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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 나라마다 그 나라만의 독특한 품종이 있듯이 페루에도 특별한 개가 있다. 이 개를 지칭하여 페루사람들은 통상 페루 개라고 한다. 그러나 이 개들은 북쪽 에콰도르 근방에서도 발견되고 필자의 사진에는 볼리비아에서 발견한 원형 견공의 사진도 있으니 좀 더 명칭에 주의를 해야겠다. 아르헨티나 최남단쪽에도 이런 비슷한 벌거숭이 개들이 돌아다니고 있다고 하지만 여기 소개되는 품종과 어느 정도 관련이 있는지는 모르겠다.

페루 최북단에서 발견한 누드 견 Tumbes(뚬베스)에서 발견한 전통 견공. 몸집이 다소 커보인다.
페루 최북단에서 발견한 누드 견Tumbes(뚬베스)에서 발견한 전통 견공. 몸집이 다소 커보인다. ⓒ 박종호

이 개는 Perro Calato(뻬로 깔라또)가 확실한 명칭이다. Perro는 스페인어로 '개'를 의미하니 여기까지는 그냥 막힘이 없는데 아마도 Calato라는 단어에 이르러서 스페인 사람들은 무슨 뜻이지 하고 고개를 갸우뚱거릴 것이다.

깔라또는 스페인정복 이전 '따완띤슈요'(잉카제국)에서 쓰던 께추아어 단어이고 그 뜻은 '벌거벗은'을 의미하니 원래부터 이 종자는 안데스 사람들과 역사를 같이 하는 것이다.
vikingo(비낑고)라고 언급한 현지인도 있지만 통상 위 명칭으로 쓰는 것이 적합할 것 같다.

이 견공의 특징은 무엇보다 작은 체구이다. 그리고 털없는 개, 혹은 누드 견이라는 별칭에 맞게 꼬리쪽과 얼굴쪽 약간의 털을 제외하고는 발가벗은 모습이다. 그래서 처음 이 개를 목격하는 사람들은 특별한 종자로 여기지 않고 병든 개로 오해를 많이 한다.

가장 원형에 가까운 페루 전통 견  작은 체구에 꼬리와 얼굴의 털을 제외하고 원형에 가장 가까운 누드 견, 남쪽 메히야해변에서 발견.
가장 원형에 가까운 페루 전통 견 작은 체구에 꼬리와 얼굴의 털을 제외하고 원형에 가장 가까운 누드 견, 남쪽 메히야해변에서 발견. ⓒ 박우물

처음 이 희귀한 개를 맞닥뜨리고 나서, 페루 북쪽의 국경도시 뚬베스와 흙을 활용한 피라밋유적지 뚜꾸메 박물관에서 덩치 큰 털없는 개가 반가이 내방객을 맞을 때도 난 같은 종자로 여기질 못하고 기겁을 하며 사래질을 하였다. 하지만 병든 개를 박물관측에서 방치하지 않을텐데 하는 생각에 이르자 그것이 조금은 변종된 페루 발가벗은 개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물론 체구도 크고 특징인 꼬리털도 없어 착각을 하였는데 이름에 걸맞은 벌거벗은 개 모습이라면 이 개들이 더 적합할 것 같다. 그나마 아예 털이 없어서 털 알레르기가 있는 사람에게는 적당한 견공이 아닐는지.

미국의 흑인 대통령 오바마의 딸이 여느 아이들처럼 개를 좋아하지만 불행히도 털에 대한 민감반응이 있다고 하자, 재빠르게 페루 현 대통령 알란가르시아가 공개적으로 페루 전통견을 선물하겠다고 했다는 것을 현지보도를 통해서 보았다. 물론 이것은 페루쪽 이야기고 오바마 측에서 수락을 하였는지 어떤지는 아직 확인되지 않고 있다.

우리 전직 대통령도 북한측에서 풍산개를 받은 전래들이 있고, 중국측이 우방국에게 팬더를 선물하는 경우도 있어 이런 제안이 사실 낯선 것은 아닌 것 같다.

