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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 창원시가 오는 14~17일 사이 '철새왕국' 주남저수지에서 '철새축제'를 여는 가운데, 환경단체가 람사르정신과 동떨어진다며 비난하고 나섰다.

 

주남저수지 철새축제는 올해로 2회째 열린다. 최근 이곳에는 천연기념물 재두루미를 비롯해 온갖 철새들이 찾아와 장관을 이루고 있다. 창원시는 이번 철새축제를 "가족과 함께! 철새와 함께!"라는 주제로 정하고, 나흘동안 탐조·전시·체험·참여행사를 연다.

 

물품교환권을 구입해야만 체험할 수 있는 제도를 도입했다. 물품교환권으로 지역 농산물 등을 구매할 수 있다. 탐조·교육 행사로 탐조가이드를 운영하고, 억새로 관찰대를 조성해 무논에서 먹이를 먹는 철새들을 눈앞에서 생생하게 볼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새박사' 윤무부 교수가 철새축제 기간 동안 매일 오전과 오후 2차례 탐조대 현장에서 '재미있는 철새이야기' 특강을 펼친다. 한국조류보호협회는 이번 축제 기간 동안 멸종위기종의 조류사진전과 다양한 조류박제전시회, 습지곤충전시회, 생태도서전시회를 연다.

 

주남저수지 인근 주민들도 전통농경문화 체험, 먹을거리 장터, 지역농수산물 판매 등 행사를 연다. 또 옛날 조상들의 농경 관련 전시관도 운영하며, 자전거 인력거로 주남저수지를 왕복 운행하는 습지탐방과 직접 목선을 타고 저수지 안으로 들어갈 수 있는 목선체험도 계획하고 있다.

 

창원시는 방문객들의 교통 편의를 위해 람사르주차장을 비롯해 가월마을과 판신마을 등 6곳에 임시주자장을 운영하며 임시주차장과 행사장 입구까지 무료 셔틀버스를 운행한다.

 

교통 혼잡을 예방하기 위해 대형버스 등 총 12대의 차량을 확보해 주말방문객을 위해 창원시청~행사장 구간을 오가는 셔틀버스를 15~16일 사이 무료로 운행한다. 또 창원시는 동대구역·부산역~창원 동읍 덕산역 사이 '철새특별관광열차'를 주말 양일간 운행한다.

 

 

환경운동연합, '시골 5일장 축제' 비판

 

마산창원진해환경운동연합은 11일 발표한 성명을 통해 "람사르 정신과 동떨어진 시골 5일장 축제"라고 지적했다. 이 단체는 "람사르총회가 폐막한 지 일주일째다"며 "주남저수지는 람사르총회 현장투어코스로서 현장투어에 참여한 외국 NGO 관계자로부터 현장투어 진행 관련 '이렇게 한꺼번에 많은 사람들이 찾아오면 철새들이 다 사라지고 말 것'이라는 따끔한 지적을 받은 바 있다"고 밝혔다.

 

전야제에 대해서도 지적했다. 이 단체는 "전야제를 동판저수지와 불과 1km 지점에서 개최한다"면서 "적은 수가 아닌 가수가 초청되고 전문 가수들을 위한 음향과 조명이 설치되어야 하니 이것은 한마디로 철새축제 전야제로서 입에 올리기도 부적절한 프로그램이다"고 지적했다.

 

주남저수지 제방 아래의 체험부스 운영에 대해, 이 단체는 "이 지점은 바로 철새들의 먹이터인 농경지와 서식지인 저수지의 중간지역이다"며 "먹을거리 장터를 수문 가까이에 굳이 배치하여 사람들을 유인하고자 하는 창원시의 노력에 할 말을 잃는다"고 밝혔다.

 

저수지 안 목선타기 체험에 대해, 이 단체는 "참으로 어처구니없는 프로그램이며 사람들에게 왜곡된 습지인식을 심어준다"며 "주남저수지로 볼 때 저수지 안은 철새들의 공간임이 두말할 필요가 없다. 그런데 지난 여름 람사르 현장투어를 한다고 저수지 안에 개설한 목교로 인하여 그 곳에는 철새 한 마리 오지 않는 죽음의 구역이 되어버렸다"고 설명했다.

 

마창진환경연합은 "창원시가 람사르총회 개최지로서 자존심을 가져주기를 바란다"며 "전야제 행사를 현재 위치에서 더욱 외곽으로 이전하여 주변 초등학교 운동장을 활용할 것"을 요구했다.

 

또 이 단체는 "주남저수지 체험부스를 현재 전야제 행사장소로 예정된 곳이나 아니면 그 외 장소로 이전할 것"과 "목선타기 체험행사는 전형적인 자연 침탈자로서 모습을 보여주는 행사로 폐기할 것" 등을 촉구했다.


#주남저수지#람사르총회#철새축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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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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