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도시에서도 농사를 지을 수 있다. 화분을 이용한 텃밭 만들기. 사진은 정토회 옥상에 있는 텃밭이다.
도시에서도 농사를 지을 수 있다. 화분을 이용한 텃밭 만들기. 사진은 정토회 옥상에 있는 텃밭이다. ⓒ 김대홍

"올해 호박 60개 따서 돌렸어요. 아주 동네 잔치였죠. 어디서 땄냐고? 아, 우리 집 옥상에서 땄지. 우리 집 옥상이 훌륭한 텃밭이거든요."

서울시 관악구 신림동에 사는 장진자(56)씨가 옥상 텃밭 자랑에 열심이다. 지난 4일 장씨가 운영하는 가게에 갔다가 텃밭 이야기에 폭 빠졌다.

농사경험이 전무한 장씨가 옥상 텃밭을 가꾼 것은 올해 3월. 우연히 가게에 관악농업네트워크 관계자가 식사하러 들른 게 계기가 됐다. 이야기를 나누다가 도시농업 이야기가 나오게 됐고 장씨가 관심을 나타낸 것. 가정에서 도시 농업을 할 곳을 찾던 네트워크 쪽에서는 쾌재를 불렀다.

화분 10개, 직사각형통 4개 등을 옥상에 들여놓으니 제법 텃밭 모양이 났다. 가장 쉬운 상추 심기부터 시작했다. 더불어 쌈 종류를 심었다. 채소는 쑥쑥 잘 자랐다. 계절이 바뀌면서 쪽파와 실파를 잇달아 심었다.

방수 문제는 걱정이 없었으나 문제는 물. 모터를 돌려서 물을 끌어올렸다. 내년엔 네트워크 쪽에서 물탱크를 설치해줄 예정이다.

옥상에 텃밭을 가꾸면서 장씨는 삶이 훨씬 재밌어졌다. 아침에 눈을 뜨면 옥상에서 하룻밤 사이에 자랐을 채소들이 궁금해 견딜 수 없었다. 눈뜨자마자 옥상 방문. 하루 1시간만 화분에 투자하면 관리는 끝이다.

그 결과는 풍성한 아침 식탁으로 돌아왔다. 장씨네 네 식구는 아침에도 삼겹살을 구워먹으니 유난히 채소 소비량이 많다. 허나 옥상 텃밭에서 기른 채소로 충분했다. 올해 내내 시장에서 쌈 종류를 사본 적이 없단다. 옥상 크기를 물어보니 대략 25평 정도다. 

텃밭 가꾸기엔 식구들이 함께했다. 물을 옥상에 올릴 때는 남편이 나섰고, 호박이나 채소를 딸 때는 딸들이 나섰다. 텃밭을 가꾸면서 가족간 화젯거리도 더 풍성해졌다는 게 장씨 의 말이다.

물론 농사 1년차 초보인 만큼 개선할 점도 있다. 탁 트인 곳이라 옥상에 햇볕이 무척 잘 든다. 채소들이 햇빛에 타는 일이 생겼다. 올해 말에 화분 주위에 벽돌을 쌓을 예정이다. 적당히 그늘이 지게 만들어 수분이 날아가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다.

농사 경험이 없는 장씨는 텃밭을 가꾸면서 궁금한 게 많아졌다. 농사 경험이 있는 주변 사람들한테 "무엇을 줘야 열매가 떨어지지 않냐, 거름은 뭘 줘야 하냐" 수시로 물어본다. 경험이 없어도 옥상 텃밭 가꾸기가 가능하다고 장씨는 강조한다.

옥상 구경을 부탁하자, 올해는 이미 다 따먹었고 담요를 덮어놓은 상태라 볼 게 없단다. 내년 봄에 오면 장관이라며 꼭 보러 오란다.

[최근 주요기사]
☞ 전 문화예술위원장 "문화부, '대통령실' 표기된 이력서로 인사 청탁"
☞ 도심에서 옥상텃밭 가꾸는 다섯 가지 비법
☞ 원산지 허위 표시, 단속되고도 공개되지 않는 방법은?
☞ 역사교사 "두렵다... '5.18'이 다시 '광주사태' 될까봐"
☞ [엄지뉴스] 한 이불 속 젊은 남녀, 뭘 하는 걸까?

덧붙이는 글 | 관악도시농업네트워크 http://cafe.daum.net/antifta



#도시농업#도시농사#도시텃밭#장진자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공연소식, 문화계 동향, 서평, 영화 이야기 등 문화 위주 글 씀.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