가든(063-352-3595)은 이곳의 약수로 요리를 하기 때문에 요리가 한결 담백하고 존뜩한 맛이 느껴진다. 한방백숙, 삼계탕이 여름철 보양식으로 좋다.

교통정보
장수에서 19번 국도를 타고 남원방면으로 향하다보면 고개정상에 수분령휴게소가 있다. 휴게소 앞 수분령삼거리에서 우회전하면 뜬봉샘으로 가는 길이다. 원수분마을 경로당을 지나 임도를 따라가면 뜬봉샘 800m 이정표가 보인다. 이 앞에 주차한 후 등산로를 따라가면 강태등골과 뜬봉샘이 차례로 나온다.

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SBS U포터뉴스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김정수기자는 여행작가로 출발넷(www.chulbal.net)을 운영중이다. <남도의 정취가 물씬 풍기는 섬진강>, <남성미가 넘쳐흐르는 낙동강>, <주말에 떠나는 드라마& 영화 테마여행>
등을 썼다. 일본어번역판인<韓國 ドラマ&映畵ロケ地 紀行>이 출간됐다.



#장수#뜬봉샘#금강#수분령#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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