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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월 30일 부산 서면 쥬디스태화에서는 촛불문화제가 개최되었다.
7월 30일 부산 서면 쥬디스태화에서는 촛불문화제가 개최되었다. ⓒ 이창우

 

30일 저녁 7시 20분경 부산 서면 쥬디스태화 앞에서는 어김없이 촛불문화제가 개최됐다.

 

이날 촛불문화제는 자유발언으로 시작되었다.

 

자유발언대에 오른 시민 A씨는 "다음주에 휴가 가려고 했는데, 부시가 온다고 해서 휴가를 못 갈 것 같다"며 "쇠고기 협상은 미국 축산업자들 배불리려고 한 짓인 것을 국민들은 다 알고 있고 이를 반대하는데도 부시는 대한민국 국민들의 목소리를 무시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외교 관계는 대등한 관계가 되어야 하는데 우리는 미국이 시키면 시킨 대로 다 하고 있다"며 "(미국이 한국에게)이라크 파병 연장해라, 자기들 쓸 데 없는 무기도 사 가라, 주한미군기지 이전비용 인상해라는 등 완전 미친 듯이 요구한다"고 말했다. 

 

촛불문화제 사회자는 "쇠고기 재협상을 하지 않으려면 부시 대통령 올 필요 없다"며 "아무 득 없이 쇠고기 모두 수입해주고 미국이 해달라는 것 다 해주느니 차라리 한·미 정상회담을 개최하지 않는 것이 이익"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명박 대통령은 무슨 돈으로 초를 샀냐고 묻는 둥, 한 국회의원은 버스 요금을 모른다는 둥, 한 장관은 삼겹살 값을 모른다는 둥 한나라당이 얼마나 서민 사는 것 모른다면 그런 소리를 하겠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촛불문화제 중간에 노래공연 등이 이어졌다. 노래공연을 한 B씨는 "명박이를 포함해서 조중동 데리고 미국으로 가버렸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한편 경찰은 저녁 7시 43분, 8시 2분 두 차례나 해산 종용 방송을 했다.

 

 

첫 번째 해산 종용 방송에서는 "일몰 이후에는 피켓시위, 구호제창, 도로점거 등 집회를 할 수 없다, 순수 촛불문화제는 도로에서 할 수 없다, 지금 즉시 해산해달라"고 했으며 두 번째 해산 종용 방송에서는 "여러분이 진행하고 있는 촛불문화제는 목적을 벗어나서 피켓사용 도로점거 등 불법집회로 변질되고 있다, 촛불문화제는 도로 위에서 할 수 없으며 피켓시위, 구호제창, 도로점거, 도로행진 할 수 없다. 일몰 시간이 지났으니 집회참가자 여러분들은 즉시 해산해달라"고 했다. 이에 시민들은 "어청수를 파면하라", "폭력경찰 물러가라", "평화시위 보장하라"고 외쳤다.

 

CGV대한 부근에서는 부시 대통령 방한에 대한 시민 의견을 묻는 설문조사가 진행됐으며 사진·만평 전시회도 열렸다.

 

이날 촛불문화제 현장에선 <PD수첩>과 관련 검찰의 수사를 성토하는 이들도 많았다. 시민 D씨는 "<PD수첩>이 왜곡이라고 하는 것은 떡검들이 하는 이야기이고 광우병의 진실을 알린 것이 <PD수첩>이 먼저이고 100분토론도 그 주제로 갔는데 왜 <PD수첩>만 수사하냐"면서 검찰의 표적수사를 비판했다.

 

시위 장기화에 대해서 그는 "정부가 질질 끌고 있으니 시위도 장기화된다"며 "시위가 짧으면 군중심리라고 할 수도 있겠지만 시위가 길어질수록 사람들도 모이고 있으니 군중심리가 아니라는 것을 보여주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이명박 정부에 대해서 좋은 감정이 없으니 전면재협상이나 하라"고 말했다.

 

촛불문화제에 처음 참여했다는 시민 E씨는 "이명박 정권이 시민들 의견을 반영하지 않고 독단적으로 경제정책을 운용하며 미국산 쇠고기를 수입하거나 교육정책을 마음대로 바꾼다"며 "이명박 정권이 시민들 의견을 반영하는 쪽으로 바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무조건 미국 의견을 대량 반영하고 자기(우리나라) 주장을 못 하니 우리가 속국이라는 느낌을 받을 정도인데 외교 좀 잘 했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촛불문화제에 여러번 참여했다는 시민 F씨는 "쇠고기는 겉으로 드러나는 문제이고 협상 과정에서 드러난 이명박 정부의 무능함, 매국적인 정책이 핵심이며 쇠고기 안전성 문제 등은 부차적인 문제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명박 정부의 정책에 대해 "무능함 자체라고 생각한다, 특정종교나 학연에 치우쳐져 인사에 대해 말이 많았는데 이런 식으로 나가면 국가를 유지할 자격이 없다"며 "이는 천박한 독재이며 독재해서 잘 된 나라는 없다"고 비판했다.

 

이어 그는 "촛불문화제가 더 이상 문화제가 아니라 3·1 운동, 6·10 항쟁 등 일종의 운동이 되었다고 생각한다"며 "촛불이 쉽게 꺼지지는 않을 것이고 꺼진다고 해도 겉으로만 꺼진 것이지 국민들 가슴 속에 타오르는 분노의 불길은 절대로 사그러지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사회를 본 적이 있다는 시민 G씨는 "이명박 정부가 정책 초점을 국민에게 맞추지 않고 재벌과 강대국에 맞춰 정치·외교를 하다 보니 국민들의 저항에 부딪힌다고 생각한다"며 "이런 정치가 펼쳐지면 안되고 계속해서 펼쳐진다고 하면 우리는 이명박 정부와 싸우게 될 것이고 이명박은 지게 되니 대통령이지만 대통령이 아닌 사람이 될 것 같다"고 주장했다.

 

한편 촛불문화제에 대해 다소 부정적으로 보는 시민들도 있었다.

 

서면 쥬디스태화 부근에서 노점상을 하는 시민 H씨는 "촛불집회가 5월부터 열렸는데 주변 상인들 피해가 너무 크다"며 "이미 쇠고기가 들어온 상태인데 저렇게 하면 이명박-반이명박 세력 같기도 하고 시민들이 몇 달 동안이나 하는 것이 믿기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자리세 내고 영업하는 상황이라 피해가 너무 크다"며 "촛불 시위에 대해서는 자기 의견도 중요하지만 자제하면서 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비슷한 위치에서 노점상을 하는 시민 I씨는 "촛불집회도 좋지만 주변 상인들도 먹고 살아야 될 것 아닌가"라며 "촛불집회를 하지 않았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어 "정치적으로는 관심이 없다, 고기가 들어왔는데 그냥 정부에서 하는 대로 했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이날 촛불문화제는 저녁 8시 28분에 끝났다. 이날 촛불문화제의 참가인원을 부산진경찰서에서는 150명, 주최측에서는 700명 정도로 추산했다. 시민들은 촛불문화제가 끝난 직후 해산했다.


#부산#촛불문화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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