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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학생사람연대 신문 창간호
 대학생사람연대 신문 창간호
ⓒ 배성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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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는 대학생사람연대(이하 대사람) 라는 단체에서 활동하고 있다. 대사람은 '가장 낮은 곳으로 향하는 연대, 차별과 배제에 저항하라' 라는 슬로건을 가지고 2007년 5월에 출범한 학생정치 단체다.

3월 대학교 개강을 맞춰서 대사람 신문을 발행하였다. 신문의 내용은 겨울을 뜨겁게 달구었던 용산 철거민 참사와 관련된 내용과 이명박 정부의 정책에 대한 비판에 관련된 것이었다. 전국에 11개의 대학교에서 신문이 배포되고 있다.

필자가 다니고 있는 학교에서도 대사람 회원들과 함께 신문을 배포하고 있다. 길거리와 단과대학 건물 앞에서 신문을 나누어 줄 뿐만 아니라 강의실에 직접 들어가서 간단하게 발언을 하고 신문을 뿌리기도 했다.

"고생 많으십니다. 파이팅!"

주로 대사람 김진만 회원이 강의실에 앞에서 발언을 하고 필자와 다른 회원들이 신문을 돌리고 있다. 신문을 배포 하면서 학생들에게 가장 많이 들었던 이야기는 "대사람이 뭐하는 곳인가요?" 와 "정말 고생 많으십니다. 힘내세요!"라는 것이었다.

인문대 학생 A "정말 고생하시는 것 같아요. 열심히 하시는 만큼 성과가 있을 것입니다."

인문대 학생 B "요즘 들어 사회적으로 답답한 문제가 많은데, 강의실에서 이런 이야기를 접할 수 있어 정말 속 시원합니다."

학생운동을 하면서 강의실 앞에서 발언을 하여 학생들에게 칭찬을 들은 것은 처음이었다. 일전에는 "공부하는데 시끄럽게 왜 강의실에 들어와서 큰소리로 이야기를 하느냐"면서 호통을 치는 학우들도 있었다. 그리고 학교의 수업 내용과 상관없는 내용을 강의실 앞에서 떠드는 것에 대해서도 거부감을 느끼는 학생들도 자주 보였었다.

하지만 칭찬을 하는 사람도 많지만 회의적인 말을 하는 학생들도 보였다.

인문대 학생 C와 D의 대화

C "다 맞는 이야기 이긴 한 것 같다. 하지만 이렇게 하면 뭐하노? 정치하는 인간들은 서로 싸우기 바쁘잖아. 아무리 떠들어도 우리 삶은 똑같아."
D "맞아. 매번 거리에서 데모하고 해도 바뀌지 않는 건 바뀌지 않더라."

 강의실 발언을 열심히 듣고 있는 학생들의 모습
 강의실 발언을 열심히 듣고 있는 학생들의 모습
ⓒ 배성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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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정부! 문제가 있습니다"

학교 강의실에서 발언 하는 것에 대해 칭찬도 있는 반면에 비판도 많이 받고 있다. 하지만 일전에 겪었던 경험과 달랐다 그것은 현재 이명박 정부의 문제에 대해 대학생들이 어느 정도 몸으로 체감하고 있다는 것을 느꼈다. 청년 실업 문제가 더욱 대학생들의 삶을 옥죄고, 전경련이 20대 초봉을 삭감하겠다는 이야기를 하고, 대학 등록금 문제는 해결되지 않은 채 학생 개인의 능력 문제로 치부되고 있는 것 등의 문제 말이다.

이런 문제가 대학생 자신의 문제로 생각되고 있기 때문에 강의실 발언에 대한 이야기가 회자되고 있다. 아니면 무관심 하거나 강의실 발언을 하는 사람들에게 공부에 방해 된다고 호통을 치는 분위기일 텐데 말이다.

대학생사람연대 회원 김진만 "많은 사람들이 고개를 끄덕 거리고 신문에 집중하는 모습을 쉽게 찾아 볼 수 있었다. 이게 참 문제라며 답답해하는 모습도 보였다. 이명박 시대가 문제라는 것은 공유를 하는 것 같았다. 하지만 당장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은 없지 않을 까라는 고민을 많이 하는 것 같았다. 또 직접 자신의 권리에 대한 요구나 사회적 문제에 대한 행동에 망설이는 이야기를 듣기도 했다."

대학생사람연대 박정훈 대표는 신문 마지막 창간 선언문에서 "우리가 당장 대통령이나 국회의원이 될 수는 없지만, 그들에게 가장 낮은 곳의 사람들을 위한 정치를 하라고 압력을 가할 수 있다. 이것이 바로 우리들의 정치이다. 그리고 이 모든 것들을 실제로 수행할 수 있는 권한은 없지만, 이 모든 것들을 수행하게 할 것을 요구할 수 있는 권리가 있다. 이것이 바로 우리들의 주권이다."

2009년은 이명박 정부 2년차다. 작년도 정말 살기 힘들었는데 올해도 거센 폭풍이 몰아칠 거라는 것을 쉽게 예상 할 수 있다. 하지만 단지 현실을 한탄하기 보다는 대학생사람연대 대표의 말처럼 우리의 소중한 주권을 우리 스스로 요구 하는 한해가 되어야 할 것이다.

대학생사람연대 신문 배포는 계속된다. 앞으로 학생들이 또 어떤 반응을 보일지 설렌다. 

덧붙이는 글 | 이 글은 필자의 블로그와 대학생사람연대 게시판에도 올립니다.



#이명박#대학생사람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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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민주일반노동조합 부산본부 사무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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