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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말과 헌책방> 1인 잡지를 내고 있는 최종규씨.
 <우리말과 헌책방> 1인 잡지를 내고 있는 최종규씨.
ⓒ 장호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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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9일은 한글이 세상에 널리 알려진 날로 우리말과 글에 대해 생각하게 하는 날이다.

하지만 인터넷이 발달하면서 청소년들 사이에서 '오나전(완전)', '캐안습(불쌍하다)', '젭라(제발)', '쩐다(죽여준다)' 등 정체와 뜻을 알 수 없는 신조어들이 많이 쓰여 올바른 한글 사용에 대한 우려를 낳고 있다.

인천에서 우리말 관련 활동을 하고 있는 최종규(35·사진)씨를 만나러 10월 3일 배다리로 향했다. 최씨는 1994년 컴퓨터 통신에서 우리말 모임을 열어 지금까지 우리말과 헌책방 사랑 모임 '함께살기(http://hbooks.cyworld.com )를 운영하고 있다.

<모든 책은 헌책이다> <헌책방에서 보낸 1년>이라는 책을 냈고 두 달에 한 번씩 1인 잡지 <우리말과 헌책방>을 내고 있는 글쟁이다. 또한 열 한 차례에 걸쳐 헌책방 사진전을 연 사진작가이며, 2007년 4월에는 '산업화 도로 건설' 문제로 시끄러운 인천 동구 배다리 헌책방 골목에 사진책 도서관 '함께살기'를 연 도서관장이기도 하다.

1975년 인천에서 태어난 최씨는 대학에서 동시통역사나 번역가의 꿈을 키우며 공부했지만, 전공(네덜란드어)을 살리려는 동무도 없고 교수들도 전공과목에 뜻을 안두는 것 같아 5학기를 다니다 그만뒀다.

최씨는 통역이나 번역 일을 하기 위해서는 외국어를 배움과 동시에 우리말을 제대로 공부해야한다는 생각에 우리말 공부와 쓰기를 시작했고, 지금까지 계속하고 있다.

"우리말을 공부하는 사람들은 역사도 알고 사회도 알아야 해요. 말이라는 것은 세월을 담고 있기 때문에 예전과 지금의 차이를 살펴봐야합니다. 그래서 오래된 책들이 우리말을 아는 데 값어치가 있고 소중한 것이죠. 우리말을 제대로 공부하려면 헌책방을 다녀야하는 건 당연합니다."

최씨는 우리말과 헌책방이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이기에 항상 우리말과 헌책방 잡지를 만들고 활동해오고 있다는 것이다. 요즘 청소년들이 쓰고 있는 신조어에 대한 그의 생각은 어떨까?

"늘 시대에 따라 새로운 말들이 만들어졌습니다. 그런 말들에는 좋고 나쁜 것 둘 다 들어 있죠. 말이 좋으면 계속 쓰이기도 하고 나쁜 말이면 없어지기도 하고, 그런 것 같아요. 청소년들의 신조어에 대해 걱정이나 우려의 목소리가 있지만, 자연스럽게 놔두고 지켜보는 게 좋다고 생각합니다."

자연스러운 현상의 하나로 봐야한다며 그는 말을 이어갔다.

"어른들이 청소년에게 글을 가르칠 때도 청소년들은 잘 못 알아듣는 그런 말들을 쓰고 있는 게 사실이잖아요. TV 프로그램이나 인터넷을 모두 어른들이 만들어 놓고 청소년들에게만 문제가 있다고 하는 건 맞지 않는 것 같습니다. 이것은 어른들의 범죄를 모방하는 청소년 범죄를 줄이겠다고 단속만 강화하는 모습과 별반 다르지 않아요. 어른들이 먼저 깨닫고 고쳐나가야죠.

신조어 같은 말이 문제라기보다는 말을 할 때 아무 생각이 없는 것이 문제예요. 자기가 말을 하면서도 뭘 말하는지 모르는 것, 그게 문제입니다. 청소년 자신이 쓰고 있는 말이 자신의 얼굴이라는 것을 스스로 깨닫고 판단하도록 해주는 게 정말 중요한 것 같아요."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부평신문(http://bpnews.kr)에도 실린 내용입니다.



#한글날#최종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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