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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옥중에서 고공 농성자에게 음식을 제공할 것 등을 요구하며 단식중인 하부영 전 민주노총 울산본부장. 그는 당뇨를 앓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옥중에서 고공 농성자에게 음식을 제공할 것 등을 요구하며 단식중인 하부영 전 민주노총 울산본부장. 그는 당뇨를 앓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 박석철

이랜드, 비정규직법 등과 관련해 지난 11월 7일 울산지법으로부터 징역 2년의 실형을 선고받고 부산구치소에 수감중인 민주노총 울산본부 하부영 전 본부장이 고공농성 중인 노동자에게 음식을 지급할 것 등을 요구하며 5일째 단식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하 본부장은 지난 12월 24일부터 70m 굴뚝에서 노동자 두 명이 현대미포조선 비정규직 해고자 복직 등을 요구하며 농성중이라는 사실을 전해 듣고 단식을 택한 것.

 

하 본부장은 평소 당뇨병을 앓고 있어 단식은 그의 건강에 치명적일 수도 있다.

 

부산구치소 관계자는 5일 오후 기자와의 통화에서 "하부영씨가 고공 농성중인 노동자들을 안타깝게 생각하다 자기가 할 수 있는 방법이 단식 밖에 없다고 여긴 것 같다"며 "1월 1일부터 음식은 일절 먹지 않고 기본적인 음료만 마시는 상태"라고 말했다.

 

이어 "당뇨가 있어 구치소측에서도 수시로 혈당 체크를 하는 등 건강에 신경을 쏟고 있다"고 덧붙였다.

 

단식 하루 전인 12월 31일, 하 본부장은 민주노총 울산본부 앞으로 "굴뚝 위 두 사람을 살려 주세요"라는 편지를 보낸 것으로 밝혀졌다.

 

하 본부장은 편지에서 "저런 상태로는 굴뚝 농성하는 두 사람은 곧 저체온증으로 죽는다"며 "100m 상공 굴뚝 위에 있는 데다, 여름용 침낭에 음식반입 조차 저지되어 열량이 관리되지 못하면 순식간에 체력이 저하되고 저체온증으로 위험해질 수 있다"고 적었다.

 

그는 특히 편지에서 "저 두 사람을 살리는 길은 실질책임자인 현대중공업 고문 정몽준 국회의원이 나서는 것"이라며 "이를 불러 내리는 길은 4만 8000여 울산지역본부 조합원들이 예전만 소각장 굴뚝밑으로 모여 힘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또 자신의 경험을 얘기하며 "(굴뚝이 있는) 예전만의 살을 에이는 듯한 찬바람과 혹독한 추위는 저도 직접 경험을 하여 잘 알고 있다"며 "80년대 중반 현대미포조선 선착장에 대기 중인 차를 수정하기 위해 비눗물에 맨손을 담그니 순식간에 손등이 거북등처럼 트고 피가 흘러 나왔다"고 적었다. 

 

하 본부장은 이어 "자신의 몸을 던진다는 것은 쉽지 않은 결단이며 100m 굴뚝 사다리를 차가운 새벽 한 칸 한 칸 올라갈 때 세상과의 인연도 한 올 한 올 벗어 던지며 초연한 마음이 되었을 것"이라며 "추위와 배고픔이라는 이중고통과 어른거리는 죽음의 공포와 맞서 있는 두 사람에게 강제진압은 더 큰 불행한 사태를 만들 것"이라고 경고했다.

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시사울산>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하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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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지역 일간지 노조위원장을 지냄. 2005년 인터넷신문 <시사울산> 창간과 동시에 <오마이뉴스> 시민기자 활동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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