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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 <강남 엄마들의 놀이 교육>
 책 <강남 엄마들의 놀이 교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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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부터인가 아이를 둔 엄마들 사이에서 자녀를 놀이학교에 보내는 유행이 생기기 시작했다.

독일에서 유래했다는 각종 놀이학교들은 '놀이와 교육을 동시에'라는 개념을 도입하면서 비싼 수강료에도 선풍적인 인기를 끈다. 그 인기의 비결은 무엇일까?

책 <강남 엄마들의 놀이 교육>을 쓴 저자 조은희씨는 독일에서 영유아 놀이 교육을 수학한 후 한국에서는 거의 최초로 영유아 교육에 놀이 개념을 도입한 놀이 교육 전문가다.

독일의 놀이 교육은 자연주의 놀이 교육과 더불어 사회성 발달을 도모하는 데에 중점을 둔다.

우리나라의 극심한 교육열은 이런 독일식 놀이 교육 개념이 조금 왜곡되어 비싼 교구를 사주고 이를 잘 활용하면 된다고 잘못 인식되어 있다. 이 책은 이런 사고를 바꾸어 엄마 아빠의 사랑이 담긴 놀이를 통해 아이가 정서적으로 안정되고 자연스럽게 성장할 수 있는 방법을 소개한다.

책에 소개하는 놀이법만 잘 활용해도 아이들이 쑥쑥

굳이 비싼 놀이학교에 보내지 않고 책에서 소개하는 놀이법만 잘 활용해도 아이들은 제 발달 단계에 맞게 쑥쑥 성장할 거란 생각이 든다. 첫 번째 장에서 저자가 강조하는 놀이 교육의 원칙은 다음과 같다.

우선 '놀이'라고 하여 무작정 놀게 하는 건 금물이다. 놀게한답시고 텔레비전 앞에 아이를 방치한다거나 친구와 싸우든 말든 신경도 안 쓰는 엄마는 진정한 놀이의 개념을 모르는 것이다. 아이들에게 놀이는 유일하게 자신을 표현하는 수단이자 세상을 배우는 통로다. 따라서 아이들에게 규모 있고 계획성 있으며 알찬 놀이 프로그램을 제공해 주는 것이 중요하다.

또 하나 유의할 점은 그렇다고 하여 놀이를 무조건 학습의 수단으로 생각하지 말라는 것. 우리나라 엄마들은 늘 교육에 민감한 편이라 아이가 자연스럽게 놀면서 학습할 수 있다는 사실을 잊을 때가 많다. 굳이 교육과 놀이를 연관지으려 하지 않더라도 아이들은 놀이를 통해 많은 것을 스스로 배워나간다는 사실을 믿자.

또 다른 유의점은 아이가 놀이하기 싫은데 엄마가 억지로 시키지 말라는 것. 아이들이 자발적으로 움직이게끔 해야 하는데 우리나라 엄마들은 이것저것 아이의 놀이에 개입해 방해를 하거나 싫다는 것을 억지로 강요하는 경우가 많다. 이런 놀이 교육은 오히려 역효과만 낼 뿐이다.

책의 각 장에서는 아이의 발달 단계에 맞춘 놀이법을 소개한다. 생후 3개월부터 12개월까지의 놀이법 중 가장 많이 활용할 수 있는 건 바로 '누드 놀이'다. 아주 어릴 때에는 쭉쭉이를 해주거나 손에 오일을 묻혀 몸을 자극시키는 것이 좋으며 조금 자란 후에는 옷을 벗겨 놓고 공이나 콩 주머니, 종이 뭉친 것들을 통해 다양한 신체 접촉을 시도하면 효과가 있다.

특히 이 시기의 아이들은 말을 하지 못하므로 아무 생각이 없어 보이는데, 사실 그들의 뇌는 발달을 거듭하고 있다. 따라서 엄마가 수다쟁이가 되어 반복해서 짧은 문장을 들려 주고 부드러운 목소리로 노래를 불러주면 좋은 자극이 된다. 몸짓도 많이 사용하고 이유식 하나를 만들더라도 "맘마 만들고 있어요" 등의 말로 아이에게 간단한 설명을 하면 언어와 인지 발달에 도움이 된다.

