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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새의 낙원으로 '2008 람사르총회' 공식 탐방코스인 창원 주남저수지는 지금 어떤 상황인가? 창원시가 오는 10월말에 열리는 람사르총회를 앞두고 이곳에 각종 탐방시설 공사를 벌이는 속에, 현장을 둘러본 환경단체는 "개발의 흔적이 난무하다"며 우려를 나타냈다.

 

창원시는 이곳에 람사르문화관과 탐조대, 나무다리(목교), 계단 등을 설치하는 공사를 벌이고 있다. 이 공사는 람사르총회 이전에 완공될 예정이다. 창원시는 람사르총회 기간 동안 많은 탐방객이 몰려들 것으로 보고, 각종 편의시설 공사를 벌이고 있다.

 

 

마산창원진해환경운동연합은 주남저수지 공사 현장을 둘러본 뒤 29일 낸 자료를 통해 “철새들의 낙원인 주남저수지를 철새들에게 돌려줘라”고 목청을 높였다.

 

이 단체는 "주남저수지에 대한 모니터링을 하자고 창원시에 협조 공문을 보냈으나 묵묵부답"이라며 "주남저수지 공사 현장 곳곳에 문제가 많았기 때문인가 보다"고 지적했다.

 

양어장 부지 옆 목교에 대해, 이 단체는 "너무 높고 넓다”며 “이곳에 꼭 이런 시설이 들어서야 하는지 묻지 않을 수 없었다"고 밝혔다. 또 이 단체는 "제방길 황토 포장은 색깔만 황토색을 넣은 시멘트에 불과했다"고 지적했다.

 

또 이 단체는 "목도 구간도 땅과 목도 사이가 비어 있어 구두를 신고 걸으면 나무와 부닥치는 소리가 나 철새들에게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걱정했다.

 

 

탐조대에 대해, 환경연합은 "더욱 기가 찰 노릇"이라며 "기존의 탐조대를 완전히 무너뜨리고 다시 만들어지는 탐조대는 그 규모가 기존의 탐조대보다 2배나 크다"고 밝혔다. 탐조대 앞에서 저수지 안으로 내려갈 수 있는 계단식 목도도 문제라고 이 단체는 지적.

 

환경연합은 "사람들이 저수지 안으로 들어가면 갈수록 새들은 그만큼 멀어진다"며 "갈대는 사람과 경계막을 형성해 준다. 갈대가 있으면 새들은 제방 가까운 곳에서도 자연스럽게 먹이활동을 한다. 그러나 갈대를 베어버리고 난 뒤에는 멀리서 걸어오는 사람이 보이기만 해도 새들은 곧바로 저수지 중앙으로 도망쳐 간다"고 밝혔다.

 

이 단체는 "앞으로도 주남저수지는 철새들의 낙원으로 남아있어야 한다"면서 "철새들의 낙원은 기존의 주남저수지를 그대로 두면 된다. 그러나 지금 람사르총회를 앞두고 창원시는 철새들의 낙원을 인간들의 생태공원쯤으로 만들려고 하는 것 같다"고 우려했다.

 

 

이 단체는 "길을 내고, 건물을 세우고, 구조물을 만들며 더 많은 사람들을 주남저수지로 불러 모아 철새들을 내쫒고 그 자리를 인간으로 대체하려 하는 것 같다"면서 "철새가 찾아오지 않는 주남저수지는 철새도래지도, 철새들의 낙원도 될 수 없다"고 덧붙였다.

 

환경연합은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다. 창원시는 주남저수지를 철새들에게 돌려주기 위한 최소한의 노력이라도 하여야 할 것"이라며 "시민단체와 협의하고 합의한 사항을 철저히 지킬 것"을 요구했다.

 


#주남저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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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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