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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회공공성 공교육 강화 전북네트워크는 19일 오후 2시 전북도교육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일제고사 결과에 대해 교육청에 구두 보고는 물론 서면보고도 하지 않은 초등학교가 있음이 확인됐다"고 주장했다.
사회공공성 공교육 강화 전북네트워크는 19일 오후 2시 전북도교육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일제고사 결과에 대해 교육청에 구두 보고는 물론 서면보고도 하지 않은 초등학교가 있음이 확인됐다"고 주장했다. ⓒ 윤근혁

일제고사(학업성취도 평가) 성적 조작 의혹을 받고 있는 전북 임실교육청이 '성취수준별 학생 수'란을 빈칸으로 써낸 초등학교의 보고 공문을 접수하고도 모른 척한 것으로 19일 <오마이뉴스> 취재 결과 추가 확인됐다. 해당 학교 교감과 임실교육청에 확인한 결과다.
 
또한 이날 전북 교육시민단체들은 "구두 보고와 서면 보고를 일체 하지 않은 초등학교도 확인했다"고 밝히는 등 임실의 허위 성적 사태가 교육청의 방관 또는 지시 속에서 진행됐다는 의혹이 확산되고 있다.
 
앞서 지난 1월 임실교육청은 전북도교육청과 교과부에 사회, 과학, 영어 등 3개 과목의 기초학력 미달 학생이 1명도 없다고 보고해 지난 16일 교과부가 일제고사 분석 결과를 발표한 뒤 '최우수 교육청'이란 찬사를 받은 바 있다. 하지만 이 교육청은 교과부 발표 이틀 뒤인 지난 18일 성적 조작 의혹이 제기되자, '일선 학교의 잘못된 구두보고만 듣고 도교육청에 보고했고, 서면보고를 나중에 확인해 벌어진 실수'라고 조작 의혹을 부인한 바 있다.
 
백지 공문 보낸 G초등학교 교감 "실수 있었지만 교육청도..."
 
임실교육청이 이 지역 15개 초등학교에 '학습부진학생 책임지도 정책 수립을 위한 자료 제출'이란 제목의 공문을 보낸 때는 지난 1월 14일. 임실교육청은 공문에서 지난해 10월에 치른 일제고사 결과 등을 '1월 15일까지 기한을 엄수해 제출하라'고 지시했다.
 
이에 따라 이 지역 초등학교들은 임실교육청에 일제고사 '성취수준별 학생수'를 '보통학력 이상', '기초학력', '기초학력 미달' 등 3단계로 나눠 보고했다.
 
하지만 SBS 등 언론에 "학원도 없는 임실이 최고…'보육교실'의 기적" 등으로 소개되기도 한 G초등학교는 보고 공문에 학생 수만 적은 채 성취수준별 학생 수를 빈칸으로 보낸 것으로 확인됐다. 이 공문을 통해서는 '기초학력 미달 학생 수'를 알 수 없는 상태다.
 
G초등학교 정아무개 교감은 기자와 전화통화에서 "연구부장이 공문을 작성하고 내가 결재를 했는데 성취수준별 학생 수를 적지 않는 실수를 한 것 같다"면서 "그런데 공문을 받은 임실교육청은 이에 대해 고치라는 얘기가 없었다"고 밝혔다.
 
또 임실교육청이 '서면보고에 앞서 구두보고를 받아 실수가 벌어졌다'고 주장한 사실과 관련, 정 교감은 "우리 학교에 교육청이 구두보고를 하라고 지시한 적이 없어 구두보고는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 지역 또 다른 학교의 6학년 교사도 '구두보고를 하라는 말을 들은 바 없다'고 전교조 전북지부에 실명으로 문자를 보내기도 했다.
 
이에 따라 임실교육청이 구두 보고와 서면 보고를 엉터리로 받은 채, 기초학력 미달자를 '0명으로 조작한 것 아니냐'는 의혹도 나오고 있다.
 
 G초가 지난 1월 15일 임실교육청에 보낸 백지 보고 공문.
G초가 지난 1월 15일 임실교육청에 보낸 백지 보고 공문. ⓒ 윤근혁

임실교육청 학무과장 "확실히 알지 못했다"
 
'백지 공문' 등에 대해 김아무개 임실교육청 학무과장은 "담당자가 아니라 내용을 확실히 알지 못한다. 어떻게 된 일인지 말할 수 없어 미안하다"고 말했다. 이날 출장 중인 이 교육청 평가 담당 장학사는 휴대폰을 받지 않았다.
 
한편, 사회공공성 공교육강화 전북네트워크는 이날 오후 2시 전북도교육청 정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임실 지역 10여 개 초등학교의 일제고사 보고 공문을 살펴본 결과 "7개교가 허위 보고한 정황이 있다"면서 관련 자료를 공개했다.
 
이 자료에 따르면, 4개 학교가 (전체 6학년생이 모두) '보통학력 이상'이라고 보고했다. 기초학력이나 기초학력 미달 단계의 학생은 없었다.
 
이에 대해 전북네트워크는 "'기초학력'과 '기초학력 미달' 학생이 전무한 채 우수학생만 있다는 보고 결과는 초등학교 상황으로 볼 때 거짓보고의 증거"라면서 "교육청의 묵인 아래 성적결과를 조작하기 위해 근거 없는 내용으로 학교가 허위보고한 것이 확실하다"고 주장했다.
 
또 한 학교는 국어, 사회, 수학, 과학, 영어 등 5개 과목의 '보통학력 이상', '기초학력', 학생 수가 모두 일치했다. 6학년 학생 수가 총 61명인 이 학교는 5개 과목에서 모두 '보통학력 이상'과 '기초학력' 학생 수가 각각 55명과 6명이었다.
 
전북네트워크 "7개 학교 허위 보고 정황 포착"
 
이 단체는 또 "타 시도에서도 초등 교사들의 증언이 빗발치고 있는 등 임실만이 아니라 전국 여러 곳에서도 성적조작이 벌어졌음이 명백하다"고 주장했다.
 
전교조는 임실 허위 성적 사태를 계기로 전국적인 일제고사 성적 조작 고발센터 개설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일제고사 논란은 더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

#임실 허위 성적#일제고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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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에서 교육기사를 쓰고 있습니다. '살아움직이며실천하는진짜기자'가 꿈입니다. 제보는 bulgom@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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