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저녁 부산 서면에서 '미국산 쇠고기 수입반대와 언론장악규탄 촛불집회'에 참석했던 한 시민이 경찰에 연행되었다가 풀려난 사건이 벌어진 가운데, 지금까지 부산지역에서 경찰로부터 촛불집회와 관련해 소환조사를 받은 사람은 40여명에 이른 것으로 알려졌다.
광우병부산시국회의는 30일 저녁 서면 쥬디스태화 앞에서 '광우병 촛불문화제'를 열었다. 부산진경찰서는 이날 밤 9시경 박아무개씨를 연행했다가 31일 오전 11시경 풀어주었다. 경찰은 박씨에 대해 집시법 및 도로교통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이 박씨를 연행하자 광우병부산시국회의와 누리꾼들이 부산진경찰서 앞으로 몰려가 항의하기도 했다. 또 부산진경찰서 홈페이지에는 수십명이 경찰을 비난하는 글을 올리기도 했는데, 한 누리꾼은 "박씨를 촛불집회가 끝난 뒤 연행한 것으로 알며, 인도에서 아무 것도 들고 있지 않았던 것으로 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광우병부산시국회의 관계자는 "촛불집회가 끝난 뒤 정리한다고 모여 있는데, 경찰이 해산하라고 했으며 이 과정에서 옥신각신하는 상황이 벌어졌다"면서 "경찰은 집시법 위반과 공무집행방해라 주장했다"고 전했다.
광우병부산시국회의는 지금까지 촛불집회와 관련해 40여명이 경찰로부터 소환통지를 받았다고 밝혔다. 김영진 민주노총 부산본부장을 비롯해 부산광우병시국회의 지도부가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에 대한 소환장은 부산진경찰서와 부산남부경찰서가 보냈으며, 정아무개씨를 제외한 대부분이 경찰에 출두해 조사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정아무개씨는 세차례 소환장을 받았지만 아직 응하지 않고 있으며, 조만간 기자회견을 통해 입장을 밝힐 예정이다.
경찰은 촛불집회 주도자와 참가자 등에 대해 집시법 위반과 도로교통법 위반 등을 주장하고 있다. 부산에서는 그동안 몇 차례 대규모로 촛불집회가 열린 적이 있는데, 시민들은 서면 일대 도로에서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경찰은 촛불집회 지도부의 역할에 대해 파악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소환조사를 받았던 한 대학생은 "경찰로부터 소환장을 받고 출석해 조사를 받았는데, 조직적으로 이루어진 것인지, 각자 맡은 역할이 무엇인지를 집중적으로 물어보더라"고 말했다.
경찰은 이들에 대해 아직 기소 여부를 결정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광우병부산시국회의 관계자는 "경찰은 최근까지 조사를 벌이고 있으며, 아직 조사가 끝나지 않은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그는 "경찰이 40여명에 대해 소환장을 보내고 조사를 벌이는 것은 한마디로 촛불집회에 대한 정치적인 탄압이다"며 "소환에 응하기는 했지만 적극 대처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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