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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 아이 생활 안전 백과> 겉그림.
<우리 아이 생활 안전 백과> 겉그림. ⓒ 진선출판사

요즘 각광받는 텔레비전 프로 중에 <위기 탈출 넘버원>이 있다. 일상생활에서 위험에 처할 수 있는 상황을 알려주고 이에 대한 대처법을 안내하여 꽤 유용하다. 특히 아이를 키우는 부모에게는 도움이 될만한 내용이 많다.

 

<우리 아이 생활 안전 백과> 또한 아이들의 사고를 예방하고 안전을 지켜주기 위한 책이다. 서문에서는 최근 도시화와 함께 일어날 수 있는 여러 사고 요인과 이런 일이 벌어졌을 때 부모가 얼마나 당황하게 되는지에 대해 이야기한다.

 

"최근 어린이를 둘러싼 사회 환경, 특히 안전과 관련된 상황은 급변하고 있어서 갑자기 흉악한 사건에 휘말리거나, 정보 통신 기기의 발달로 상상도 못할 문제가 생기기도 합니다. 또한 도시 환경이 변하면서 친구나 이웃과 사귀는 방식도 바뀌었습니다. 평소 어린이와 관련된 사고 소식을 접할 때마다 어쩔 줄 모르는 분들도 많을 것입니다."

 

온갖 나쁜 범죄·위험 곳곳에 있다

 

책을 읽다 보면 작년 겨울 우리 사회를 떠들썩하게 했던 안양 실종 어린이 우예슬양 사건이 생각난다. 초등학교 고학년이어서 웬만한 일은 스스로 판단할 것만 같은데, 이웃 사람이 데리고 가서 끔찍하게 버려진 일은 어른들에게 경각심을 불러 일으켰다.

 

우리 아이에게 절대 일어나지 않았으면 하는 온갖 나쁜 범죄와 위험은 곳곳에 도사리고 있다. 아이들에게 '수상한 사람은 절대 따라가지 마라'고 아무리 교육하더라도, 피상적일 뿐 실제 '수상한 사람'을 제대로 분별해내는 아이들은 없다.

 

어린이가 유괴나 습격당하는 사건이 발생하는 시점은 오후 2~6시로, 주로 오후와 저녁에 많이 일어난다. 이때는 학교나 학원, 친구 집에서 돌아오거나 동네 어귀에서 친구들과 어울려 노는 시간으로 어른들의 시선에서 벗어나 있기 쉽다. 범죄는 이처럼 어른들의 눈을 벗어난 곳에서 많이 일어난다고 한다.

 

부모가 아닌 다른 사람이 접근했을 때 아이들이 자신을 방어할 수 있도록 평소에 교육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부모 외의 다른 사람을 따라가거나 차에 타지 않는 것, 위험을 느끼면 큰 소리를 내며 도망치는 것, 물리적 압력이 있을 경우 이로 깨무는 등 적극적 자세로 탈출할 것 등 구체적 방안을 알려주면 아이에게 도움이 된다.

 

아이 혼자 집에 있는 것도 위험에 노출될 가능성을 내포한다. 혼자 있는 집에 전화가 오면 아이들은 쉽게 자신의 정보를 알려준다고 한다. '전기 검침입니다', '택배입니다'와 같은 말로 아이를 속여 범죄 행각을 벌이는 이들도 있다. 이럴 때에는 "지금 엄마가 바쁘시니 나중에 다시 오세요", "택배는 현관 앞에 두고 가세요"라고 대답하도록 교육한다.

 

최근에는 인터넷의 발달로 아이들이 블로그나 홈피에 글이나 사진을 올리는 경우가 많다. 이때 주의해야 할 점은 자신의 신상 정보를 너무 쉽게 드러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아이들이 성인이 될 때까지 부모가 어느 정도 컴퓨터의 사용 실태를 파악하고 있어야 한다. 게임 중독, 음란 채팅 등 온갖 유해 요소들이 컴퓨터 주변에는 널려 있다. 이런 것들은 아이의 일상을 망칠 수 있다는 점을 미리 알려두는 게 필요하다.

 

영유아와 관련된 사고 절반은 집 안에서 일어난다

 

책의 3장에서는 집 안에서 일어날 수 있는 어린이 사고에 대한 안내가 담겨 있다. 사람들은 흔히 집이 가장 안전하다고 생각하지만 영유아와 관계된 사고의 절반은 집 안에서 일어난다. 떡이나 땅콩처럼 흔히 먹는 음식은 질식사를 유발할 수 있는 위험 물질이기도 하다.

 

언젠가 엄마들이 많이 활동하는 한 인터넷 카페에 이런 글이 올라온 적이 있다.

 

"아이가 칫솔을 좋아해서 칫솔질도 가르칠 겸 장난감으로 주었더니 물고 다니다가 넘어져서 목이랑 턱이 심하게 다쳤어요. 다른 엄마들도 조심하시길…."

 

포크나 젓가락도 칫솔과 마찬가지로 무서운 흉기가 될 수 있다. 바닥에 떨어져 있는 작은 이물질을 기어다니는 아이가 주워 삼키는 일은 아주 흔하다. 사고를 미리 방지하려면 항상 깨끗이 치워두고 아이가 활동하기 좋은 환경을 만들어 주어야 한다.

 

두 남자아이를 키우는 한 친구는 이제 갓 돌이 지난 작은 아이 뱃속에 크레용이 아마 한 통은 들어 있을 거란 농담을 한 적이 있다. 큰애가 그림을 그리고 있으면 늘 옆에 붙어 놀다가 엄마가 한눈파는 사이에 크레용 조각을 주워 먹었다는 얘기다.

 

두 아이를 키우다 보니 나도 아이들을 보호하는 게 얼마나 중요한 일인지 실감이 난다. 전시회에 갔다가 큰애가 갑자기 멀리 혼자 가 버려서 황급히 잡으러 간 적도 있고, 또 작은 애 목욕시키는 동안 큰애가 뭘 하고 있는지 감시가 제대로 되지 않아 곤란한 적도 있다.

 

한창 자라는 아이들에게 세상은 흥미로운 것들로 가득한 곳이지만, 한편으로는 위험 요소가 곳곳에 도사리고 있는 무서운 곳이기도 하다. 아이들에게 이 세상을 안전한 놀이터로 만들어 주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어른들의 노력이 필요할 것이다.


우리 아이 생활 안전 백과

모리 켄 외 지음, 정직상 옮김, 한국생활안전연합 외 감수, 진선북스(진선출판사)(2009)


#우리 아이 생활 안전 백과 #영유아 사고#안전사고#아이#안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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