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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국공무원노동조합이 8일 오전 민주노총 1층 회의실에서 조합원 10명 중 8명은 이명박 정부의 국정수행능력에 부정적 견해를 갖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는 설문조사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전국공무원노동조합이 8일 오전 민주노총 1층 회의실에서 조합원 10명 중 8명은 이명박 정부의 국정수행능력에 부정적 견해를 갖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는 설문조사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 공무원노조

행정안전부(아래 행안부)는 전국공무원노동조합(아래 공무원노조)이 대통령 불신임안 표결을 추진하는 데 대해 "법이 허용하는 최대한의 범위 내에서 엄중 조치하겠다"고 으름장을 놨다.

 

행안부의 발표는 공무원노조가 오는 10일 오후 비공개로 진행되는 전국대의원대회에서 ▲ 미국산 쇠고기 수입 ▲ 상수도 민영화 ▲ 공무원연금 개혁 ▲ 중앙·지방 공무원 퇴출과 조직개편 등 정부의 일방적 추진을 이유로 '이명박 대통령 불신임 표결'을 추진하겠다는 방침에 따른 것이다.

 

공무원노조의 방침이 알려지자 행안부는 8일 보도자료를 통해 "공무원으로서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전제하고 "공직기강확립차원에서 엄중조치 할 계획"이라고 경고했다.

 

구본충 행정안전부 윤리복무관은 "전공노(공무원노조)의 이같은 행위는 정상적인 공무원 노조활동 범위와 공무원의 본분을 심각하게 이탈한 것"이라며 "관련법을 명백히 위반한 불법행위이므로 즉각 중단할 것을 요청한다"고 밝혔다.

 

구 복무관은 이어 "정부의 요청에도 불구하고 '대통령 불신임 표결'을 강행할 경우 사법당국에 고발함은 물론 엄중 징계조치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행안부의 발표에 대해 정용천 공무원노조 대변인은 8일 전화 통화에서 "광우병 위험이 있는 미국산 쇠고기 수입과 물 사유화는 안 된다고 수차례 요구했지만 정부는 들으려 하지 않았다"며 "우리는 정권을 위한 공무원이 아니고 국민 전체를 위한 봉사자이기 때문에 일정대로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 대변인은 이어 "이번 표결은 공무원노조의 정당한 활동이라는 법률적 검토를 마친 상태"라며 "대의원대회에서 대통령에 대한 불신임안이 가결되면 지도부의 논의를 거쳐 시행하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공무원노조의 방침이 알려지자 노조 홈페이지에는 8일 하루에만 수백 건에 달하는 지지와 반대 글이 올랐다. 대부분 공무원노조의 결정을 지지한다는 내용이었지만 우려를 나타내는 글도 일부 눈에 띄었다. 공무원노조 홈페이지에 오른 찬반 글을 모아봤다.

 

[우려] 당신들 보고 절망합니다

 

 전국공무원노동조합의 대통령 불신임안 표결을 추진하는데 대해 '법이 허용하는 최대한의 범위 내에서 엄중 조치하겠다.'는 내용의 행정안전부 보도자료
전국공무원노동조합의 대통령 불신임안 표결을 추진하는데 대해 '법이 허용하는 최대한의 범위 내에서 엄중 조치하겠다.'는 내용의 행정안전부 보도자료 ⓒ 행정안전부 보도자료

자신을 '김찬구'라고 밝힌 누리꾼은 "국민의 한사람으로서 반대고, 그럴 시간 있으면 못 사는 서민들 불우장애인들 먼저 돌봐주길 바란다"며 "대통령이 경제 살리고 모두 잘사는 나라로 만들어 준다는데 기회라도 줘야 되는 것 아니냐?"고 질타했다.

 

'허기영'이란 필명의 누리꾼은 "공무원이 최고라는 말을 어디에서도 흔히 들을 수 있는데 그 말의 의미를 생각해 본적이 있냐?"며 "대통령 불신임안은 무엇이고 당신들이 왜 개혁의 대상이 되어야 하는 집중적인 자기 성찰이 있어야 한다"고 꾸짖었다.

