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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남저수지, 할말이 많습니다."

환경단체가 세계적인 철새도래지로서 명성이 자자한 경남 창원 주남저수지에 대해 많은 문제를 지적하고 나섰다. 마산창원진해환경운동연합은 최근 주남저수지 일대를 조사하고, 10일 홈페이지에 올린 글을 통해 여러 문제점을 지적했다.

이 단체는 "요즘 철새를 찍는 전문사진작가들의 방문이 줄을 지어 오고 있다 하고, 내국인뿐만 아니라 외국인까지 가세하여 이제는 명실상부 철새도래지로서의 위상이 느껴진다"면서 "그러나 주변을 살펴보면 정말이지 실망을 넘어 분노와 자괴감까지 든다"고 밝혔다.

용수로 콘크리트 공사 걱정

먼저 용수로 건설 공사를 문제 삼았다. 한국농촌공사는 주남저수지 일대 논 사이에 물길을 내기 위해 용수로 건설공사를 벌이고 있다. 이 용수로는 콘크리트로 건설되고 있는데, 환경단체는 생태계 파괴라며 우려하고 있다.

마창진환경연합은 "람사르총회(2008년 10월 28~11월 4일)를 계기로 논도 습지라는 인식이 높아지는 시점에서 주요한 습지로 인정받고 있는 주남저수지 주변의 용수로는 콘크리트 용수로로 만들어지고 있다. 용수로 속에서 살아남을 생물은 없다"면서 "물이 있을 때는 유속과 직각으로 짜여진 옹벽 때문에 한번 빠지면 기어 나올 수가 없는 구조"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 단체는 "물이 없을 때는 태양의 열기로 인해 용수로에 빠진 생물들은 말라 죽을 것"이라며 "논도 습지임을 안다면 주남저수지 주변의 용수로 공사는 친환경공법으로 만들어져야한다"고 제시했다.

 주남저수지 주변 논에서는 콘크리트를 사용한 용수로 공사가 진행되고 있다.
 주남저수지 주변 논에서는 콘크리트를 사용한 용수로 공사가 진행되고 있다.
ⓒ 마산창원진해환경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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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판저수지 훼손도 심각

주남저수지에 붙어 있는 동판저수지에 대해서도 문제도 지적했다. 이 단체는 "동판저수지는 그나마 아직도 예전 그대로의 모습을 많이 간직하고 있다"면서 "그러나 이곳도 관리의 부실로 인해 훼손되고 파괴되고 매립되고 있다"고 밝혔다.

이 단체는 "주남저수지를 찾은 철새들이 주남저수지에서만 취식활동을 하는 것은 아니다"며 "동판저수지도 주요한 취식활동지이다 이곳에 대한 관심과 관리가 필요한 시점이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 단체는 "이대로 방치한다면 동판저수지는 자꾸 줄어들 것이고 찾아오는 철새들도 매년 줄어들 것"이라며 "철저한 홍보와 계몽으로 저수지에 대한 새로운 인식이 필요하고, 업무를 소홀히 하면 그것은 관리감독의 책임을 져야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주남저수지에 붙어 있는 동판저수지에는 각종 폐기물이 버러져 있다.
 주남저수지에 붙어 있는 동판저수지에는 각종 폐기물이 버러져 있다.
ⓒ 마산창원진해환경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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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남저수지는 유원지가 아니다

마창진환경연합은 "주남저수지는 유원지가 아니다"고 우려했다. 이 단체는 "저수지 제방 위에서 연을 날리는 사람들, 소리를 지르며 달려가는 아이들, 자전거를 타고 달리는 사람들, 심지어는 말을 타고 달리는 승마인들까지 목격되고 있다"고 밝혔다.

이 단체는 "주남저수지는 철새들이 보호받고 존중받아 인간들이 행복해지는 공간이 아니라 먹고 마시고 소리 지르며 놀아도 되는 유원지처럼 사용되어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주남저수지는 철새보호구역이며, 세계적으로 5000여마리 밖에 없는 멸종위기종이며 천연기념물인 재두루미와 노랑부리저어세와 가창오리등 수많은 겨울철새들의 보금자리이다. 그러하기에 주남저수지는 그 가치가 높은 것이다."

 주남저수지 둑에 올라가 자전거를 타거나 연을 날리는 사람들이 있다.
 주남저수지 둑에 올라가 자전거를 타거나 연을 날리는 사람들이 있다.
ⓒ 마산창원진해환경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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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촬영은 왜 근접해서 하나

환경단체는 사진 촬영도 문제라고 지적했다. 겨울이 막바지를 맞이하면서 주남저수지에서 휴식을 취하기 위해 많은 철새들이 저수지를 찾아오면서 전국각지 뿐만 아니라 세계에서 사진작가들이 이곳을 찾고 있다는 것.

이 단체는 "정말 이 분들이 철새를 찍는 사진작가들이 맞는지 너무나 의구심이 든다"면서 "재두루미를 카메라에 담기위해 재두루미의 취식을 위협하면서 까지 그들의 취식장소에 까지 차를 몰고 들어간다"고 밝혔다.

이 단체는 "두루미는 민감한 철새다. 사람이 가까이 있고 위협적인 요소가 있으면 날아가 버린다. 멸종위기종은 환경의 조그마한 변화에도 죽을 수 있는 종들이다 그만큼 민감하다는 것"이라며 "사진작가들의 더 멋진 사진을 찍기 위한 무분별한 욕심이, 주남저수지에서 재두루미와 겨울철새들의 월동환경을 악화시키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단체는 "아울러 주남저수지를 관리하고 보호하는 담당부서에서는 건물 하나 더 짓고 도로 하나 더 내는데 돈을 쓰지 말고 겨울철 철새들의 월동환경을 보호하기 위해 더 많은 예산과 인력을 투입하여 관리하고 감독하여야 할 것"이라고 제시했다.

로드킬까지


이곳에서는 로드킬에 의해 죽은 동물의 사체도 발견되었다. 이 단체는 "주남저수지 안에서 달리는 자동차들은 인적이 드문 저녁 시간에는 더욱 빨라진다"며 "생태 통로가 만들어져 있지 않은 주남저수지 주변에서는 언제든지 일어날 수 있는 일들이다"고 밝혔다.

이 단체는 "속도가 낳은, 관리의 부실이 낳은 이러한 결과들이 어찌 동물에게만 가능한 일이겠는가"라며 "사람에게 일어나지 말라는 법은 없다"고 경고했다.

마창진환경연합은 "주말이면 수백에서 수천명이 이곳을 찾고, 주남저수지 주변은 하나의 큰 주차장을 방불케 한다"면서 "주남저수지가 받을 충격이 고스란히 무게로 느껴진다. 주남저수지에서 만큼은 철새가 우선이 되게 하면 안되는가"라고 지적했다.

 주남저수지 주변 도로에서 차량에 의해 죽은 짐승이 발견되었다.
 주남저수지 주변 도로에서 차량에 의해 죽은 짐승이 발견되었다.
ⓒ 마산창원진해환경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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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남저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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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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