뚜꾸메 박물관 입구 누드 견 치클라요 근교 람바야께 뚜꾸메 유적지-주로 흙 피라밋이 유명-박물관에서 반겨주는 누드 견.
뚜꾸메 박물관 입구 누드 견치클라요 근교 람바야께 뚜꾸메 유적지-주로 흙 피라밋이 유명-박물관에서 반겨주는 누드 견. ⓒ Rail Art 박우물

  
뚜꾸메 박물관 또 다른 털없는 개 그날 원형에 가까운 작은 개를 봤으나 사진촬영에는 실패하였고 성견 2마리를 촬영함.
뚜꾸메 박물관 또 다른 털없는 개그날 원형에 가까운 작은 개를 봤으나 사진촬영에는 실패하였고 성견 2마리를 촬영함. ⓒ Rail Art 박우물

페루의 관광자원이 몰려 있는 남쪽은 조명을 많이 받지만 북쪽도 만만치 않게 문화유적을 좋아하는 사람들의 구미를 끌 유적들이 널려 있다. Pre Inca(잉카 왕국 이전)에 관심 있는 사람들은 북쪽도시 페루 제3도시 뜨루히요의 찬찬유적지를 살펴볼만하다. 여기 박물관에서도 작은 체구의 벌거숭이 견공들을 만날 수 있었는데 지금껏 검은 색 견공만을 봐오다 색깔이 특이한 녀석이 눈에 띄어 녀석 의중과는 상관없이 셔터를 눌러댔다.

찬찬 유적 박물관 황토색 누드 견 페루 제 3도시 뜨루히요 근처 찬찬유적 박물관에서 발견한 전통견.
찬찬 유적 박물관 황토색 누드 견페루 제 3도시 뜨루히요 근처 찬찬유적 박물관에서 발견한 전통견. ⓒ 박우물

찬찬 유적 박물관 황토색 누드 견 뒷 담벼락과 색깔이 구분되지 않을 정도로 검은색 일색에서 독특한 색깔을 내고 있다.
찬찬 유적 박물관 황토색 누드 견뒷 담벼락과 색깔이 구분되지 않을 정도로 검은색 일색에서 독특한 색깔을 내고 있다. ⓒ 박종호

찬찬 유적 박물관 검정색 누드 견 이 박물관의 원형에 가까운 검정 색 누드 견
찬찬 유적 박물관 검정색 누드 견이 박물관의 원형에 가까운 검정 색 누드 견 ⓒ Rail Art 박우물

그러고 보니 박물관에서 이런 원형 견들을 많이 발견한 것 같은데 아마도 순수혈통보전을 위한 정책이라 여겨진다. 북쪽 고대 유적 박물관을 다니다 보면, 이렇게 우리 진돗개나 삽살이, 풍산개와 같은 페루의 대표적인 명물견을 만날 수 있다. 물론 잉카후예들의 또 다른 순혈통 견공을 정글쪽에서도 목격하였지만, Selva(정글)지역 품종은 그다지 특별하게 보이진 않는다.

마지막 사진은 볼리비아 은광산지대로 유명한 포토시에서 이른 아침에 발견한 모습이다. 이 사진만 가지고도 이 개들을 '페루 개'라는 명칭으로 부르는 것은 한계가 있어 보인다. 하긴 그 전에 볼리비아 자체도 페루영토였고 더 거슬러 올라가면 잉카제국의 께추아족들이 지배하던 지역이라, 비록 이 지역 원주민들이 아이마라어를 쓰기는 하지만 지명들은 죄다 께추아어였다.

볼리비아 포토시 안데스 견공 볼리비아 포토시에서 발견한 견공으로 체구와 꼬리털에서 원형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다.
볼리비아 포토시 안데스 견공볼리비아 포토시에서 발견한 견공으로 체구와 꼬리털에서 원형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다. ⓒ 박우물

그런데 발가숭이 이 녀석들을 애완견으로 키운다면 실제로는 어떨까? 덩치가 큰 견공들은 일단 제외하고 싶다. 몸에 상처가 있는 경우, 같은 상처라도 외관상 더 부각돼 병든 것으로 오인할 충분조건을 갖췄으니 말이다. 작은 녀석들도 애교가 있어 보이지 않았는데 내가 거주하는 아파트에서 마주친 이 품종은 활발한 움직임과 장난기 어린 행동으로 아이들의 귀여움을 독차지하고 있었고 실제 봐도 집에서 키우기에 무리가 없어 보인다. 무엇보다 털날리는 것에 대한 거부감은 거의 없을 듯하니 이런 면에서는 추천을 해도 될 것 같다.

덧붙이는 글 | 전에 다음 세계엔에 소개했었지만 더 많은 사진과 자료들을 보강하였다.



#라틴애#페루 전통견#잉카 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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