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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평양을 방문했던 강기갑 대표 등 민주노동당 방북단이 20일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방북결과를 설명하고 있다.
평양을 방문했던 강기갑 대표 등 민주노동당 방북단이 20일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방북결과를 설명하고 있다. ⓒ 남소연

 

북한이 최근 평양을 방문한 민주노동당 방북단에게, 보수성향 북한민주화운동단체들의 '대북전단(삐라) 살포'가 남북관계 경색의 한 원인임을 숨기지 않았다.  

 

북한의 한 인사는 "이명박 정부가 삐라 살포를 중단시킬 의지가 있나?"라며 "촛불시위를 막아낼 정도면 삐라 살포도 중단시킬 수 있는 것 아니냐"고 강한 불만을 터뜨렸다고 이영순 민주노동당 최고위원이 전했다.

 

지난 14일부터 19일까지 진행된 민주노동당의 방북에 실무책임자로 참여했던 이 최고위원은 20일 오전 방북결과 기자간담회에서 이같이 전하면서 "전단 살포를 중단해야 한다고 하면서도 한편으로는 이걸 즐기고 있는 것 아니냐고 보는 분위기였다"고 덧붙였다.

 

김영대 최고인민회의 부위원장 "이명박 정부에 분통이 터진다"

 

강기갑 대표는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반북단체들의 전단 살포와 관련 "정부가 전단 살포를 만류하고 있다고 하지만 우리가 보기에 속으로 방관, 동조하고 있다고 생각한다"며 "전단 살포가 개성공단문제 등 남북관계에 큰 지장을 주고 있기 때문에 정부는 전단 살포를 저지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박승흡 대변인도 "정부는 전단 살포를 방관·방조·방치해왔다"며 "국정원 등 6∼7개 기관이 모여 이 문제를 집중 논의한다는 것은 일보 진전된 모습이지만 전단 살포를 중단하기 위한 더 적극적인 조치가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 대변인은 "북측이 '즉각 (전단 살포를) 중단하지 않으면'이란 언급은 하지 않았지만 '북의 강경조치는 계속된다'고 했다"며 '대북전단 살포'를 둘러싼 북측의 강경 분위기를 전했다.

 

또한 강기갑 대표는 현 남북관계를 둘러싼 북측의 강경 분위기와 관련 "깜짝 놀랄 정도였다"고 말했다. 만수대 의사당에서 진행된 조선사회민주당과의 면담에서 터져 나온 김영대 위원장의 발언이 대표적이다.

 

"민족대단결로 나아가야 하는데 이명박 정부는 그러지 않고 있다. 이명박 정부에 계속 촉구할 수는 없다고 생각한다. 이명박 정부가 시대착오적인 대북정책을 계속 진행하고 있는데 이는 지난 8년 동안 진행해온 남북관계 중 최악의 상황이다. 이명박 정부가 들어서지 않았다면 (남북관계가) 이렇게까지 되지는 않았을 것이다. 분통이 터진다."

 

또한 김영대 위원장은 "남측은 사상의 자유가 있다고 하면서 북을 적대시하는 국가보안법을 폐지하지 않거나 진보연대 등 통일운동 인사들을 잡아들이는 걸 보면 6·15나 10·4선언을 이행할 의지가 없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고 곽정숙 의원이 전했다. 

 

특히 김 위원장이 북측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 부위원장을 겸하고 있다는 점에서 민주노동당 방북단이 전한 그의 발언들은 북측 당국의 분위기를 보여주는 것으로 평가된다. 박승흡 대변인도 "김영대 위원장의 발언이 현 북측 당국의 의중을 정확하게 드러낸 것"이라고 말했다.

 

강 대표는 "이명박 정부는 기다림도 하나의 전략이라고 얘기한던데 이것은 정말 너무하다"며 "이명박 대통령을 만나서라도 북측의 강경기류를 전달해주고 싶다"고 현 정부의 대북강경정책에 불만과 아쉬움을 토로했다. 

 

 평양을 방문했던 강기갑 대표는 이명박 대북정책에 대한 북한 수뇌부의 강경 분위기를 전했다.
평양을 방문했던 강기갑 대표는 이명박 대북정책에 대한 북한 수뇌부의 강경 분위기를 전했다. ⓒ 남소연

 

"활기찬 평양에서 최고 수뇌부의 건강 이상은 감지할 수 없었다"

 

또한 강기갑 대표는 남측의 최고 관심사인 김정일 위원장의 건강이상설과 관련 "전혀 얘기를 나누지 못했다"며 "김영대 위원장과의 면담 등을 통해 물어볼 기회가 있었지만 물어서 우리가 얻고자 하는 답이 나올 분위기가 아니었다"고 말했다.

 

강 대표는 "다만 평양 시내나 만수대 의사당, 김영대 위원장의 분위기를 봤을 때 최고지도자가 심각한 건강이상 상태에 있는 것 같지는 않다"며 "김영대 위원장이 예정된 일정에 모두 참여할 정도로 분위기가 좋았다"고 전했다.  

 

이와 함께 5차례에 걸쳐 방북했던 이영순 최고위원은 "평양 시내는 활기찼다"며 "최고 수뇌부의 건강 이상은 감지할 수 없었다"고 평양 현지 분위기를 전했다.

 

이 최고위원은 "과거에 비해 왕래하는 사람이 많아졌고 자유로워졌다"며 "특히 도로 위에 자동차가 많아졌다"고 전해 눈길을 끌었다.    

 

한편 민주노동당은 이후 김대중·노무현 전 대통령 등과도 만나 현 북측의 분위기를 전하고 남북관계 경색국면을 풀기 위한 대안을 모색할 예정이다. 이와 함께 개성공단 입주 중소기업 살리기에도 적극 나설 계획이다.   


#강기갑#민주노동당#김영대#이영순#박승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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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0년 전남 강진 출생. 조대부고-고려대 국문과. 월간 <사회평론 길>과 <말>거쳐 현재 <오마이뉴스> 기자. 한국인터넷기자상과 한국기자협회 이달의 기자상(2회) 수상. 저서 : <검사와 스폰서><시민을 고소하는 나라><한 조각의 진실><표창원, 보수의 품격><대한민국 진보 어디로 가는가><국세청은 정의로운가><나의 MB 재산 답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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