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증권 비리' 노건평씨 구속세종증권이 농협에 인수되도록 도와주고 금품을 받은 혐의(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로 구속영장이 발부된 노무현 전 대통령의 형 노건평씨가 4일 오후 서울 서초동 대검찰청사를 나와 구치소행 승용차로 향하고 있다. ⓒ 연합뉴스 이정훈
"이번 사건에는 노건평씨가 처음부터 로비를 공모하고 알선한 대가로 30억원을 건네받은 권력형 비리의 성격이 있다."
최재경 대검 수사기획관은 4일 노씨에 대한 구속영장이 발부된 직후 열린 브리핑에서 노씨가 사실상 세종증권 인수 로비 사건의 '몸통'이었음을 시사했다. 그동안 노씨는 "한번 만나보라는 전화만 했을 뿐"이라며 자신의 '결백'을 주장해왔다.
그러나 검찰이 제시한 노씨의 혐의는 구체적이었다. 검찰은 노씨가 처음부터 홍기옥 세종 캐피탈 사장과 여러 차례 접촉하면서 '20억원 이상'의 사례금을 약속받았고, 실제로 노씨가 정씨 형제를 통해 로비 착수금으로 1억원, 성공 사례금으로 각각 2억원과 1억원씩 총 4억원을 직접 받았다고 밝혔다.
최 기획관은 "정씨 형제가 (4억원을) 돈세탁을 한 후 현금화해서 손으로 직접 전달했다"며 "돈이 곧바로 가지 못한 것은 (대통령 형이라는) 신분으로 견제와 감시가 심해서 그런 것"이라고 설명했다.
노씨는 구속영장이 발부된 직후, "(검찰이 제시한 혐의 중) 일부는 인정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정씨 형제와 처음부터 로비를 공모했다는 혐의에 대해서는 "터무니없는 소리"라며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실제로 노씨는 영장실질심사에서도 정씨 형제가 홍 사장으로부터 받은 29억6300만원이 든 통장 등을 본 적도 없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검찰은 노씨의 구속이 "수사의 중간단계"라 보고 있다.
검찰은 정씨 형제가 성공 사례 중 10억5000만원을 들여 운영한 김해 성인오락실의 수익금이 노씨에게 흘러간 것으로 의심하고 있지만 구체적인 물증은 잡지 못한 상태다. 또 해당 오락실이 있는 김해 상가에 홍 사장이 5억원 상당의 근저당을 설정했던 것도 노씨의 몫을 확보하려는 목적이었다고 파악하고 있지만 관련자 진술이 복잡하게 얽혀있어 풀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검찰은 노씨를 기소할 때는 알선수재 혐의 외의 혐의가 추가될 수 있다고 밝힌 상태다. 최 기획관은 "노씨의 탈세나 횡령 등을 수사할 예정"이라며 노씨가 지난 2002년부터 2006년까지 감사로 일했던 정원토건에 대한 수사가 본격화될 것임을 시사했다.
정원토건은 노씨의 부인 민미영(52)씨가 등기이사로, 아들 상욱(34)씨가 감사로 재직하고 있어 사실상 노씨의 회사로 알려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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