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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민들이 농협의 비료값 63% 인상에 항의하며 비료값 인상폭만큼 나락수매가 인상을 요구했다. 화순군 농민회(회장 최인근)는 25일 농협화순군지부(지부장 류철환) 앞에서 농협의 비료값 인상 규탄 기자회견을 가졌다.

 

이날 최인근 회장은 “이명박 정부는 농업을 말살하려는 정책을 펴고 있으며 농민들이 만든 농협조차 농민들을 보호하기는커녕 자회사인 남해화학을 통해 비료값을 인상에 앞장서고 있다”고 개탄했다.

 

화순군농민회는 기자회견문을 통해 “연일 오르는 기름값, 사료값, 비료값과 정부의 개방농정과 살농(殺農)정책 때문에 농민들은 설곳을 잃고 있는데 농협은 자회사에서 판매하는 비료가격을 평균 63% 올림으로써 자신들의 이윤을 위해 농민들에게 부담을 강요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농민회는 “국제곡물가와 원유가의 지속적인 상승은 계속될 것”이라며 “정부와 농협은 농민들에게 부담을 전가할 것이 아니라 비료값 인상액 전부에 대해 농협과 정부가 부담하는 한편 정부는 ‘비료차손보전지원’ 정책을 부활시키는 등 중장기적인 대책을 마련하라”고 요구했다.

 

농민들은 기자회견을 마친 후 농협화순군지부를 방문, 류철환 지부장과 간담회를 갖고 비료값인상철회와 정부보조금 부활 등의 요구사항을 전달했다.

 

이와 함께 농협화순군지부가 회원농협들과 함께 조합원들을 대상으로 정부보조금부활을 촉구하는 서명운동을 펼치는 등 정부보조금부활운동의 선봉에 설 것을 촉구했다.

 

농민들은 “농협이 농업생산비의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비료값을 올해 들어서만 100% 가까이 인상했다”며 "농업생산비는 갈수록 오르는데 반면 농산물가격은 떨어지고 있는데 농산물이 제값을 받을 수 있도록 앞장서야할 농협은 이를 외면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이어 "농협중앙회가 비료값을 몇 년새 300% 가까이 인상하면서 농민들의 농업생산비도 올랐다"며 "농협도 가을에 농민들에게 수매하는 나락의 값을 비료값과 농자재가격 등 농업생산비 인상폭만큼 올려 달라"고 요구했다.

 

농협이 말로는 농민들과 하나라고 하면서 갈수록 규모가 작아지고 죽어가는 농민들과 달리 갈수록 덩치만 커지고 있다는 개탄의 목소리도 나왔다.

 

이에 대해 류철환 지부장은 "최근의 비료값인상은 농협이 했다기 보다는 비료회사가 인상한 것이며 농협도 버티다가 어쩔 수 없이 인상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류 지부장은 "남해화학이 이익을 낸 것은 사실이지만 남해화학의 경우 지분의 51%는 농협이, 나머지 지분은 소액주주들이 갖고 있다"며 “회사에서 나온 이익을 주주들에게 배당하지 않고 농민들의 손실을 보존해 준다면 주주들의 반발을 사게 된다”고 말했다.

 

농협에서 농민들이 생산한 농산물이 제값을 받을 수 있도록 앞장 서 달라는 요구에는 “농산물의 가격은 농협이 아니라 소비자가 결정하는 것”이라며 답변을 회피했다.

 

회원농협들과 함께 정부보조금 부활 촉구 서명운동을 펼쳐 달라는 요구에는 “화순군지부 임의대로 결정할 수는 없다”며 “농민들의 뜻은 전남지역본부에 전달하고 회원농협조합장들의 의견을 모아 30일까지 농민회에 통보토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이에 농민들은 “그렇다면 비료값도 소비자인 농민들이 결정해야 하는 것 아니냐”며 “농산물의 가격은 소비자가 결정하는 것이 아니라 유통과정에서 결정되며, 농협은 농산물 수매를 통해 가격을 조절함으로써 농산물이 제값을 받을 수 있도록 앞장서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농협이 불가피하게 비료값을 올려 농업생산비가 증가한 만큼 농민들도 불가피하게 나락값을 올려 받아야겠다”며 “올가을에 수매하는 나락부터 비료값 등 인상요인을 적용해 달라”고 요구했다.

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남도뉴스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화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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