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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겉그림 하비 래클린의 〈스캔들 미술사〉
▲ 책겉그림 하비 래클린의 〈스캔들 미술사〉
ⓒ 리베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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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히텐슈타인의 〈행복한 눈물〉을 모르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그것이 삼성가(家)의 비자금 조성으로 되었다고 언론에 공개되었기 때문이다. 예술의 영역에 머물러야 할 그림이 비자금을 만드는 데 쓰였다면 그것은 미술사의 또 다른 스캔들이 아닐 수 없을 것이다.

하비 래클린의 〈스캔들 미술사〉는 세계적으로 유명한 화가들의 그림과 관련된 재미난 스캔들을 파헤쳐 준다. 화가들이 명화를 그리게 된 배경과 이유는 물론이고, 그에 따른 역사적인 사건들 속에서 펼쳐지는 심리와 갈등 등 그림의 뒷이야기를 전해주고 있다.

"그림의 뒷이야기는 그 그림의 미적 자질을 초월하며 구원의 메시지를 제공한다. 그것이 아마도 그림의 근본적인 의미일 것이다. 그것은 우리와 우리 이웃, 그리고 인간 전체에 관한 것이며 우리가 살아 온 곳과 우리가 향하고 있는 곳을, 또 우리가 누구인지와, 혹은 이 세계와 어떻게 연관되어 있는지를 반영한다."(들어가는 말)

2002년 6월 경 프랑스 파리의 루브르 박물관을 둘러 볼 기회가 있었다. 그곳에서 그 유명한 '모나리자'를 감상했다. 그때는 그 그림 속의 주인공이 누구인지, 미소의 의미가 무엇인지 도무지 알 수가 없었다. 더욱이 그 그림이 도난당했다가 다시 찾게 된 그림인지도 전혀 모르는 사실이었다.

이 책에서는 그에 관한 상세한 뒷이야기를 전해주고 있다. 모나리자는 1503년에서 1506년 사이에 레오나르도가 '마돈나 리자'의 초상을 그린 작품이며, 그녀는 모델이 되기 4년 전에 어린 딸을 잃는 비극을 겪었다고 한다. 더욱이 그녀의 남편은 20년 연상의 부유한 상인이요, 이미 아내 둘과 사별한 사이였다고 한다. 그러니 그녀의 얼굴 속에 미소가 담겨 있다는 게 믿기지 않는 일일 수밖에 없을 것이다.

더욱이 그 그림이 나폴레옹의 침실에 걸려 있다가 프랑스의 국보가 되었다는 점도 놀랍지만, 루브르 박물관에서 한때 도난당했다는 사실도 뜻밖의 일이지 싶다. 이 책에서는 도난사건에 관한 전모를 밝혀주기도 하는데, 정말로 놀라운 것은 프랑스 루브르 박물관에 걸려 있는 모나리자가 복제품일 가능성도 농후하다는 사실이다.

세계의 유명 화가들의 명작들은 세월이 아무리 흘러도 퇴색됨 없이 훌륭한 보존상태를 유지한다. 그만큼 국보급으로 존중받는 까닭일 것이다. 그런데 그 유명한 그림들이 때론 대중의 손에 테러를 당했다고 하니 전혀 뜻밖의 사실이었다.

"20세기에 테러를 겪은 작품 중에는 1974년 피카소의 〈게르니카〉(뉴욕 시 현대 미술관에서), 1961년의 〈십자가의 성 요한의 그리스도〉(글래스고우의 켈빈 그로브 미술관), 1985년 렘브란트의 〈다나에〉(러시아의 성 페테스부르그의 헤르미티지 박물관)가 있다."(136쪽)

크리스천인 나는 〈십자가의 성 요한의 그리스도〉를 보기 전까지는 대중의 손에 테러를 당했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았다. 하지만 그리스도의 머리에 가시관도 없고, 팔 다리에 못도 없고, 몸에 피 한 방울 흐르지 않는 예수의 모습을 보면서, 왜 그 그림에 위해를 가했을지는 상상하고도 남을 일이었다. 가히 종교적 열망이 지나친 관람객의 자해와 같은 일이었다.

그 밖에도 이 책에는 터너의 〈노예선〉을 통해 병든 노예들을 바다에 던지는 것이 단순히 경제적인 부담을 덜기 위한 차원보다 더 많은 보험금을 타기 위한 뒷거래에서 비롯된 이야기라는 사실을 비롯해, 로사 보뇌르가 〈마시장〉을 그리기 위해 긴 머리를 자르고 남장을 한 사실도 유명하지만 그런 헤어스타일이 그녀의 일상생활이 되었다는 뒷이야기 등 더욱 다채롭고 흥미진진한 스캔들이 잔뜩 들어 있다.


스캔들 미술사 - 미드보다 재미있고 사랑보다 매혹적인 이야기 갤러리!

하비 래클린 지음, 서남희 옮김, 리베르(2009)


#모나리자#스캔들 미술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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