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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은 생각보다 빠르게 지나간다. 어느 순간 지나간 시간을 뒤돌아 보았을 때 이미 꽤 많은 곳까지 와 있는 것을 발견하고 놀라곤 한다. 1년, 2년, 3년 그리고 6년. 지난 2002년 안양 석수동에 자리잡은 보충대리공간 '스톤앤워터'가 어느덧 개관 6주년을 맞았다.

 

스톤앤워터는 개관 6주년 기념행사로 지난 6년 동안 스톤앤워터와 함께 해 온 작가·기획자 작품들을 중심으로 아트마켓_<여섯번째 여름>을 마련, 지난 14일부터 오는 7월 14일까지 연다.

 

이에 스톤앤워터 전시장에는 지난 2002년부터 현재까지 이곳에서 활동했던 70여명의 기획자·작가들의 작품이 아트마켓 형태를 통해 고객들의 눈길을 사로잡을 예정이다. 14일 열린 오프닝 행사에서는 참석한 작가들이 소개되고 작품에 대한 간단한 설명도 이어졌다.

 

"10을 완성이라고 볼 때 6은 5라는 중간 지점과 연결되면서 10으로 나아가는 시작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6주년을 맞이한 지금 현재와 과거 결합을 통해 스톤앤워터만의 아카이브를 만들려고 합니다. 그동안 격려와 도움을 분들의 지속적인 애정을 부탁드립니다."

 

스톤앤워터 박찬응 관장은 오프닝 인사말에서 "6년 전 이곳에 터를 잡을 때만 해도 이곳에서 문화예술의 꽃을 피울 수 있을까 고민하고 문화에술계와 지역사회에서도 반신반의했던 것이 사실로 나름대로 어느덧 성과도 거두었지만 고민은 계속 진행중"이라고 밝혔다.

 

'생활 속 예술, 시장 속 예술, 상상 속 예술'

 

 

동네이름 석수(石水)의 영문, 즉 돌(STONEN)과 물(WATER)의 뜻을 따 지은 스톤앤워터는

지나가는 인적도 별로없고 다소 삭막하기 조차한 안양시 만안구 석수동 석수시장 골목길 한 귀퉁이의 허름한 2층 건물에 자리하고 있다.

 

다소 의아스러울 정도로 문화·예술과 어울리지 않을 것만 같은 곳에 둥지를 틀고 있지만 지난 6년 동안 굵직굵직한 프로젝트와 전시회를 통해 석수동은 물론, 안양의 지역문화를 알려내는 성과를 거뒀으며 이곳을 다녀간 국내외 작가의 수만도 200~300명을 헤아린다.

 

특히 2002년 리빙퍼니처 & 퍼블릭퍼니처 개관전을 시작으로 안양지역의 영화 역사를 주제로 한 '리바이벌'(2003), 안양천이 주제인 '안양천 프로젝트-FLOW'(2005), '석수시장프로젝트'(2005.2006.2007) 등 굵직한 대형프로젝트들을 기획하고 전시하며 지역주민과의 소통 접근, 공공 영역에 대한 태도, 미시적 공동체 운동의 가능성 등을 제시해 왔다.

 

또한 '생활 속 예술, 시장 속 예술, 상상 속 예술'을 지향하며 외국 작가들이 수개월간 머물며 작업하는 '국제 레지던시 프로그램'을 통해 '재래시장을 상상의 미술관으로' 바꾸는 창작공방과 더불어 담론의 장을 펼쳐 보임으로써 국내외 언론들의 관심도 끌어왔다.

 

 

소통을 위해 '리자드(도마뱀)' 카페 새로 문 열어

 

스톤앤워터는 오는 8월 그동안 진행해 온 프로젝트를 하나로 집대성하는 '2008 석수아트프로젝트'를 8월 개막한다. 이는 지역주의 예술운동에 해외작가들을 결합해 온 다양한 실험들을 집대성한다는 계획으로 해외작가 선정을 완료하고 본격적인 추진에 들어갔다.

 

"커피를 직접 볶아 손으로 내려먹는 커피가 있고, 책과 그림이 있고, 음악과 영화가 있고, 이야기와 술이 있는 '카페리자드'가 소통을 위한 아지트로 살아남았으면 싶습니다."

 

스톤앤워터 박찬응 관장은 개관 6주년을 맞아 시장골목에 새로운 원기를 불어넣는데 일조하리란 생각에서 스톤앤워터 건물 1층에 '리자드(도마뱀)란 이름의 카페를 열었다.

 

1980년대 후반 민주화의 열기속에서 열띤 토론이 오가기도 하고 비엔나커피 한 잔에 낭만을 느끼기도 했던 '들풀'이란 카페가 석수시장안에 있었는데 2000년대 들어서며 다방이 사라지듯이 이 카페도 사라졌다. 그 소통의 현장을 다시 재현해 보고 싶다는 것이다.

 

"전시를 하면 정작 여기 사는 이들은 몇명 오지 않아요. 이제 스톤앤워터도 안정을 찾아야죠. 예술적 실험보다는 사람들이 원하는 공간으로 자리매김하려고 고민중입니다. 카페 리자드도 그 일환의 하나로 소통의 공간이라 할 수 있습니다."

 

박 관장의 말 속에는 지난 6년 동안 어찌보면 지역사회 특히 시장통에서 힘들게 문화예술을 기획하고 실천에 옮기면서 지내온 고민이 담겨있는 듯싶다.

 

쇠퇴하는 석수시장에 문화와 예술 바이러스를 퍼트리며 시장 속 사람들에게 신선함과 활력을 불어 넣어온 골목 미술관이자 보충대리공간인 '스톤앤워터'. 하지만 뉴타운 개발의 바람 앞에 이곳은 오는 2012년이면 흔적을 찾을 수 없게 돼 안타까움을 준다.

 

지난 2002년 스톤앤워터 오픈 인터뷰 당시 "시장 안의 풍경을 조금씩 바꾸는 바이러스가 되고 싶다"면서 "스톤앤워터앞 거리 1㎞를 걷고 싶은 거리로, 조금 더 욕심을 부려 시장안 광장에서 '판'을 벌였으면 좋겠다고 말하던 박 관장의 바람이 새삼 떠오른다. 그의 희망사항은 일부는 실현했고 일부는 아직 진행 중이다.

덧붙이는 글 | 스톤앤워터 찾아 가는 길

- 지하철 1호선(수원,병점,천안행)
관악역에서 하차 오른쪽 출구 도보로 10분거리 석수시장
(현대아파트를 돌아 GS칼텍스 골목, 석수시장으로 들어가세요)

- 버스, 지하철 2호선 구로디지털 단지역 1번출구 
5531,5623번 안양방면 환승후 석수시장 하차

* 관람안내 : 10:30-6:30, 일 휴관

최병렬 기자는 안양지역시민연대 대표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안양#스톤앤워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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