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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러시아 표트르 박물관이 소장하고 있는 명성황후 국장기록으로 추정되는 사진. 촬영된 때가 1897년인 점과 사진 속 사람들이 흰갓을 쓰고 있는 등 국장의 모습으로 보기에 충분하다.
러시아 표트르 박물관이 소장하고 있는 명성황후 국장기록으로 추정되는 사진. 촬영된 때가 1897년인 점과 사진 속 사람들이 흰갓을 쓰고 있는 등 국장의 모습으로 보기에 충분하다. ⓒ 국립민속박물관

러시아 표트르 대제 박물관에 명성황후 국장을 기록한 것으로 추정되는 사진이 존재함이 밝혀졌다. 이 사진은 1897년 조선을 방문한 러시아 기자 세르게이 시로먀트니코프가 찍은 것으로 처음 박물관에는 '시장거리'로 명명되어 보관되다가 표트르 박물관 한국담당 연구관인 데니스 삼소노프의 연구로 명성황후 국장사진으로 추정하기에 이른 것.

 

명성황후가 시해된 것은 1895년 10월이지만 실제 국장이 엄수된 것은 2년이 지난 때임을 감안하면 앞으로 더 면밀한 검증을 거쳐 소중한 사료가 될 것이 분명하다. 한편 1897년에 거행된 국장은 단 한번인데다, 사진 속에 흰갓을 쓴 사람들과 멀리 상여가 보이는 것으로 미루어 촬영시기만 확인된다면 추정이 사실일 것이라는 것이 박물관의 생각이다.

 

이와 같은 사실은 3일 오전 국립민속박물관(관장 신광섭)과 러시아 표트르 대제 박물관(관장 유리 치스또프)의 문화교류협정 차 방한한 표트르 박물관 연구진의 특별강연회를 통해 알려졌다. 현재 일본왕실이 보관하고 있는 ‘명성황후 국장도감 의궤’에 국장기록이 있다고는 알려지고 있으나 아직 외부에 공개된 바 없기에 이번 사진이 의미하는 바는 크다.

 

대한 제국 당시 명성황후의 최측근이었던 러시아 베베르 공사가 있었기에 이런 사진 기록도 가능했을 거란 추측이 가능하다. 또 베베르 공사가 표트르 박물관에 기증한 자료들에는 조선 후기 궁중생활을 살필 수 있는 귀중한 자료들이 많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국립민속박물관과 표트르 박물관과의 문화교류협정 장면.
국립민속박물관과 표트르 박물관과의 문화교류협정 장면. ⓒ 김기

러시아 표트르 박물관은 1714년 표트르 대제의 명에 의해 상트 페테르부르크에 세워진 박물관이다. 박물관 용도로 지은 세계 최초의 건물로 박물관 자체가 문화재로 지정되어 있다. 이 박물관의 정확한 명칭은 ‘표트르 대제 인류학․민족지학 박물관’으로 세계 최초 인류학 박물관이다.

 

우리에게는 명성황후 국장사진으로 큰 관심을 던져주고 있는 표트르 박물관은 이번 국립민속박물관과의 문화교류협정을 통해서 문화재급 다수를 포함한 소장 유물들의 정리와 연구가 급물살을 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국립민속박물관의 문화교류협정 이전에도 표트르 박물관은 문화재청 산하기관인 국립문화재연구소와 협력해 2004년에 소장 유물 400점의 도록을 발간한 바 있고, 이를 통해 아시아관 내에 한국실의 위상이 높아졌다고 담당 연구관이 전하고 있다. 물론 그때는 이번에 공개된 명성황후 국장 관련 사진이 포함되지는 않았다.

 

현재 표트르 박물관은 3천여 점의 한국 관련 유물을 소장하고 있으며, 더 나아가 러시아에 산재된 유물․자료들을 더 보강할 의지를 갖고 있다.

 

국립민속박물관 신광섭 관장은 ‘한․러 양국의 대표적인 생활사 박물관의 문화교류협정을 통해 양국은 상대방에게 느끼던 문화적 갈증을 해소할 수 있는 토대를 세우게 될 것이다’라며 표트르 박물관과의 문화교류협정의 의미를 밝혔다.


#국립민속박물관#표트르 박물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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