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힙합 맨으로 알려진 션과 인기 탤런트 정혜영이 결혼한 지도 벌써 3년이 넘었다. 한결 같은 사랑으로 두 아이를 낳고 행복한 가정 생활을 꾸려가는 이들의 모습은 세간의 부러움을 사기에 충분하다. 아름답고 행복한 삶이 건강한 가정에서 비롯된다는 것을 이들을 보며 새삼 느낀다.

 

시샘이 날만큼 부러운 그들의 가정생활도 화제가 되지만, 언제나 선행을 베풀며 사는 모습에 많은 이들은 감동을 얻는다. 화려한 생활에 익숙한 연예인들이건만 첫아이의 돌잔치 대신에 거액을 난치병 어린이 돕기에 기부한다든가, 밥퍼 목사님과 함께 노숙자들을 위해 일하는 등 이들이 행하는 좋은 일들은 매번 화제가 된다.

 

책 <오늘 더 사랑해>(홍성사 펴냄)는 이 두 사람이 서로 만나고 결혼하여 두 아이를 낳는 과정에서 일어났던 일들과 자신들이 서로 주고받은 편지들을 모은 것이다. 기독교 신자가 아니었던 정혜영이 션과 만나게 되면서 신의 존재를 받아들이게 된 이야기, 서로 진심으로 마음 깊이 사랑하며 존경하게 된 이야기, 아이를 가지게 되면서 세상의 더 큰 사랑을 깨닫게 된 이야기는 훈훈한 감동을 준다.

 

션·정혜영이 추구하는 아름다운 삶이란

 

정혜영이 분유 광고를 찍고서 얻은 수익금 1000만 원을 북한 어린이들 분유 값으로 쓴다든가, 매일 만 원씩 모아 아동복지재단에 기부하는 일, 노숙자들을 돕는 공동체에 기부하는 일 등 이들의 선행을 나열하자면 끝도 없다. 특히 최근에는 정혜영이 늘 꿈꿔오던 자기 집을 포기하고 거액의 후원금을 세계의 굶주린 아이들을 위해 쓰기로 결정하여 화제가 되었다.

 

이와 같은 무한한 사랑과 세상의 어두운 곳에 대한 관심은 어디서 비롯된 것일까? 책을 읽다 보면 이 둘이 진정으로 사랑하면서 더욱 더 큰 사랑의 메시지를 얻는 게 아닐까 싶다. 둘만의 사랑이 아닌, 세상을 향한 더 큰 사랑을 펼쳐보임으로써 이 부부는 그들이 지향하는 예수의 삶을 추구한다.

 

"저는 다시 태어나도 지금 남편과 결혼을 할 것입니다. 이유는 제 남편보다 더 좋은 남자를 만날 수 없을 거 같기 때문입니다. 어떤 사람도 제 남편보다 저를 더 이해하고 더 사랑해 줄 수 없을 거 같기 때문입니다. 나로 하여금 작은 것에 감사하게 하고, 나눔의 행복을 알게 하고, 나를 긍정적으로 바뀌게 한 사람입니다."

 

이와 같은 정혜영의 글은 가정에서의 진정한 섬김이 얼마나 큰 행복을 가져 오는지 알려 준다. 자신의 배우자를 하찮게 여기는 사람은 밖에서 타인도 하찮게 여길 것이다. 반대로 자신의 배우자를 최고라 여기고 섬기는 사람은 다른 사람도 진심으로 대하고 늘 따뜻하게 감싸 안을 거란 생각이 든다.

 

나눔은 '연습'이자 '행동'

 

션이 딸 하음이에게 쓰는 편지에도 이 두 사람이 한 가정을 이루면서 얼마나 큰 마음을 품게 되었는지 보여준다. 신은 우리에게 결혼 상대로 세팅된 보석을 주는 게 아니라 원석을 주신다고 한다. 그 원석을 보석으로 아름답게 만들어 가며 세팅하는 건 상대 배우자가 결혼 생활을 통해 해 나아가야 할 몫이라는 것.

 

옛 어른들의 말씀에도 "결혼하고 애를 낳고 키워봐야 진정한 어른이 된다"는 말이 있다. 나 혼자만의 생각으로는 뭐든지 이기적이고 내 중심이 되지만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으면 배우자와 아이에 대해 보다 깊은 배려를 하게 된다. 그렇지 못한 어른들도 종종 있지만, 그래도 대부분의 사람은 결혼과 자녀 양육을 통해 더 큰 자아 성숙을 이루지 않나 싶다.

 

책을 읽으면서 '참, 이 사람 대단하구나!'하고 느꼈던 부분은 바로 '만원의 행복 강의'라는 코너다. 국제 리더십 학생 협회란 단체에서 나눔에 대한 강의를 부탁해 와 션이 무료 강의를 하게 되었는데, 그는 나름대로 특별한 이벤트를 준비한다.

 

그것은 바로 강의를 들으러 온 모든 학생들에게 만 원씩 나누어 주는 것. 200명이 넘는 학생들에게 만 원씩 나눠 주고 그는 말한다.

 

"나눔은 연습입니다. 나눔은 행복입니다. 나눔은 행동입니다. 그리고 나눔은 우리가 살아가야 할 삶입니다. 돈은 값어치 있게 쓰일 때 제 가치를 합니다. 잘못 쓰면 독이 될 수도 있습니다. 저는 이 돈을 이렇게 쓰는 게 제일 가치 있게 쓰는 거라 생각하기에 여러분에게 드립니다. 이 돈을 그냥 제가 혼자서 기부하면 그건 나의 기부가 되지만 여러분에게 드림으로써 우리의 기부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혼자만의 기부가 아니라 많은 사람의 동참을 유도하는 좋은 이야기다. 사실 우리는 지하철에서 만난 걸인에게 동전 500원을 주는 것도 아까워하지 않는가. 스타벅스의 5000원짜리 커피는 수시로 사먹으면서 말이다. 이 글을 읽으면서 '나눔은 연습이자 행동'이라는 그의 말이 내내 마음에 와 닿았다.

 

'타인 위해 줄 수 있는 삶'을 생각하게 하는 책

 

사실 나조차도 뭐 하나 나누기보다 어디서 공짜로 뭘 얻을 수 없을까 두리번거리는 데만 익숙하다. 이들 부부가 결혼한 시기가 나와 비슷해서 항상 이들의 이야기를 들으면 '아, 나도 경제적 여유만 되면 저렇게 살고 싶은데…'하는 마음을 갖게 된다. 그러나 나눔은 꼭 경제적 여유가 있어야 행할 수 있는 게 아니다.

 

하다못해 한 달에 몇 천원이라도 모아 두었다가 나보다 어려운 이웃을 위해 기부할 수 있는 자신이 되어야겠다. 내 아이, 내 가족이 소중한 만큼 다른 아이와 다른 가정도 소중하다는 근본적인 사고의 전환이 필요하다. 언제나 내 것만 챙기기에 급급한 나에게 이 책은 '타인을 위해 줄 수 있는 삶'에 대해 생각하도록 만들어 주었다.


오늘 더 사랑해

션.정혜영 지음, 홍성사(2008)


태그:#에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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