 

'대의원'이란 누리꾼은 "불신임 투표를 하면 조직이 와해될 수도 있다"며 "조직의 힘을 (역량) 극대화한 후에 실시해야지 지금은 아니라고 생각하고 조합원들의 성찰을 기대한다"고 우려를 표했다.

 

'전공노'란 누리꾼은 '여러분들이 공무원 맞습니까?'란 제목의 글에서 "공무원이 이 나라 대통령을 탄핵하자는 게 할 짓이냐"며 "국민 모두에게 선망의 대상이고 요즘 젊은이들 사이에서 1위로 떠오르는 공무원이 뭐가 아쉬워서 이런 행동을 하느냐?"고 반문했다.

 

'전공노'씨는 이어 "대통령이 추진하는 구조조정 때문에 이런 짓을 한다고 생각하고 공무원은 나라와 국민들을 위해 봉사하는 자리이지 이익 챙기라고 월급 주는 게 아니다"라며 "대부분의 공무원들을 당신들과 같은 뜻이라고 착각하지 말라"고 밝혔다.

 

'강민'이란 누리꾼은 "대통령에 대한 불신임투표, 어이가 없고 자기들 밥그릇 지키려고 술수 부리는 거 국민들이 모를 것 같냐?"며 "촛불정국에 편승해서 자네들 밥그릇 지키려 한다"고 일침을 가했다.

 

[지지] 이명박 정부가 똥줄 탔다

 

 공무원노조 홈페이지에 오른 누리꾼들의 글
공무원노조 홈페이지에 오른 누리꾼들의 글 ⓒ 이화영

자신을 '곽영숙'이라고 밝힌 누리꾼은 "공무원도 공무원이기 이전에 우리나라의 국민"이라며 "당연한 일이지만 아닌 것을 아니라고 할 수 있는 용기에 감사드리고 진정 우리 아이들에게 부끄럽지 않은 나라를 만드는 데 앞장서 달라"고 주문했다.

 

'국민'이란 필명의 누리꾼은 "법적인 구속력은 없지만 공무원노조가 국민들의 불신임 마음을 대신해 대통령을 불신임하는 투표를 강행함은 매우 상징적"이라며 "대통령 불신임 투표를 한다고 하니 행안부가 미쳐 날뛰지만 굴하지 말고 압도적으로 가결해 이명박을 심판하라"는 지지의 글을 남겼다.

 

'민주시민'이란 누리꾼은 '이명박 정부가 똥줄 탔다'는 제목의 글에서 "대통령 불신임 투표 한다니까 정부가 똥줄 탔다"며 "공무원노조가 진정으로 국민을 위하는 길은 2mb 불신임 투표 가결"이라고 밝혔다.

 

'민주시민'은 이어 "어느 시대 공무원도 해내지 못했던 대통령에 대한 불신임 투표 반드시 관철시키시기 바란다"며 "공무원노조를 지지하는 국민들을 믿고 당당하고 정의로운 발걸음에 힘을 실어 달라"고 요청했다.

 

'허경'이란 누리꾼은 '우리나라 공무원은 다 썩은 줄 알았다'는 제목의 글에서 "국민이 낸 세금으로 월급을 받고 국민을 탄압하는 정부에 빌붙어서 국민의 뒤통수를 치는 공무원만 있는 줄 알았다"며 "하지만 정직한 공무원, 국민을 위한 공무원, 나라를 생각하는 공무원을 보고 새로운 희망을 봤다"고 밝혔다.

 

'허경'씨는 이어 "정의와 촛불은 반드시 승리하고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여러분의 그런 용기에 감동하고 박수를 보낸다"며 "훗날 감격의 눈물을 흘릴 날이 올 것이라 믿고 여러분들 뒤에는 국민이 있으니 용기를 내라"고 힘을 실어 줬다.

 

공무원노조의 대통령 불신임안 표결 추진에 대해 다른 공무원 단체들은 "원칙적으론 찬성하지만 좀 더 지켜보겠다"는 입장을 내보였다. 오는 10일 진행되는 공무원노조 대의원대회에서 어떤 결정이 내려질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덧붙이는 글 | 이화영 기자는 음성군 지방공무원으로 일하고 있습니다.

이기사는 충청일보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공무원노조#대통령 불신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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