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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2월11일) 보약을 맛있게 먹은 매우 뜻 깊은 날이다. 아주 특별한 삶의 보약을 먹었고 또 그 보약을 즐겨먹는 사람들을 만났기 때문이다. 여기서 말하는 보약이란 다름 아닌 건강운동이다. 운동은 삶의 보약이요, 행복의 지름길이라 굳게 믿고 있다. 그래서 우리 마을 주민들에게 운동에 대해 노래를 부르곤 한다.

 

세상의 많은 사람들이 건강하고 행복한 삶을 위해 운동을 한다. 또 많은 사람들은 귀찮고 어렵다고 전혀 운동을 하지 않으며 생활한다. 과연 어떤 삶을 살아야할 것인가? 선택은 각자의 자유지만 누구나 운동을 생활화 하며 살아가는 삶이기를 희망한다.

 

나에게 운동에 대한 정의를 내리라고 한다면 나는 이렇게 말할 것이다.

“건강은 기본이고 즐거움과 행복을 덤으로 얻을 수 있는 삶의 보약이다.” 라고.

왜 하필 보약이냐고 묻는다면 농촌에서 40여년을 살아오면서 어르신들이 건강을 생각하며 비싼 돈 들여서 먹는 약이 보약이기 때문이다. 지금 농촌은 노인인구가 대부분이다.

 

농한기를 맞아 자체특수시책사업의 하나로 마을 경로당을 순회하며 신바람건강운동교실을 운영하고 있다. 여러 마을사람들이 한곳에 모일 장소도 마땅치 않거니와 멀어서 참여율도 적어서 경로당을 순회하며 건강운동교실을 운영하는 것이다. 또 예전처럼 특별히 강사를 따로 쓰는 것도 아니고 내가 직접 운영하기 때문에 날짜를 정하여 마을마다  경로당을 방문해서 스스로 운동을 생활화 할 수 있도록 신바람건강운동프로그램을 개발하여 운영하고 있다.

 

오늘은 우리지역에서 유일하게 경로당이 없는 마을을 방문하기로 약속 한 날이다. 보건진료소 마을건강원으로 활동하고 계신 허영숙님께서 마을사람들이 다 모일 수 있도록 자신의 집을 운동 장소로 제공하고 반장에게 방송까지 부탁하여 신바람건강운동교실을 운영할 수 있게 되었다. 약속시간에 맞추어 길을 나섰다.

 

차를 타고 한 마을을 지나 생천마을에 다다를 즈음 멀리 사람들이 줄을 지어 걸어오는 모습이 백미러에 보인다. 얼른 차를 세우고 가까이 오기를 기다렸다. 그런데 이렇게 반가울 수가... 기다린 보람이 있다. 

 

아랫마을 남자 어르신들께서 단체로 걷기운동을 하는 모습이다. 길에서 마주치자 서로 반가운 인사를 나눌 수 있었다. 사실 건강운동교실을 해마다 열고 있지만 남자 분들은 거의 참석을 하지 않는다. 참석한다 해도 하루 이틀이지 운동교실이 끝날 때쯤이면 다 여자분들만 참여하고 있다. 여자분들 처럼 적극적이지도 않고 쑥스럽기도 하고 왠지 운동이 어렵게 느껴지는 모양이다. 이는 어느 보건기관에서 운영하는 운동프로그램이건  마찬가지 모습이기도 하다.

 

그래도 운동의 중요성을 많이 알기에 동네마다 삼삼오오 짝을 지어 걷거나  한, 두 명씩 따로 걷기운동을 한다. 이렇게 단체로 걷기운동을 하는 모습은 만나지 못했다. 그래서 반가움이 더 컸으리라. 사진을 찍으며 어르신들께 운동하는 모습이 너무 멋있다고 큰소리로 말하였다. 매일 이렇게 모여서 걷기 운동을 한다며 활짝 웃는 어르신들의 모습이 가슴 뭉클할 정도로 감동적이다.

 

물론 바쁜 일철이 되면 단체로 모여서 걷기운동을 한다는 것이 농촌 현실에서 매우 어려운 일이다. 그렇지만 요즘처럼 농한기만이라도 각자 따로 따로 운동 할 것이 아니라 길에서 만난 용암리 마을 어르신들처럼 함께 모여서 걷기운동을 한다면, 더 즐겁고 지속적으로 운동을 할 수 있지 않을까싶다.

 

집을 떠나 타지나 여행길에서 아는 사람을 만나게 되면 더 반가운 것처럼, 여느 때처럼 진료실도 아니고 동네 회관도 아닌 도로에서 단체로 운동하는 용암리 어르신들의 모습을 뵈니 더 반갑고 기쁘다. 걷기운동하시는 어르신들의 모습을 사진으로 담으며 인터넷신문에 기사로 내겠다고 하자 “그럼 사진 잘 나와야하는디” 하며 웃으신다. 오늘따라 똑딱이 카메라를 가지고 나온 것이 후회스럽다.

 

손을 흔들며 작별인사를 나눈 후 서둘러 약속장소로 갔다. 마을사람들이 거의 다 모여서 기다리고 있다. 사실 방송으로 모이라고 하면 남자분들은 잘 모이지 않는다. 그런데 오늘은 동네사람들 대부분이 다 모여 있다. 이 또한 기쁜 일이다.

 

인사를 나눈 후 신바람건강운동교실을 시작하기에 앞서 길에서 만난 용암리 어르신들에 대한 칭찬부터 했다. 단체로 걷기 운동하는 어르신들의 모습이 너무 멋있고 감동적이라고 말하자 부러운 표정이다. 마음속으로 이 마을도 단체로 걷기운동을 할 수 있겠구나 싶어 흐뭇했다.

 

 

마을건강원과 함께 혈압, 혈당 등 기초검사를 마치고 집에서나 마을회관에서 쉽게 활용할 수 있는 스트레칭과 건강박수체조, 노래부르기 등 자체개발한 신바람건강운동교실을 운영했다. 많은 사람들이 참여해서 저절로 신이난다. 집으로 돌아오는 내내 길에서 마주친 아랫마을 어르신들의 걷기운동 모습이 떠올라 행복했다. 

 

덧붙이는 글 | sbs u뉴스에도 송고합니다. 


#걷기운동#신바람건강운동#보건진료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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