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베이징올림픽과 추석 시즌이 끝나기만을 기다렸던 각 방송사의 야심작들이 '가을 대전'을 앞두고 집결한다. 수목 미니시리즈 시장에는 지난주 KBS <바람의 나라>와 MBC <베토벤 바이러스>가 나란히 첫 선을 보인데 이어, 오는 24일에부터는 SBS <바람의 화원>도 합류할 예정이어서 치열한 접전이 예상된다.

 

월화극 시장도 <식객>의 후속으로 SBS가 <타짜>가 이번주 첫 방송을 시작하며, 제작비 250억을 들인 MBC 대작 <에덴의 동쪽>, KBS <연애결혼> 등과 경합할 전망이다. 오랜만에 브라운관을 찾은 톱스타급 배우들과 유명 작가-PD들의 복귀작이 주는 화제성과 함께, 각기 다른 소재와 장르로 무장한 작품들을 비교하며 보는 재미가 쏠쏠할 전망이다.

 

월화 드라마 -<에덴의 동쪽>VS <타짜> VS <연애결혼>

 

<에덴의 동쪽>은 방영 6회 만에 시청률 20% 고지를 돌파하며, 종영을 앞두고 있던 <식객>의 아성까지 위협하는 저력을 보여줬다. 국내 현대물로서는 오랜만에 찾아오는 방대한 스케일의 시대극이라는 점과 호화 캐스팅이 이 드라마의 최대 매력이다.

 

초반 아역배우들의 호연과 스피디한 극전개로 초반 시선몰이에 성공한 데다 송승헌, 연정훈, 한지혜, 이다해, 이연희, 박해진 등 주연급 청춘스타 등이 본격적으로 등장하면서 시간이 지날수록 폭발력을 보여줄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다만 <모래시계>와 <올인>, <사랑과 야망> 등 기존 히트작들의 익숙한 흥행공식들과 캐릭터들을 이리저리 짜집기한 듯한 진부한 구성은 이 작품의 강점이자 단점이기도 하다.

 

변수는 역시 이번주부터 가세하는 <타짜>와의 경쟁이다. 전작인 <식객>에 이어 <타짜> 역시 허영만 화백의 원작을 바탕으로 하고 있으며, 영화화로 먼저 제작되어 큰 성공을 거둔 '검증된' 작품이라는 게 강점. 원작의 주요 배역을 맡았던 조승우, 백윤식, 김혜수, 김윤석, 유해진 등의 연기를 드라마 버전의 장혁, 임현식, 한예슬, 김갑수, 김민준, 손현주, 강성연 등이 어떻게 그려낼지가 관심사다.

 

그러나 대중적인 요리를 소재로 한 <식객>과 달리, 도박과 폭력 등 자칫 선정적으로 그려지기 쉬운 소재를 드라마에서 얼마나 적절한 수위를 유지하며 표현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식객>이 그러했듯 <타짜> 역시 원작이 가지고 있는 소재상의 장점은 계승하면서 만화나 영화와는 또다른 드라마만의 차별화된 구성적 매력을 발굴할수 있을지가 주목된다.

 

<연애결혼>은 로맨틱 코미디의 발랄한 분위기와 김민희- 김지훈 선남선녀 커플의 매력을 앞세워 고정팬들을 거느리고 있지만, 시청률 전쟁에서는 두 대작 드라마의 틈바구니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스토리보다는 출연배우의 패션 스타일이 더 주목받고 있다는게 엄연한 한계.

 

수목드라마 - <베토벤 바이러스> VS <바람의 나라> VS <바람의 화원>

 

지난주 초미의 관심속에 첫 선을 보인 <베토벤 바이러스>와 <바람의 나라>는 각기 호평과 혹평이 엇갈리는 반응을 이끌어냈다.

 

국내 최초의 음악 휴먼드라마를 표방한 <베토벤 바이러스>는 오합지졸 오케스트라단의 좌충우돌 클래식 도전기를 담았다. <하얀 거탑>의 냉철하고 권력욕강한 의사에서, <베토벤 바이러스>의 까칠한 오케스트라 지휘자로 돌아온 김명민의 진지함 속에 코믹함이 묻어나는 호연, 엉뚱발랄한 말괄량이 바이올리니스트로 분한 이지아의 변신과 만화적 감수성이 잔뜩 묻어나는 기발한 이야기 전개는 방영 2회 만에 중독성 강한 매력을 보여줬다는 평가다.

 

하지만 전체적인 설정이나 소재, 분위기에서 다분히 일본 드라마 <노다메 칸타빌레>의 아류를 연상시킨다는 지적은, <베토벤 바이러스>가 방영 내내 숙제로 끌어안고가야할 부분이다. 클래식이라는 대중적 공감대와는 다소 거리가 있는 소재를, 전문성을 잃지 않고도 어떻게 설득력있게 녹여낼 수 있느냐가 관건이다.

 

<바람의 나라>는 김진 작가의 베스트셀러 동명만화를 드라마화한 작품으로 고구려 3대 대무신왕의 전설적 일대기를 다루고 있다. 초반 2부에서 주인공 무휼(송일국)의 탄생에서 성인으로 넘어오는 빠른 극 전개는 좋았지만, 기존 대하사극에 비하여 구성이나 캐릭터에서 특별히 차별화된 부분이 적었다는 게 아쉬움.

 

주인공 송일국은 전작 MBC <주몽>에서 무휼의 할아버지인 주몽 역을 맡은 바 있다. 송일국이 처음 등장한 2회에서도 무휼의 모습은, 분명히 다른 캐릭터임에도 주몽에서 연기한 젊은 시절의 그림자를 연상시킨다. 극의 배경이나 비주얼, 캐릭터 면에서 <주몽>의 속편 혹은 아류 느낌이 강한 초반 이미지를 어떻게 차별화할 수 있을지가 눈길을 모은다.

 

어느덧 방영 막바지에 접어든 봉태규, 염정아 주연의 <워킹맘>은 시청률이 답보상태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SBS는 24일부터 방송되는 후속작 <바람의 화원>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 '국민 여동생' 문근영의 2년만의 연기 복귀작이자, <쩐의 전쟁>을 히트시켰던 박신양, 장태유 PD의 콤비가 다시 뭉쳤다는 게 기대를 모은다.

 

<바람의 화원>은 이정명의 동명소설을 드라마화하여, 조선시대 최고의 화가 김홍도와 신윤복의 이야기를 역사적 상상력으로 재구성한 퓨전 사극. 주인공 신윤복 역을 맡아 '남장 여인'이라는 이색적인 캐릭터에 도전하는 문근영의 성인 연기 변신과 함께, 개봉을 앞두고 있는 영화판에서 주연을 맡은 김민선과의 연기 비교도 관심을 모을 전망이다. 


#드라마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