생후 13 - 24개월의 아이는 급속도로 성장한다. 이 시기에는 인지가 발달해서 웬만한 언어는 다 알아듣고 어른의 흉내를 제법 낸다. 특히 18개월 이후 아이들은 호기심 덩어리가 되면서 세상의 온갖 것을 모두 흡수하려 하는 경향이 있다. 이 때에는 자신이 원하는 욕구만 충족하려는 경향이 강하기 때문에 부모의 제제가 약간은 필요하다.

이 시기의 아이들은 자유로움 속에서 스스로 시험해 나가면서 자기 맘대로 되지 않으면 실망하거나 지나치게 흥분한다. 따라서 이 시기에는 엄마가 아이의 놀이에 더 많이 신경 써야 한다. 고집쟁이에 자기만 아는 아이로 키우지 않고 싶다면 아이가 하고 싶어하는 대로만 내버려 두어서는 안 된다.

혼자 지내는 아이 많은 요즘, 놀이교육 중요성 커져

'된다', '안 된다'를 분명히 구분해 주어 세상의 규칙과 질서를 알게 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이때에 제대로 규칙을 습득하지 못한 아이는 자라는 내내 다른 사람과의 관계에서 불편함을 겪게 된다. 심리학자들은 방치된 아이들의 제멋대로인 성향을 '수행 결함'이라고 부르는데 이는 전적으로 어른들이 훈육을 잘못한 탓이라고 한다.

생후 25 - 36개월 아이는 드디어 또래와 함께 놀면서 사회성을 습득하기 시작한다. 이제 33개월인 우리 아이도 요새 부쩍 친구를 찾으며 사이좋게 노는 법을 알아가고 있다. 24개월 이전에는 모든 것이 자기 것인 양 고집을 부리더니 어린이집 선생님들의 좋은 훈육으로 친구들과 사이좋게 지내는 법을 스스로 터득한 걸 보면 여간 기특하기 짝이 없다.

특히 요즘 아이들은 혼자 지내는 경우가 많아 사회성을 습득할 기회가 적은데, 이럴 때 놀이학교나 어린이집 등의 단체 활동 시간은 세상의 질서와 사이 좋게 노는 법을 습득하는 데에 많은 도움을 준다. 단, 이 책의 말처럼 좋은 기관을 선택해서 아이에게 도움이 되도록 교육하는 곳을 찾아가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이 시기에 도움이 되는 좋은 놀이 중 하나는 찰흙놀이. 찰흙은 아이들이 가지고 노는 블록이나 플라스틱 장난감처럼 쉽게 부러지지 않으며 자연 친화적이어서 매력적이다. 흙을 밟고 손으로 만지면서 자연을 접하고 배우게 되는 것이다. 게다가 자신이 표현하고 싶은 것을 만들어내면서 창의력과 상상력을 키울 수 있다.

며칠 전 강화도의 동막 해수욕장에서 할머니와 갯벌 체험을 한 우리 아이는 그게 그렇게 만족스럽고 좋았는지 내내 바닷가를 떠나지 않으려 했다. 넓은 대자연이 바로 아이들의 놀이터이며 세상의 모든 것들이 아이의 놀잇감이라는 말이 딱 맞다는 생각이 든다.

굳이 비싼 놀이학교에 아이를 보내지 않더라도 주말을 이용해서 다양한 체험을 해 보게 도와주는 것도 좋을 것이다. 집 옆의 작은 잔디밭, 길가에 핀 민들레, 푸른 하늘과 구름. 이 모든 것이 사실 아이들에게는 경이로운 세상 풍경이 아닐까? 이런 자연을 활용하면서 아이와 즐겁게 놀아주는 것, 그것이야말로 산교육 그 자체일 것이다.


강남 엄마들의 놀이교육 - 대한민국 1% 브레인을 만드는

조은희 지음, 이미지박스(2005)


#육아서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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