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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의 모토는 '모든 시민은 기자다'입니다. 시민 개인의 일상을 소재로 한 '사는 이야기'도 뉴스로 싣고 있습니다. 당신의 살아가는 이야기가 오마이뉴스에 오면 뉴스가 됩니다. 당신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광우병 급식 싫어요'
'광우병 급식 싫어요' ⓒ 윤재훈

 

어쩌란 말이냐

이 물결을 어쩌란 말이냐

 

미친 소를 먹기 싫은데

어쩌란 말이냐

더 이상 국민들을 미치게 만들지 말아다오

 

어쩌란 말이냐

정말 어쩌란 말이냐

 

사람들은 저마다 어깨동무를 하고

아스팥트 위에 앉아 움질일 줄 모르는데

날더러 어쩌란 말이냐

 

모두가 하나가 되어

함성을 지르며

일어날 줄 모르는데

우리더러 어쩌란 말이냐

 

붉은 해는 서산 마루에 걸리었다

떨어져 나간 앉은 산 위에서

우리는 나랏님 이름을 목메어 부르는데**

자꾸 방안퉁소가 되어

민심을 모르시니 우리더러 어쩌란 말이냐

 

저 어린 아이 좀 보아라

엄마 손을 잡고 나와 광화문을 걸어 다니는,

아직 솜털이 가시지 않은 여중생이 나와

우리는 미친 소를 먹기 싫다고 외치는,

얼싸안고 등이라도 쳐 주고 싶구나

 

어쩌란 말이냐

이 국력낭비를 어쩌란 말이냐

 

어쩌란 말이냐

이 국론 분열을 정말 어쩌란 말이냐

 

어쩌란 말이냐

이 혼불***처럼 번지는 열망을 어쩌란 말이냐

 

반만년을 쌓아온

대한민국의 정체성이 뿌리째 흔들리는

이 슬픔을 어쩌란 말이냐

 

하늘을 보니 달도 없다

우리를 막은 저 젊은 전경들,

왜 저들이라고 당장 군복을 벗고

우리와 어깨 겯고 싶지 않겠는가

자신의 부모가, 누이가

이 찬 아스팥트 바닥에서

밤새 일어날 줄 모르는데,

 

우리 절대 그들을 나무라지 말자

우리끼리 절대 반목하지 말자

 

저 촛불을 보아라

저 들불처럼 일어나는 혼불들을 보아라

이 땅의 민초들을 보아라

 

우리가 얼마나 큰 대가를 지불하는지

자정을 넘긴 이 차디찬 광화문 바닥에서

우리 뼈속까지 아리게, 아리게 느끼면서

자숙하자

 

*유치완 시인의 <파도>에서 모티프

**김소월 시인의 <초혼(招魂)>에서 모티프

***최명희 소설가의 <혼불>에서 모티프

  

지하도입구에서촛불을나누어준는할아버지 .
지하도입구에서촛불을나누어준는할아버지. ⓒ 윤재훈

 

"촛불 받아가세요"

 

언제부터 서 계셨는지

할아버지는 계단을 오르는 사람들에게

촛불을 나누어 주고 계신다.

 

그 불씨를 더 잘 살리기 위해

 

난상토론,이난국을 어떻게해야하나. .
난상토론,이난국을 어떻게해야하나.. ⓒ 윤재훈

 

격정적인, 난상 토론이 한창이다.

 

어떻게 해야하나

정말 어떻게 해야하나

 

나랏님은 돌같이 까닥않는데

우리는 정말 어쩌라 말이냐

 

 

촛불현장에서. .
촛불현장에서.. ⓒ 윤재훈

 

밤새 견디려면,

우선 배부터 채우고

 

촛불현장에서. ,
촛불현장에서., ⓒ 윤재훈

 

이리 줘봐

구호는 이렇게 쓰는 거야

 

 

촛불현장에서. .
촛불현장에서.. ⓒ 윤재훈

 

아, 피곤하다

정말 100일이, 5년도 더 된 것 같다

 

망중한 .
망중한. ⓒ 윤재훈

목도 아프고, 피곤하고,

우리 조용하게 공부 좀 하게 해 줘요

 

만약에. .
만약에.. ⓒ 윤재훈

 

이 나라가 어떻게 세운 나란데...

 

민심. .
민심.. ⓒ 윤재훈

 

민주공화국 .
민주공화국. ⓒ 윤재훈

 

 ‘촛불정국’은 디지털과 아나로그간의 부조화의 산물인 것이다. 연결고리는 바로 ‘소통’이다. - <경향신문>, 조호연 기획·탐사 에디터

덧붙이는 글 | .


#촛불정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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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 5년여 세계오지 배낭여행을 했으며, 한강 1,300리 도보여행, 섬진강 530리 도보여행 및 한탄강과 폐사지 등을 걸었습니다. 이후 80일 동안 5,830리 자전거 전국일주를 하였습니다. 전주일보 신춘문예을 통해 등단한 시인으로 시를 쓰며, 홍익대학교에서 강의를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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