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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10월 22일 여의도 공원에서 5만여명의 공무원노조 조합원이 참여한 가운데 열린 '100만 공무원·교원·공공부문 노동자 총궐기 대회'에서 한 조합원이 '사회공공성 강화'라고 적힌 홍보물을 들고 있다.
지난 10월 22일 여의도 공원에서 5만여명의 공무원노조 조합원이 참여한 가운데 열린 '100만 공무원·교원·공공부문 노동자 총궐기 대회'에서 한 조합원이 '사회공공성 강화'라고 적힌 홍보물을 들고 있다. ⓒ 전국민주공무원노동조합

공무원 정원 감축과 연금 개정 등으로 정부와 공무원 단체가 마찰을 빚고 있는 가운데 100여개 단체로 흩어져 있는 공무원노조 통합에 전국공무원노동조합(전공노)이 가세하면서 급물살을 탈 전망이다.

공무원노조는 크게 전공노, 전국민주공무원노동조합(민공노), 공무원노동조합총연맹(공노총), 법원공무원노동조합(법원노조) 등으로 나뉘어져 있다. 이중 통합에 가장 먼저 팔을 걷고 나선 것은 민공노다.

민공노는 지난 2007년 8월 공무원노조 통합을 위한 연석회의를 제안해 '공무원노동조합 통합추진협의회(통추협)'를 발족했으며 조직 단일화에 정성을 쏟고 있다.

통추협에는 민공노, 공노총, 법원노조, 행정부공무원노동조합, 전국교육기관공무원노동조합연맹, 전국광역자치단체공무원연대, 기초공무원노동조합연맹, 광역공무원노동조합연맹 등 8개 조직이 참여하고 있다.

통추협이 만들어지고 물 사유화, 의료 민영화, 국립대 법인화 등 사회공공성을 후퇴시키는 정부정책에 공동 대응하는 가시적인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

통추협에 소속된 공무원노조를 비롯해 전공노, 전국교직원노동조합,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 등은 지난 10월 22일 여의도 공원에서 5만여명의 조합원이 참여한 가운데 '100만 공무원·교원·공공부문 노동자 총궐기 대회'를 성공적으로 치러냈다.

 지난 10월 22일 여의도 공원에서 5만여명의 공무원노조 조합원이 참여한 가운데 열린 '100만 공무원·교원·공공부문 노동자 총궐기 대회'
지난 10월 22일 여의도 공원에서 5만여명의 공무원노조 조합원이 참여한 가운데 열린 '100만 공무원·교원·공공부문 노동자 총궐기 대회' ⓒ 전국민주공무원노동조합

통합에 한걸음 비켜서 있던 전공노는 지난 12일 열린 임시중앙위원회에서 통합사업안을 통과시키고 조직단일화에 본격적으로 뛰어 들었다. 잠시 주춤하던 통합 작업에 전공노가 합류하면서 통합은 가속화될 전망이다.

전공노는 오는 19일 열리는 임시대의원대회에서 통합안을 확정하고 조직 단일화에 박차를 가한다는 입장이다. 조직 내에서 공감대가 형성된 만큼 통합에 대한 이견이 없을 것으로 전공노는 내다봤다.

전공노는 통합안이 처리되는 즉시 통합추진기획단을 구성한다고 밝혔다. 내년 1월 산하 조직의 의견을 수렴하고 2월중 통합 로드맵을 만들어 3월 23일 전까지 조합원 총투표를 거쳐 통합안을 확정한다는 계획이다.

또한 전공노는 특별한 변수가 없을 경우 내년 4월 통합지도부 선거를 치르고 이르면 5월 1일 단일노조가 출범할 것으로 예측했다. 이토록 전공노가 통합에 자신감을 내보이는 것은 정부의 공무원에 대한 정책이 조합원을 하나로 묶는 원동력이 되고 있기 때문이다.

공무원노조가 통합하면 조합원 20만명의 거대 조직이 탄생하게 된다. 여기에 조직 통합의 시너지 효과가 나타나 개별노조까지 합세할 경우 조합원수는 30만명으로 늘어날 것으로 전공노는 내다봤다.

 손영태 전국공무원노동조합 위원장
손영태 전국공무원노동조합 위원장 ⓒ 이화영
손영태 전공노위원장은 17일 전화통화에서 "(조직의 통합은) 첫 단추를 꿰는 마음가짐이어야 한다"며 "개별노조는 식물노조일 수밖에 없고, 벼랑으로 내몰린 조합원들과 민중을 위한 조직으로 거듭나기 위해 이것저것 따질 것 없이 반드시 통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손 위원장은 이어 "통합에 있어 전제되어야 할 문제들을 끄집어내는 것은 말장난에 불과하다"며 "조직을 분열시킨 것에 모두가 반성하고 미적거림 없이 통합해 조합원을 배신하는 일이 없어야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손 위원장은 "우리가 하나로 뭉치기 위해선 절대 분란을 일으키는 말과 행동이 있어서는 안된다"면서 "공무원노조 스스로 결정할 수 있도록 지켜봐 주길 바란다"며 민주노총의 개입을 경계했다.

지난 9월 23일 전공노 사무실 개소식에 참석한 심상정 진보신당 대표는 "공무원노조가 통합해 (진보정치권에도) 그 메시지를 전해 달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갈라진 진보정당에도 통합의 물꼬가 터지길 기대한 말로 풀이된다.

한편 공무원노조가 통합 움직임에 박차를 가하자 정부는 거대한 공무원단체가 생겨나 자칫 정책 추진에 발목을 잡히지나 않을까 전전긍긍하는 모습이다.

행정안전부 관계자는 지난 6월 22일 <뉴시스>와의 인터뷰에서 "현 정부의 공무원정책기조는 공무원노조의 통합을 부채질하고 있다"며 "거대노조가 탄생하면 각종 정책추진에 있어 큰 걸림돌이 될 것이기 때문에 이를 어떻게든 막아보려고 고심하고 있다"고 털어놓기도 했다.

덧붙이는 글 | 이화영 기자는 지방공무원입니다.



#공무원노조#통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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